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당신의 마음을 훔친 네 마리 고양이 이야기
by 북DB 주혜진 기자
모든 '관계'에는 '이야기'가 있다.
사랑스러운 고양이와 그들 곁을 지킨 충실한 집사, 또 하나의 가족을 이룬 그들의 이야기들.
|이름| : 여백이
|집사| : 봉현
|사는 곳| : 서울의 한 옥탑방
약하고 작은 몸으로 2014년 1월 태어나다.
고양이와 함게 산다는 것, 생각보다 더 어렵고 귀찮다.
하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만큼의 위안과 따뜻함을 얻는다.
고양이와 생쥐, 고양이와 물고기는 흔하지만 악어와 고양이는 솔직히 좀 색다른 친구 관계랄까.
다들 고양이가 얼마나 멋진 존재인지 찬양했고, 다들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한탄했다. 하지만 고양이와 함께여서 행복해 보였다.
나는 이 사랑스러운 존재가 나에게 주는 막연한 |사랑|을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밥을 주고 화장실을 치워주고 쓰다듬어주는 것만으로는 소중히 여기는 내 |마음|을 다 전할 수가 없다.
봉현, <여백이> 중
|이름| : 살구(노랑이)
|집사| : 이용한
|특징| : 사람을 좋아함
위험한 도로에서 구출된 냥이. 집사의 보필 아래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다.
어느 비린 여름날. 길에서 세 마리의 |아기고양이|와 만났다. 역전에서 만난 라이더가 찻길에서 |구조|한 녀석들을 어렵사리 인계해 덥석 가슴에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고양이가 당신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은 간단하다. 요 가련하고 오묘한 눈빛 하나면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인연이란 게 있듯 사람과 고양이 사이에도 묘연이란 게 있다.
내가 고양이에게 건넨 측은지심만큼이나 고양이가 나에게 건넨 위로의 시간들도 잊을 수가 없다. (...) 세상에 수많은 사람이 있고, 수많은 고양이가 있어서 서로가 만나 인연이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기적에 가깝다.
이용한, <인간은 바쁘니까 고양이가 알아서 할게> 중
|이름| : 시로
|집사명| : 마츠무라
|매력| : 오드아이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에서 아무 죄없이 희생당한 동물들. 하지만 마츠무라와의 만남으로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
후쿠시마의 동물보호시설 앞에 버려졌던 고양이 자매를 |마츠무라| 씨가 데려왔다. 미츠무라 씨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가까운 |도미오카|에서 혼자 남아서 남겨진 동물들과 함께 살고 있다.
"불쌍하네.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지|."
후쿠시마의 버려진 많은 동물들을 보살피던 마츠무라 씨는 인간이 동물을 죽게 내버려 둘 수 없다는 마음에 고양이들을 집으로 데리고 왔다.
그들이 머무는 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 오염된, 극한의 지역이다. 그런데 두 마리 고양이와 살면서 |슬픔|과 |분노|로 꽉 찼던 마음에 얼핏 행복한 마음이 찾아든다.
동물을 버린 사람들은 모른다. 버려진 동물들이 어떻게 되는지. 그들은 믿고 싶지 않겠지만 보건소로 간 동물들을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다. 하지만 네 마리 새끼 고양이는 살 |운명|이었던 모양이다.
오오타 야스스케, <후쿠시마의 고양이> 중
|이름| : 순돌이
|특기| : 고양이 알람
|별명| : '똑띠' 고양이
길고양이로 살다가 칠순 노인과 함께 살게 된 순돌이. 또 하나의 가족으로 무심한듯 다정한 공존이 시작되었다.
어떤 순간에도 엄마를 웃게 만드는 순돌이가 그 누구도 아닌 우리 가족에게 찾아와준 것이 |고맙고 또 고맙다|.
혹시 순돌이를 위한 기도도 하시는지 여쭸더니 |"순돌이도 가족인데 당연하지"|라고 하셨다.
잠결에도 손이 가까이 있는 걸 느끼면 머리를 살포시 기댄다. 그때마다 순돌이가 보여주는 깊은 |신뢰|와 |애정|에 흐뭇해진다.
결국 순돌이를 담는 사진 작업 덕분에 엄마와의 남은 시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진 속 백발의 엄마는 여전히 고왔고, 카메라 앞에 서면 미처 깨닫지 못한 여자의 모습으로 돌아가 예쁘게 찍히고 싶어하셨다.
정서윤, <무심한 듯 다정한> 중
취재 : 주혜진(북DB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