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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Nov 03. 2016

김제동 북콘서트 "풍자 개그가 어려운 시대… 불행하다"

                         

"오늘은 정치 이야기 하지 맙시다!"라는 말로 북토크를 시작한 김제동은 "노력해도 어쩔 수 없이 하게 될 거 같다"라고 자신 없어 하더니, 첫 에피소드부터 특유의 입담으로 관객들을 '빵빵' 터트렸다. 지난 10월 26일 저녁 백암아트홀에서 열린 <그럴 때 있으시죠?> 출간 기념 김제동 북토크는 약간 과장을 보태면 '기승전최순실', 한마디로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한마당이었다. 
  

"콘서트 시작 전에 남양주에서 오신 분을 뵈었어요. 당첨이 안 됐는데 선물만 주고 가려고 오셨다고 하더라고요. 맨 뒤에 한 자리 정도는 있을 거니까 들어가서 보고 가시라는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걸 겨우 막았어요. 그러면 그 사람이 '비선실세'가 되잖아요." 

흔한 쪽지 한 장 없이 달랑 마이크 하나 들고 나온 그는 "추운 겨울날 이불 밑에 발을 넣고 속닥속닥 이야기하는 기분으로 만나고 싶었다"고 북토크를 마련한 이유를 전했다. 그런 만큼 여느 북토크와는 달리 특별한 순서 없이 관객들이 포스트잇에 적어낸 고민이나 궁금증을 무작위로 뽑아 김제동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요즘 일어나고 있는 시국선언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라는 요구부터 "오늘 뭐했어요?" 같은 질문까지 내용이 다채로웠다. 

'토크 콘서트의 원조'답게 김제동은 아주 사소한 질문에서도 이번에 펴낸 책 내용과 개인적인 고민, 그리고 정치 현안을 녹여내며 관객들의 공감과 웃음을 이끌어냈다. 예를 들면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봐요. 오늘 좌석이 너무 좋아요"라는 내용을 읽고는 "지금부터 구하셔야 합니다"라며 되받았고, “집 나왔으니 책임져요”에는 “집 나온 자기가 책임져야지 왜 나한데 지래요. 책도 자기가 읽고, 연설도 자기가 하고, (독일에서) 나오는 것도 자기가 나와야죠” 같은 뼈 있는 농담으로 관객들의 웃음을 터트렸다. "딸아이 교통카드를 잘못 가지고 나와 지하철역에서 부정승차로 30배 벌금을 물고 왔다"는 40대 아빠에게는 "독일 가는 비행기 값을 30배 물렸어야 하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다가, 친필 사인이 담긴 책 다섯 권을 선물로 주겠다고 약속해 ‘다소 억울해 보였던' 아빠에게 환한 웃음을 안겼다. 

김제동은 시국 선언에 대해서는 "뉴스마다 떠드는데 나까지 보태는 건 좋은 일이 아닌 것 같다"면서도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을 품격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어제 밤새 생각한 것이 있는데, 우리 국민이 대단하다는 거예요. 위에서 전혀 일을 안 했는데 나라가 망하지 않았잖아요. 각자 자리에서 얼마나 열심히 일했으면 그래요. 우리들 스스로 국민이 대통령이라는 말을 증명한 거예요." 

이렇게 진지한 이야기를 하다가도 그의 말은 방향을 알 수 없는 럭비공처럼 튀어 유머로 귀결됐다. 


취재 : 이미회(북DB 객원기자)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김제동 북콘서트 "풍자개그가 어려운 시대...불행하다"]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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