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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Jul 29. 2016

김영란법 ‘합헌’ 결정... 김영란의 책들을 말한다

                   

"언론인 및 사립학교 관계자를 공직자 등에 포함시켜 이들의 부정청탁을 방지하는 조항 등은 자유권과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한국기자협회가 지난해 3월에 낸 위헌 소송에 대해 7월 28일 헌법재판소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 법안 발의자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이름을 딴 별칭이 붙은 이 법은 후속 작업을 거쳐 9월 28일부터 시행 예정이다.

김영란법 시행령 제정안에 따르면 대가성이 없더라도 식사는 3만 원, 선물은 5만 원, 경조사비는 10만 원 이상 제공받을 시 처벌을 받게 된다. 적용 대상은 정부 및 공공기관·지자체 및 산하 단체, 공기업 종사자와 모든 국·공립·사립 교육기관 종사자, 언론사 종사자 등이다. 

김영란 서강대 석좌교수는 북DB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공무원들이 집단적으로 어울려 다니면서 서로 접대하는 문화에서 벗어나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럴 때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법을 만들자고 직원들과 상의했다"라고 말하며 "특히 세월호 사건 이후에 이 법에 대한 필요성을 얘기하기 시작해서 결국 국회의원들이 통과시킬 수밖에 없게 되었다"라고 이 법을 발의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사법사상 최초의 여성대법관으로서 재임기간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고 국민 기본권 보호를 위해 노력해 '소수자의 대법관'이라는 평가를 받은 김영란 교수. 그녀는 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국민에게 법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책을 여러 권 펴낸 바 있다.


그 중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 (창비/ 2015)는 그녀가 직접 관여한 대법원 판결 가운데 사회적으로 의미가 큰 10대 논쟁을 통해 대한민국과 사법부의 현실을 조명한 책이다. 존엄사를 생각한 '김할머니 사건', 주식회사의 소유권을 재고하는 '삼성 사건', 환경의 가치와 국책사업의 충돌을 불러온 '새만금, 천성산, 4대강' 문제 등이 언급되었다.

최근에는 '청소년이 법을 생각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자'는 의도에 따라 <김영란의 열린 법 이야기> (풀빛/ 2016)을 펴내기도 했다. 법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부터 법이 추구하는 가치, 법치주의와 법 실현의 시스템 등을 청소년의 눈 높이에서 설명한 책이다. 이 책 중 ‘여러분이 이 시대의 홉스, 로크 또는 몽테스키외가 되어 주길 바란다’는 대목에서는 이 시대의 청소년과 법에 대한 애정을 담뿍히 느낄 수 있다.

김영란의 '공부'에 대해 관심 있는 독자라면 <김영란의 책 읽기의 쓸모> (창비/ 2016)를 읽어보자. 이 책에서 그녀는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공부'로서 책읽기를 꼽는다. 그녀가 읽은 <작은 아씨들> <토니오 크뢰거> <흡혈귀의 비상> <고슴도치와 여우> <빼앗긴 자들> <바벨의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김영란이 생각하는 ‘공부’ 그녀만의 세계관을 알 수 있게 해준다.

▶ 김영란 교수 인터뷰 보기  : '소수자의 대법관' 김영란, 한국 사회 10대 판결을 돌아보다(북DB / 2015.12.7)


※ 김영란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가 추천한 인생의 책들 

<추락> (존 쿳시 저, 왕은철 역, 동아일보사) 
"아파르트헤이트 이후의 세계를 받아들이는 여러 계층과 세대의 모습, 가해자와 피해자가 역사의 흐름 속에서 엇갈리는 장면을 냉정하게 펼쳐 보이는 모습이 놀라울 뿐이다."

<마사 퀘스트> (도리스 레싱 저, 나영균 역, 민음사) 
"식민 사회에서는 타자화와 배제가 다른 사회보다 더 뚜렷할 수밖에 없다. 그 사회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소녀는 배제의 여러 단계를 거친 섬 속에 머무르면서 육지에 오르는 길을 이리저리 탐색한다." 

<거짓의 날들> (나딘 고디머 저, 왕은철 역, 책세상) 
"도리스 레싱이 영국에 머문 것과 달리 나딘 고디머는 남아프리카로 돌아와 아파르트헤이트의 참상을 알리는 길을 걷는 바, 비슷한 성장소설의 마지막이 달라진 지점에서 서로 다른 그 이후를 읽을 수도 있지 않을까." 

<아웃 오브 아프리카> (카렌 블릭센 저, 민승남 역, 열린책들) 
"카렌 블릭센의 책 속에서는 누구도 타자화되거나 배제되지 않은 채 온전히 아프리카를 품고 있다. 그녀는 원주민들은 백인이 잘해주든 못해주든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다고 말한다. “마치 우리가 자연현상 가운데 하나이기라도 하듯이, 마치 우리가 날씨이기라도 하듯이." 

▶ 김영란 교수 명사의 서가 보기


취재 : 주혜진(븍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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