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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Aug 17. 2016

하태핫해! 쇼 미 더 힙합!

'힙알못'들을 위한 힙합론

8월 19일, 20일 양일간 쇼미더머니 5 콘서트가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린다. 지난 7월 15일 막을 내린 엠넷의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시즌 5의 프로듀서와 지원자 래퍼들이 출연한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인기가 커져가는 '쇼미더머니'는 일개 방송 프로그램을 넘어서는 존재감을 과시 중이다. '쇼미더머니'뿐만이 아니다. 여성 랩퍼들만 출연하는 엠넷 '언프리티랩스타'는 세 번째 시즌까지 제작되면서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은 주말을 책임지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음악 차트에서도 유명 힙합 뮤지션들의 음악은 발표 즉시 상위권에서 대중적 인기를 누린다. 힙합은 1970년대 미국 할렘 빈민가에서 차별받던 흑인과 이민자들의 울분을 표출할 창구로서 출현했고, 이후 음악 장르로서뿐만 아니라 댄스, 패션, 액세서리 등의 문화 전반으로 확산돼갔다. 이제는 바다를 건너 한국 땅에서도 당당한 주류 대중문화의 일부가 돼가고 있다. 하나의 문화로서의 힙합, 그 세세한 결을 알고 접한다면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다. 힙합을 좋아하긴 하지만 힙합을 잘 알지는 못했던 '힙알못'들을 위해 힙합의 역사, 힙합 뮤지션 등 힙합에 대한 지식을 넓혀주는 책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 래퍼들은 왜 거만할까? 
<힙합 : 블랙은 어떻게 세계를 점령했는가>

도대체 래퍼들은 왜 그렇게 허세와 자기자랑이 심할까? 왜 서로 가차없는 '디스전'을 벌이는 것일까? 그들은 왜 남성다움을 강조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가사를 쓰는 것일까? 본토 힙합의 외양을 가져왔지만 맥락까지 가져올 수는 없었던 한국 힙합 음악을 접하며 들었던 궁금증이다. <힙합>은 이런 질문에 답해주는 책이다. 대중음악평론가이자 힙합평론가인 저자 김봉현은 사회, 문화, 정치의 산물로서의 힙합이란 음악 장르를 조망한다. '아프로-아메리칸', '허슬', '리스펙트', 'I don’t give a fuck', '스웨거', '자수성가', '남성 우월주의' 등 열다섯 개의 키워드를 통해 힙합의 세계를 낱낱이 밝힌다. 

▶  대한민국 힙합 뮤지션 42명의 목소리
<힙합하다 1 : 한국, 힙합 그리고 삶>


대한민국 힙합 아티스트 42명의 인터뷰집이다. 빈지노, 다이나믹 듀오, 타이거 JK, MC메타, 산이, 타블로, 바스코, 지코 등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힙합 뮤지션들의 생생한 음성이 녹아 있다.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자 갖은 애를 썼던 어떤 젊음들의 고백이라 해도 좋다. 빈지노는 힙합을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걸 표현하는 어떤 수단 중 하나"라고 정의한다. 타이거 JK는 라임의 개념조차도 없던 시절에 힙합을 했던 고군분투기를 들려준다. 지코는 힙합으로 시작해서 아이돌 멤버로 전향하면서 비난을 듣기도 했지만 결국 힙합 뮤지션으로서 자생적으로 자신의 길을 구축해가는 과정에서 힙합에 대한 신념과 자신감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 저항의 도구에서 매력적 상품이 되기까지
< The RAP 더 랩 : 힙합의 시대>

1979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가장 중요한 랩송을 뽑은 책이다. 흑인들의 퍽퍽한 삶을 표현하기엔 너무 부드러운 디스코밖에 없던 시절 최초로 100% 랩송으로 선보인 슈가힐 갱의 '래퍼스 딜라이트(Rapper's Delight, 1979)'에서부터 랩 안에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자 했던 '더 메시지(The message, 1982)', 배틀랩의 포문을 연 런-DMC의 '서커 엠씨즈(Sucker M.C.'s, 1983)'와 길거리 갱스터 래퍼 출신으로서 상업적인 대성공을 거둔 50센트의 '인 다 클럽(In Da Club, 2003)'에 이르기까지. 어디 가서 '힙합 좋아해'라고 말하고 싶다면 한번쯤 정독해야 할 책이다. 100여 컷의 개성 넘치는 일러스트는 힙합 문화를 물씬 느끼게 한다.

▶  힙합, 그리고 어떤 '올라가는' 인생에 관해
<일리네어 라이프 : 컨테이너박스에서 펜트하우스까지>

"난 더 좋은 차를 원해. 아니 좋은 삶을 원해. Imma live it how I want it. 난 더 좋은 나를 원해. 그게 나야 복잡할 것 없이 그게 다야."(도끼의 'Bad Vibes Lonely' 중) 열두 살에 서울에 올라와 소속사 컨테이너 박스에서 음악을 시작한 랩퍼 도끼(DOK2)의 성공담은 이미 전설처럼 회자된다. 이미 그의 랩 가사나 방송 프로그램에서 비춰진 대로 도끼는 자수성가형 힙합 뮤지션의 대명사다. 하지만 <일리네어 라이프>는 인기 가수의 포토에세이집에 그치지 않고, 자신을 넘어서고자 했고 마침내 그 꿈을 이룬 자의 자기 기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감이 떨어질 때면 "나는 도끼다. 이 정도는 할 수 있다."고 되뇌었던 그를 보며 우리도 작은 삶의 용기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취재 : 주혜진(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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