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칼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터파크 북DB Sep 22. 2016

이제 에디슨이 발명한 전구는 사라지는 건가요?

사이언스 하우스

                 

2014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의 영예는 청색LED를 발명한 3명의 일본 물리학자에게 돌아갔다. 붉은색도 녹색도 아닌 일반적 전구 색인 청색LED 발명이 뭐가 그리 대단하기에 노벨상까지 받을 수 있었을까?


LED가 발명되기 전에는 적색과 녹색 LED가 있었다. LED는 특정 물질이 전류가 흐를 때 빛을 내는 현상을 이용한 전계발광(electroluminescence)의 원리를 이용한 전구이다. 1962년 제너럴일렉트릭(General Electric Company)에서 닉 홀로니악(Nick Holonyak)이 최초로 적색LED를 개발했다. 그 전까지의 LED는 적외선이라 눈에 보이지 않았다. 5년 후 조지 크래포드(M. George Craford)가 녹색 LED를 발명했다.


이후 2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1994년, 수년간의 노력 끝에 나카무라 슈지를 포함한 일본의 과학자 3명은 질화갈륨(gallium nitride)을 이용해 청색 LED을 만들었고, 청색 LED는 적, 녹색 LED와 결합해 백색 LED 광원을 만들었다. 


개발도상국의 불안정한 전력 공급에도 LED는 태양광만으로 어두운 밤을 밝게 비추었고 스마트폰, 컵 소독기 등 청색 LED는 여러 방면에 유용하게 쓰였다. 적은 전력으로도 물을 살균할 수 있기 때문에 오염된 물로 인한 질병으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다. 하지만 단점이 하나 있다. 


'멜라토닌' 호르몬은 우리 몸 속 시계다. 갓난아기들이 시도 때도 없이 자는 이유는 생후 3개월까지 '멜라토닌' 호르몬이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백일이 지나면 주로 어두울 때 멜라토닌이 분비되고, 자외선 가까운 푸른빛을 받으면 뇌에서 멜라토닌 호르몬 방출을 중지한다. 봄에 유난히 피곤한 이유도, 해외여행 후 시차적응이 안 되는 현상도, 어르신들이 새벽잠이 없는 이유도 멜라토닌 때문이다. 그래서 잘 시간에 뇌가 휴대전화 후광판 BLU의 LED 빛에 노출되면, 이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 수면리듬을 헤친다.


LED 이야기를 해주다 말았더니 훈이가 눈에 보이는 조명마다 저건 무슨 등이냐고 물어댔다. 


방금 본 가로등과 교통 신호등에도 LED를 사용해. 그리고 광고 간판에도 많이 사용하지. 요즘은 자동차의 전조등에도 LED 전구를 쓴다더구나. 곳곳에서 점점 LED전구의 용도가 늘고 있어. 그런데 LED 빛은 원래 백색이 아니야. 백색을 내는 LED는 없어.

"에이 말도 안돼요. 휴대전화 플래시 조명이 LED인데 흰색인걸요? 그러면 LED가 아닌가…." 


휴대전화 플래시는 LED가 맞아. 자, 네 휴대전화의 뒷면의 플래시를 잘 살펴보렴. 노란색 사각형이 보이니? 


"네. 노란색 네모난 것이 있어요. 이게 LED 아닌가요?"


질문을 하나 할게! 지금까지 배운 것을 총동원 해보자!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 파장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라고 했지? 힌트를 주마! 자외선 파장은 약 100nm에서 대략 380nm까지야. 


"알아요! 보남파초노주빨! 보라색인 380nm에서 빨간색인 780 nm까지 있어요. 그 이상은 적외선!"


잘 알고 있구나! 그럼 백색 빛은 대체 뭘까?  형광등이나 제논(Xe), LED도 백색인데? 


"형광등은 자외선 빛이 형광물질에 닿으면 가시광선의 넓은 파장의 빛이 나와서 백색 빛이 나온다고 하셨고요. 제논은 원래 에너지를 받으면 안정화되면서 흡수한 에너지를 자외선부터 적외선까지 태양빛과 가깝게 빛을 방출한다고 하셨어요. 그러니까LED도 여러 파장의 빛을 방출하는 거군요!" 


거의 근접하게 알고 있구나! 백색으로 보이려면 빨간색에서 보라색까지 빛이 골고루 합쳐지거나, 빨간색, 녹색, 파란색의 3가지 색이 나와야 해. 빛의 삼원색은 배웠지? 하지만 LED는 하나의 단색광을 내. 우선 LED 원리부터 쉽게 알려줄게. LED(light emitting diode)는 ‘발광(發光) 다이오드’인데 쉽게 말해 반도체라고 보면 돼. 


"발광 다이오드요? 발광은 한자고 다이오드는 영어인가요? 다이오드가 뭔데요?"


전자회로 부품이야. 전류를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게 하는 기능을 하지. 반도체라고도 하는데 혹시 반도체에 대해 아니? 


"전자제품에 부품이요. 컴퓨터 CPU나 메모리가 반도체로 만들어졌다고 들었어요. 도체란 전류가 통하는 물질이고 부도체는 전류가 통하지 않는 물질인데, 반도체는 전류가 반만 통하나요?"


반도체는 어느 정도 전류가 적당히 흐르는 도체라는 의미가 아니야. 반도체(Semi conductor)은 때로는 도체, 때로는 부도체가 되는 물질을 말하는 거야. 반도체를 이용해 어떤 외부의 에너지에 의해 회로에 전류가 흐르거나 흐르지 않게 하는 것이야. 쉬운 예를 하나 들어줄게. 네 방에 수면등 있지? 자려고 불을 끄면 수면등에 불이 들어오잖아. 그런데 다른 등을 켜거나, 낮에 밝으면 수면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지? 


"그러네요. 그거 무척 신기했어요. 원리가 뭐지요? 분명히 빛과 관련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 수면등 내부에는 빛을 받으면 전구로 흐르는 전류가 차단되도록 동작하는 빛 센서(Photo Sensor)가 있어. 수면등처럼 전압이나 전류, 혹은 빛이나 온도 등에 의해 전류를 흐르는 도체가 되거나 부도체가 되는 전자부품으로 대부분 반도체를 이용한단다. 반도체는 전류가 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구조를 만들면 되는데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결국 이런 반도체로 LED의 빛을 만들기 때문이야.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어떻게 반도체에서 빛이 나오지요?"


우선 반도체의 원리를 알아야 해. 먼저 퀴즈를 하나 내보자. 반도체 제조 공정은 주로 어떤 과학이나 공학 분야가 응용될 것 같니? 객관식이야. 1번 전기/전자공학, 2번 물리학, 3번 화학/화학공학, 4번 생물학. 자~ 몇 번일까? 


"당연히 1번 전기/전자공학이지요. 전자 제품인데!" 


하하, 그럴 줄 알았다. 사실 반도체 생산과정의 대부분은 화학이 관여해 있어. 여기에 물리 원리가 개입되어 있지. 화학과 물리는 그만큼 중요해. 하지만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렴. 반도체도 네가 아는 화학적 지식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반도체에 대해 잠깐 살펴보자. 주기율표는 성질이 비슷한 것들끼리 기막히게 잘 정리한 표라고 했었지? 이제부터 원소번호 14, 31, 32, 33번 원소를 기억하렴. 반도체는 이 네 가지 원소만 기억하면 돼. 14번 실리콘(Si), 31번 갈륨(Ga), 32번 게르마늄(Ge), 33번 비소(As)란다.


"실리콘은 알아요. 실리콘으로 반도체를 만든다는 이야기랑 미국 실리콘밸리를 들은 적 있어요. 이것도 반도체와 관련이 있는 거지요?"


정답! 자~ 그럼 18족 원소가 되고 싶은 이유는 어떤 법칙 때문이라고 했었지? 


"옥텟 법칙이요. 원자들이 최외곽전자 개수를 꽉 채우려는 건데, 보통 8개를 채우는 게 안정하다고…. 하, 이젠 그 정도는 알아요."


위의 네 가지 원소 중 게르마늄과 실리콘은 반도체의 기본 원소란다. 이 두 원소의 주기율표 상 위치는14족이니까 최외곽전자가 4개겠지? 실리콘의 전자 개수는 14개인데 첫 번째 궤도에 2개, 두 번째 궤도에 8개가 채워지고, 세 번째 궤도엔 전자 4개가 위치해. 전자의 개수 32개인 게르마늄도 14족 원소이기 때문에 최외곽전자가 4개야. 전자 궤도라는 말이 어려울 텐데 그건 차차 이야기하고 우선 지금은 같은 족이면 최외곽전자 수가 같다는 것만 기억하자. 


최외곽전자가 4개인 물질과 다른 물질을 섞어서 반도체를 만들어. 바로 이웃인 13족 원소 갈륨(Ga)을 불순물로 섞는데, 최외곽전자가 3개인 갈륨과 결합한 물질의 최외곽전자가 7개라서 이온화된 양이온 물질처럼 전자가 모자란 구조가 돼. 8개에서 하나 모자란 구멍이 생기는데 이것을 정공(hole)이라하고 양전하를 띠는 원소와 비슷해서 P형(Positive) 반도체가 된단다. 


또 14족 게르마늄(Ge)과 실리콘(Si)에 15족 33번 원소 비소(As)을 불순물로 넣으면 최외곽전자가 5개처럼 행동해서 9개의 최외곽전자를 형성하고 전자 1개가 남는 N형(Negative) 반도체를 만들 수도 있어. 음전하를 띤 것처럼 행동하지. 


이제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붙여보자. 한 쪽은 전자가 모자라고 한 쪽은 전자가 남아서 P형은 마치 양전하(+)을 가진 물질처럼, N형은 음전하(-)을 가진 물질처럼 행동하겠지? 두 물질이 접합하면 접합부에서 N형 쪽의 전자가 P형 쪽의 정공으로 들어가 8개의 최외곽전자를 채우는 상태가 만들어져. 8개가 채워지면 18족 원소처럼 안정화된 물질을 구성하는데 이 부근이 부도체화 되는 거란다.


하지만 이 접합면 부근이 부도체라고 전체가 부도체가 되진 않아. 부도체 층이 생기면 양쪽의 전자와 정공이 그 부도체 층을 통과하지 못해서 결합이 중단되는 것이지. 마치 자석처럼 한 쪽엔 전자 한 쪽은 정공, 가운데 접합면은 부도체 층이 얇게 자리를 잡는 구조가 돼. 


부도체 절연층 두께는 ㎛(마이크로미터, 1/1000mm)단위로 아주 얇아. 따라서 외부의 작은 전압으로도 부도체 층을 뚫고 양쪽의 정공과 전자가 만날 수 있지. P와 N접합체 양쪽에 전극을 만들고 전선을 이으면 PN접합 반도체 다이오드가 되는 거야.


P형 반도체에 음극(-)을 주고 N형 반도체에 양극(+)을 가하면 전자와 정공이 각 전극 쪽으로 끌려가면서 가운데 절연층이 커지게 돼. 이때는 전류가 흐르지 않지. 하지만 반대로 전류를 가하면 PN접합 반도체의 전자와 정공이 반대편으로 끌려가 절연체 층이 없어지게 되어 전류가 흐르게 된단다. 이렇게 전류가 한 쪽 방향으로만 흐르는 기능을 가진 것을 다이오드라고 불러. 


대부분의 반도체 다이오드는 교류전기를 직류로 바꾸는 역할을 해.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전자제품은 직류전기를 사용하는데, 발전소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전기는 교류전기야. 이 교류를 직류로 바꿔주는 것이 어댑터라서 노트북이나 휴대전화, 소형 전자제품은 이런 어댑터가 늘 따라다녀. 어댑터 안에 이런 반도체 다이오드가 있는 거지.


"신기하네요. 그런데 전류를 PN접합 다이오드에 흘리면 접합부 쪽 전자가 정공 쪽으로 더 많이 들어가지 않나요?" 


너 점점 질문이 좋아지는구나! 전자가 P형 쪽의 양극(+)으로 끌려가면 가까이에 있는 정공과 결합하지만 전극에서 계속 전자가 공급되기 때문에 전류는 흘러. 그런데 전류가 흐르면 접합부에서 전자가 정공과 결합하고 이때 에너지가 발생하거든, 이 에너지가 바로 빛에너지 형태로 방출되는 거야. 이것이 LED가 빛을 내는 원리지. 그래서 LED를 발광하는 반도체 다이오드라고 부르는 거란다. 


"진짜 신기한데요. 전자가 정공과 결합한다고 빛이 나와요?"

 

한 쪽에는 하나 모자라고 한 쪽에는 하나 남으면 둘 사이에 심각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나. 서로 뭔가를 원하기 때문이지. 그래서 P형과 N형을 붙여 놓은 경계면에서 전기가 흐를 때 빛이 발광(lumnescence, 發光)하는 거야. 물리학에서 발광은 원자 속 전자가 어떤 양자(quantum, 量子)에서 다른 양자로 옮길 때 양쪽의 에너지 차이를 빛으로 내보내는 현상을 말해. 즉 N형 반도체 물질에 남은 전자가 안정되기 위해 옆집인 P형 반도체로 건너뛰면서 높은 에너지상태의 전자가 안정되고 낮은 양자 상태로 바뀌면서 원래 갖고 있던 에너지를 빛으로 내보내는 것이지.

 LED가 최근에 부각된 것 같지만 역사가 꽤 길어. 실리콘 게르마늄이란 반도체 물질에 전기가 흐르면 빛을 내는 다이오드를 1900년대 초반에 발견했단다. 후에 전자계산기 문자, 숫자 표시 따위 등 광범위하게 이용되었지. 1900년 초 영국의 물리학자 라운드(Henry Round)는 이 원리를 처음 규명하여 1909년에 노벨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어. 하지만 제어하기 어려워서 이용이 제한되었다가 1962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사에 의해 전기로 빛 에너지를 조절 가능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LED개발이 시작되었지. 


"그러면 LED는 무슨 색이예요? 백색이 아니라면서요." 


LED 빛의 색깔은 정공과 결합하는 전자의 에너지 차가 결정해. 에너지 차이가 크면 파장이 짧은 푸른빛이 나오고 반대로 차이가 작으면 긴 파장의 붉은빛이 나온단다. 빛의 삼원색(三原色)인 적·녹·청색(RGB) 있으면 모든 색의 빛을 만들 수 있는 건 알고 있지? 그래서 과학자들이 적·녹·청 3가지의 빛을 만들기 위해 연구했던 거야. 


LED를 과학적인 실험으로 처음 증명한 사람은 물리학자 닉 홀로니악이야. 반도체 소자를 이해하고 전류를 잘 조절하면 빛이 나온다는 것을 발견했단다. 그래서 갈륨아사나이드포스파이드(Gallium Arsenide Phosphide, GaAsP, 갈륨비소)라는 물질을 이용해 빨간색의 LED를 처음 만들었어.


녹색LED는 1960년대 말에 개발됐지. 이때부터 전 세계의 과학자들은 마지막 남은 최후의 빛, 이른바 ‘청색LED’ 개발에 몰입하기 시작했어. ‘청색’만 있으면 3가지 색을 합쳐서 ‘백색’을 만들 수 있고,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할 테니 말이야.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나 봐. LED색이 적색부터 녹색, 청색 순으로 개발된 이유는 에너지가 작은 긴 파장의 빛이 더 연구하기 쉬웠기 때문이야. 


2014년 노벨 물리학상은 1990년대에 청색 LED를 개발해서 ‘LED 조명시대’를 활짝 연 일본의 ‘나카무라 슈지’ 교수를 포함한 세 사람의 일본 과학자가 수상했어. 단지 LED 개발로 노벨상까지 탄 것을 의아하게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청색 LED’의 개발은 인류에게 큰 공헌을 했어. 


"아~ 청색 LED를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군요. 그리고 3가지 빛을 조합해 백색 빛을 만드는 것이었구나!" 


백색을 발광하는 LED는 2가지 방식이 있어. 3가지의 LED를 조합해 백색으로 보이게 하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청색 LED’를 사용하는 방법이지. 3가지의 LED를 조합하는 방법은 멀리서는 백색으로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3가지 색깔이 각각 나오기 때문에, 3가지 색을 조절하여 다양한 색을 만드는 디스플레이 용도로 사용한단다.


하지만 순수한 백색을 내야 하는 IT분야, 즉 조명 영역에서는 ‘청색LED’를 이용해 더 양질의 ‘백색광’을 얻어. 물론 적색 LED에 투명한 청녹색(Cyan)을 씌우거나, 녹색 LED에 보랏빛 심홍색(Magenta)을 통과시켜 백색을 얻기도 해. 하지만 양질의 백색을 만들기 어렵지. 청색LED는 에너지가 세기 때문에 양질의 ‘백색광’을 만들기 적합한 거야. 게다가 백색을 만들기 위해 3개의 LED를 조절하는 것보다 1개의 LED로 백색을 만드는 게 훨씬 경제적이지. 


"푸른빛 하나로 어떻게 환한 백색을 만들어요?" 


청색 LED를 만드는 대표적인 소재는 질화갈륨(galliumnitride, GaN)이야. 갈륨(Ga)이 13족 원소, 질소(N)이 15족인 건 잘 알지? 전류를 주면 400~450nm대역의 푸른 색깔의 빛이 나오는 광원이란다. 그런데 어떻게 백색 빛이 날까? 빛의 삼원색을 알면 간단해. 백색을 만들기 위한 나머지 빨강(Red)과 초록(Green) 두 가지 빛이 모이면 노란색(Yellow)이 되지? 그래서 투명한 노란색 형광물질에 푸른빛을 비추면 백색으로 보이는 거지. 청색 빛은 노란 형광물질을 만나 밝은 빛을 만들기 충분히 큰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휴대전화 플래시를 자세히 살펴보면 조그만 노란색 부품이 보이는데 이건 LED 칩이 아니라 형광물질이야. LED 칩은 부품 아래 작은 반도체라서 보이지 않아. LED 반도체가 발광한 청색 빛이 도포된 노란 형광물질을 만난 빛이 눈에 보이는 백색 LED란다. 백색 LED는 앞으로 조명시장 에 중요한 역할을 할거야. 이미 TV나 가로등, 신호등에 이용되고 있어.  형광등과 비슷한 CCFL이라는 조명을 사용하는 LCD TV 는 조명 자체 두께 때문에 TV가 얇아지는 데 한계가 있지만, LED를 이용하는 BLU라는 조명판을 사용한 이후 더 얇아지고 수명도 길어졌어. 


"와~ 이제 에디슨이 발명한 전구는 사라지는 건가요?" 


전통적인 조명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지. 에디슨의 백열전구는 에너지 효율이 엄청나게 낮아. 전기 에너지의 5%만 빛으로 전환해. 나머지 95%는 열로 전환된단다. 형광등은 수은을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문제와 더불어 환경 문제도 있단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140여 개국은 국제수은협약 합의, 2020년까지 수은이 포함된 조명기기를 퇴출시키기로 했어. 


"길거리 신호등도 예전보다 밝아진 것 같긴 해요. 그런데 가끔 신호등 불빛이 이가 빠진 듯 군데군데 불이 나갔던데, 수명이 짧아서 그런 거 아닌가요?" 


그건 LED 보급률 70%를 넘기려 LED 교통 신호등 도입을 서둘렀기 때문이야. LED 신호등은 빛 도달률이 좋아 운전자와 보행자 인식도가 높고, 에너지 효율도 좋아서 전력 사용량을 대폭 절감할 수 있지. 지난 2005년부터 지방자치단체들은 수십억 원을 들여 전구 신호등을 LED 신호등으로 교체했단다. 지나친 저가입찰과 출혈경쟁으로 보급가격이 낮아진 게 문제였어. 입찰을 따낸 신호등 업체들은 중국의 저가 LED 부품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불량 비율이 높은 듯 해. 지금은 중국 업체 LED품질도 좋아지고 가격도 낮아졌단다. 


앞으로 너는 반도체에서 나오는 빛으로 살게 될 거야. 사실 아빠는 백열등이 사라지는 게 조금 아쉬워. 에너지 효율 면에서 이런 고효율 LED로 바뀌는 게 맞는데, 백열전구는 발산되는 열만큼 마음이 따뜻하게 만드는 조명이거든. 백열등이 얼마나 멋진 전구인지 다음에 꼭 알려줄게. 

위 일러스트는 책 속 배경을 가상의 공간으로 구현한 것입니다.


글 : 칼럼니스트 김병민, 김지희





매거진의 이전글 반듯하게 계획된 도시, 캔버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