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만남 후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터파크 북DB Oct 04. 2016

[이지성 북잼토크] "부모의 성장이 곧 아이의 교육"

 

9월 29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이지성의 내 아이를 위한 인문학 토크'가 진행됐다. 이번 만남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주최한 제1회 북잼토크로, 책을 통한 대화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북잼토크'의 첫 번째 주자는 지난 7월 <내 아이를 위한 인문학 교육법>을 출간한 이지성 작가다. 그는 이번 만남을 통해 지난 수년간 자신이 목격한 대한민국 교육의 실체를 고백하고 인문학 교육의 필요성, 구체적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후 2시에 진행된 만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아부터 초등학생, 중학생의 자녀들과 함께 북잼토크에 참여하는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과거 초등학교 교사로 7년간 재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당시 목격한 일명 '강남식 사교육'의 실체에 대해 포문을 연 그는, 수준 높은 교육만을 정답이라 생각하는 부모에게 아이의 주체성을 심어줘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전했다. 공부를 하는 이유와 공부의 필요성, 좋아하는 것에 대한 집중 등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원하는 것을 깨닫고 그것에 대해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부모의 판단 오류를 지적하며 "아이의 한계를 구분 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의 지적 능력을 인정하고 그 가능성을 인정하는 열린 마음"이 인문학 교육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비전을 심어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며, 늘 열린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하고, 함께 가고, 함께 나누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목격한 공교육, 사교육, 대안교육의 현실을 지적하며 "현재 우리나라에는 사람들을 끝없이 나락으로 떨어트리기 위한 것들이 존재한다. 그것으로부터 나와 아이를 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라는 말로 인문학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아이의 인문학 교육 이전에는 부모의 인문학 교육이 더욱 절실하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며, 부모가 열린 마음으로 사유하고 공부를 할 수 있을 때 그것이 자연스러운 교육이 되어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아이'를 위한 인문학 교육을 위해서는 부모 자신의 인문학 공부가 기본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물리적인 시간의 부족이나 방법을 몰라 헤매고 있는 부모들의 고민에 적극 공감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작년 여름 당구선수 차유람과의 결혼 후, 현재 한 살 난 딸아이의 아빠인 그는 육아를 하면서 공부는커녕 책 한 권 읽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그동안 엄마들에게 독서를 권했던 과거의 자신을 반성한다는 우스갯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또한, 여느 부모들처럼 아이를 위한 교육에 대해 잠시 고민을 하던 시기를 겪었다는 그는 자신과 아내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부모의 성장이 곧 아이의 교육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 시간 남짓의 강연이 끝난 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참여 관객들의 수가 많아 강연 시간에 버금가는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이지성 작가의 강연을 듣기 위해 대전에서 왔다는 한 대학생은 "현재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면서도 무엇인가를 새롭게 시작하기를 두려워하는 이들을 위해 자신이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나 이지성 작가는 "누군가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을 수도 있다"라며, 변화라는 것은 스스로의 깨달음이 있어야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들의 시간을 기다려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각각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와, 초등학생과 중학생 남매를 둔 아빠 관객은 각각 독서법에 대한 고민을 전했다. 아이에게 무언가를 빨리 알려줘야 한다는 다급한 마음으로 정독이 아닌 속독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와 정독과 다독을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고민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이지성 작가는, 먼저 우리 사회의 뿌리 깊게 박힌 ‘잘못된 독서법’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세종대왕의 백독백습(百讀百習 : 100번 읽고 100번 쓰는 독서법)을 이야기하며, 한 권의 책을 반복하여 정독한 후, 책의 내용을 곧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 안에 독서의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정 속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습관은 곧 아이에게 전달될 뿐만 아니라, 아이 스스로가 책을 통해 성찰하고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 사진으로 보는 제1회 북잼토크 현장
 

사진 : 남경호(스튜디오2M)

취재 : 임인영(북DB 기자 )


기사 더 보기>>


매거진의 이전글 [조정래 풀꽃콘서트] 교육 지옥, 학부모 모두 공범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