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신간 산책

혐오 발언 잡는 건 ‘법’ 아닌 ‘말’의 힘!

[신간 산책]

by 인터파크 북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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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발언>
저 : 주디스 버틀러 / 역 : 유민석 / 출판사 : 알렙 / 발행 : 2016년 8월 8일


젠더 수행성, 패러디, 드래그 등의 개념으로 잘 알려진 주디스 버틀러는 이 책에서 혐오 발언들을 언어의 수행성 개념에 따라 사유한다. 혐오 발언에 대한 문제 제기와 논의가 연달아 이어지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책이라 더 관심이 가는 책이다. 이 책에서 버틀러는 혐오 발언, 포르노그라피, 동성애자의 자기 선언, 십자가 소각, 국가 검열 문제 등 다양한 형태의 상처를 주는 말을 다룬다. 그녀는 일부 혐오 발언을 법적으로 규제하자는 이론가들의 주장을 검토하면서,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을 보인다. 규제는 "발언을 '재의미부여'하고 '재수행'함으로써 이런 발언에 도전하도록 일깨워질 자들을 침묵시키도록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 행위는 반드시 의도한대로 행위하지 않으므로 혐오 발언의 효력은 절대적이지 않다. 나아가 '퀴어(queer)'의 사례를 들며 혐오발언의 전복적인 재인용을 통해 재의미부여 또한 가능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 기자의 속마음 버틀러 언니, 지금 한국사회 보고 이 책 쓰신 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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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
저 : 이경혁 / 출판사 : 로고폴리스 / 발행 : 2016년 8월 2일


오늘날 게임은 단순히 어린아이들의 놀이에서 한류산업에 일조하는 어엿한 문화로 성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게임에 대한 양가적인 시각이 서로 대립한다. 2013년 국회에서 발의한 '4대 중독 관리법'에 의해 알코올, 약물, 도박과 함께 사회악에 포함되었는가 하면, 최근 닌텐도 사에서 출시한 '포켓몬 고' 열풍이 일자 이 게임은 창조경제의 모범으로 치켜세워지기도 했다. 이 책은 한국에서 게임이 처한 모순적 상황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 게임 비평서이다. 저자는 '스타크래프트'와 'LOL'이라는 두 개의 게임을 통해 각각의 세대론을 펼치기도 하고, '데모크라시3'와 '트로피코' 게임을 통해 각각 상반된 성격의 정치적 속성을 읽어내기도 한다. 실제 해당 게임을 플레이해보았고, 인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더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책이다.


└ 기자의 속마음 '현질'만 안 한다면 게임은 꽤 괜찮은 오락거리라고 생각한다.(아이고 내돈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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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멈춘 사람들>
저 : 남영 / 출판사 : 궁리출판사 / 발행일 : 2016년 8월 5일


한양대학교 창의융합교육원 남영 교수가 지동설 혁명을 다양한 관점에서 풀어썼다. 왜 하필 지동설 혁명일까? 저자는 현대적 의미의 과학이 발생했다고 할 수 있는 16~17세기 사이 유럽에서 일어난 과학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국면이 바로 지동설 혁명이라고 설명한다. 역사상 지동설 혁명이 없었다면 아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란다. 학문을 하는 방법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까지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과학이 단일한 답으로 귀결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각 시대의 기준과 철학에 따라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은 계속 변화해 왔다. 과학사라는 학문은 이런 점을 조망함으로써 과학을 더욱 깊고 넓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학문이다. 한양대학교에서 5대 명강의 중 하나로 꼽히는 '혁신과 잡종의 과학사' 강의를 책으로 엮어 만든 시리즈의 첫 번째 편이다.


└ 기자의 속마음 지구가 도느냐 태양이 도느냐, 이 하나의 질문으로 모든 게 바뀌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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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
저 : 셀리나 토드 / 역 : 서영표 / 출판사 : 클(퍼블리싱 컴퍼니 클) / 발행 :2016년 8월 1일


E.P.톰슨의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이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반의 노동자에 주목한 역작이었다면, <민중>은 20세기에서 21세기까지 100년의 시간 동안을 살아낸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1910년부터 2010년까지를 노동계급의 세기로 규정한다. 계급이 그에 속한 사람들의 생활에까지 영향을 끼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이 책은 정치적인 기록을 넘어서 그 시대를 살아낸 노동 계급인들의 일상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는 데 주력한다. 저자는 1910~1939년의 노동계급을 가내 하인, 1939~1968년의 노동계급을 민중, 1966~2010년의 노동계급을 빼앗긴 사람들로 구분해 노동자들의 '만인보(滿人譜)'를 구성했다. 이 안에서 이들이 어떻게 불평등한 상황에 적응하고 저항하여 현실을 극복해왔는지를 담아낸다.


└ 기자의 속마음 노동자를 노동자라 부르지 못하는 세상… 우리에게도 노동자를 긍정하는 재현이 더 많이 필요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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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신드롬>
저 : 칼 세데르스트룀, 앙드레 스파이서 / 역 : 조응주 / 출판사 : 민들레 / 발행 : 2016년 8월 1일


웰니스(wellness)는 웰빙(well-being)과 행복(hapiness)의 합성어로 신체와 정신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의미한다. 물론 건강은 그 자체로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이것이 '진실하고 정의로운 삶'을 위해 반드시 추구해야 할 이데올로기가 되어 버리는 순간, 웰니스는 우리 삶을 통제하고 옥죄는 사슬이 되어 우리를 억누른다. 웰니스를 위해 식생활, 휴식, 운동, 수면 등 24시간 생활의 모든 영역을 통제해야 하며 이 모든 노력의 목표는 더 뛰어난 생산성을 갖춘 개인이 되기 위함에만 맞춰진다. 이 책에서 두 저자는 웰니스 강박증을 진단하며, 건강에 대한 집착 자체가 얼마나 병적인지를 보여준다.


└ 기자의 속마음 먹고, 자고, 쉬는 데도 자기 검열하며 살아야 하는 우리 존재 화이팅! ㅜㅜ


취재 : 주혜진(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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