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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Sep 01. 2016

강연이 이렇게 재밌었나! 손안의
지식잔치

지식의 깊이와 현장의 생생함을 동시에...책으로 듣는 강연


대한민국이 ‘강연’의 재미에 푹 빠졌다. 몇 해 전부터 불기 시작한 인문학 열풍에 힘입어 강연 속에서 인생의 지혜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텔레비전 프로그램들도 ‘강연’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OtvN은 '프리미엄 특강쇼'를 표방하는 예능 프로그램 ‘어쩌다 어른’을 방영 중이고, JTBC는 도올 김용옥의 '지식 버라이어티 강의' 프로그램 '차이나는 도올'을 12회에 걸쳐 방송했다. 강연과 다큐를 결합한 '렉처멘터리'형식의 KBS '명견만리'는 최고 8%에 이르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스마트폰 속 가볍고 얕은 재미들이 이목을 끄는 시대라지만, 그만큼 깊이 있고 묵직한 지식에 대한 갈증도 커지는 법. 사람들이 직접 강연을 찾는 것은 그런 이유 아닐까.

또한 강연을 접하는 방법에는 '책'이라는 익숙한 방법도 있다. '강연 책'을 통해서는 강연 현장의 생생함을 함께 느끼면서도, 강연의 내용을 꼼꼼하게 소화해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화제가 된 네 권의 '강연 책'을 통해 쉽고 생생하게 인생의 지혜를 구해보자.


만 리 앞을 내다보는 통찰의 눈 <명견만리>


"만 리 앞을 내다본다는 뜻으로, 관찰력이나 판단력이 매우 정확하고 뛰어남을 이르는 말." 표준국어대사전이 정의한 명견만리(明見萬里)의 뜻이다. KBS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명견만리'는 강연과 다큐멘터리를 결합한 신선한 형식에, 우리 사회의 절박한 아젠다를 공론화해내는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올해 6월 출간된 <명견만리>(인플루엔셜)는 그동안 프로그램이 다룬 미래 사회의 주요 키워드들 가운데 인구, 경제, 북한, 의료 문제에 대해 다룬 책. 교육, 기술, 중국, 윤리 문제를 다룬 후속편 <명견만리 – 미래의 기회편>(인플루엔셜)도 9월 19일 출간 예정이다.


2010년을 기점으로 두 자릿수의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던 명품시장이 최근 2년간 급격히 하락했다. 심지어 명품업체들의 캐시카우였던 중국 명품시장조차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명품 소비가 줄어드는 동시에 소위 '짝퉁' 명품 소비마저 줄어들고 있다. 단지 불경기 때문이라면 짝퉁 매출은 늘었어야 한다. 짝퉁마저 사지 않는다는 것은 명품에 대한 태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명품을 갖고 싶다, 사고 싶다'는 기본적인 욕구가 줄어든 것이다. - <명견만리> 156쪽 '저성장 시대의 소비와 정치' 중에서


통섭의 눈으로 인간의 근원을 살핀다 <기원 the Origin>


2014년 과학지식의 대중화를 위해 만들어진 카오스 재단. 6개월마다 10회의 주제 강연을 기획하는데, 2015년 선정한 첫 강연 시리즈의 주제는 '기원'이었다. 강연의 내용을 모아 펴낸 책이 바로 <기원 the Origin>(휴머니스트/ 2016년)이다. 우종학, 김희준, 최덕근, 최재천, 이현숙, 이홍규, 배철현, 박형주, 홍성욱, 박성래.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질문인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한국 사회 열 명의 석학이 풀어놓았다. 과학자가 아닌 인문학자들의 강연도 일부 구성해 통섭(通涉)의 시각을 도모했다. 두 번째 주제 강연을 묶은 책 <뇌 Brain>(휴머니스트)도 9월 5일 출간을 앞두고 있다.


여러분은 한 시간 뒤쯤에는 아인슈타인보다 우주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될 겁니다. 아인슈타인은 1955년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빅뱅우주론을 들어보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이해하고 있죠. 이 거대한 우주에서, 그중에서 아주 작은 지구라는 행성에 살고 있는 우리가 우주의 시작을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지구 바깥에 또 다른 생명체가 있을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이와 같은 사실을 이해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인류는 우주에서 상당히 특별한 위치에 있을 겁니다. - <기원 the Origin> 63~64쪽


교도소를 찾아간 서울대 교수들 <낮은 인문학>


2013년 서울대학교와 법무부가 시작한 '교도소 인문학 강의'.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고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하는 인문학이야말로 교도소에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낮은 인문학>(21세기북스/ 2016년)은 서울남부교도소에서 2015년 진행된 강의를 엮은 것이다. 철학, 종교학, 역사학뿐 아니라 독일, 인도, 라틴아메리카 등 각 나라의 문학과 문화에서 엿볼 수 있는 인문학적 통찰을 담고 있다. 당시 주임교수로 활동한 배철현 교수는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도록 하며, 삶에 대한 열정을 스스로 고취시키도록 자극하는 것"이 강의의 취지였다고 밝혔다.


우리는 모두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의 인간이면서도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진정 행복한 삶을 위해서 '죽음'은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줄임) 죽음은 인간에게 죽을 수밖에 없는 자신의 존재를 생각하게 만들어 삶을 성찰하게 해주는 성찰의 대상입니다. 또한 인간이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한 조건이 되기도 합니다. 이는 상징적인 죽음을 통해서 예전의 내가 죽어야만 새로운 나로 거듭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 <낮은 인문학> 311쪽 '8강 죽음을 성찰하고 그 너머를 바라보다' 중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밖에 모르는 당신 <세계신화여행>


경기문화재단이 주관한 '신화와 예술 맥놀이-아프로아시아 신화강좌' 12강의 내용은 <세계신화여행>(실천문학사/ 2015년)으로 출간됐다. 신화라고 하면 그리스 로마 신화나 북유럽 신화를 먼저 떠올리는 것이 현실. 책은 한중일 신화는 물론 몽골, 이집트, 터키 등 각국의 소수민족까지, 세계의 신화를 담고자 했다. 강연진을 구성한 신화 전문가와 연구자들은 각국의 문화와 역사를 느낄 수 있도록 대표 신화를 엄선했다. 신화의 근원을 찾아 인류의 공통된 주제를 담았고, 나라별로 민족을 대표하는 신화와 현재의 문화 현상을 접목시켜 분석했다. 2015년 세종도서 선정 우수도서다.


바리데기와 오늘이의 신화는 바로 이런 세계관을 이야기하는 것 이라는 게 제 강의의 핵심입니다. 바리데기와 오늘이는 바로 인드라망 위를 지금도 걸어가고 있다. 여러분도 여러분 자신의 문제를 해결 하게 위해 타자와 관계를 맺을 때, 타자를 도울 때 바리데기이고 오늘이가 될 수 있다. 바로 이런 겁니다. 이것이 바리데기와 원천강본 풀이 신화의 핵심이고, 우리가 거주하고 있는 이 우주의 비밀입니다. - <세계신화여행> '바리데기와 오늘이 : 인드라망 위를 지금도 걸어가는 우리 신화' 중에서


취재 : 최규화(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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