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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Oct 07. 2016

그냥 갈 수 없을걸? 책이 맛있는 이곳

국내 외 서점 이야기를 담은 4권의 책

                  

최근 소규모 독립서점의 수가 부쩍 늘어났다. 이 작은 서점들은 단순히 책을 구입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책을 즐기는 공간으로 기능하며 독자와 책의 접점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우리와 같은 출판시장의 위기 속에서 책와 서점의 가치를 찾아나선 해외의 사례를 담은 책도 눈여겨 볼만하다. 각각의 서점은 모두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까? 보물찾기를 하듯이 구석구석에 숨은 서점을 찾아나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탐방서점>


소설가 김중혁과 서평가 금정연. 책을 매개로 모인 두 사람의 조합이 낯설지 않지만, 이들이서점 기행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사뭇 신선하다. 두 사람은 2016년 늦봄부터 초여름에 이르는 한달 간 서울에 위치한 독립서점 8곳을 취재한 결과물로 <탐방서점>을 출간했다. 


<탐방서점>은 독립서점의 오늘을 진단한 책이다. 그들이 밝힌 <탐방서점>의 취지는 "서점의 속살을 드러내 바라보고, 작은 서점에 대한 일반의 통념을 넘어 거기에 깔린 고민과 과제도 함께 들어보자"는 것. "그곳의 사정을 알기 위해 장소를 방문하는 것 외에 최근 몇 년 사이 생긴 일련의 서점들을 어떻게 봐야 할지 탐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를 위해서 주인장들과 함께 서점의 일과 운영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방식을 택했다. 서점 탐방기와 함께 두 사람의 대담과 예비 서점 운영자들을 위해 '서점을 열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을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서점 수업'이란 단락으로 묶어 함께 실어 유용함을 더했다.



<어서오세요, 오늘의 동네서점>


<탐방서점>이 객관적 시선으로 서점의 오늘을 진단한 책이라면 <어서오세요, 오늘의 동네서점>은 동네서점 책방지기들이 목소리로 직접 동네서점을 소개한다. 홍대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땡스북스'의 이기섭 대표와 독립 출판 전자책 오픈마켓 서비스인 '퍼니플랜'의 남창우 대표가 함께 제작한 '동네서점' 앱이 개발된 후, 전국 각지의 동네서점 운영자들이 그곳에 직접 작성한 서점 일지를 바탕으로 한 권의 책이 완성되었다. 말하자면 특색있는 동네서점을 소개하는 길잡이와 같은 역할에 충실한 책. 


서울의 '책방무사'와 '북티크', 경남 진주의 '진주문고', 제주의 '소심한 책방', 속초의 '동아서점', 대전의 '도시여행자의 하루' 등 전국 6개 동네서점 운영자들의 서점 일지가 담겨 있고, 12개 동네서점 운영자들이 추천하는 '숨어 있는 책' 리스트가 함께 실려 있다. 정보에 충실하고 서점인들의 이야기를 함께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동네서점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이다.



<세계서점기행>


세계 서점인들과 함께 책의 정신과 서점의 철학을 토론한 이가 있다. 출판사 '한길사'의 김언호 대표다. 그는 <세계서점기행>의 취재차 2015년 한해에만 해외를 여덟 번 다녀왔다고 한다. 유럽, 중국, 미국, 일본, 한국까지 개성 있는 서점을 방문하여 서점인들을 만나 디지털 문명시대에서의 서점의 길과 출판의 정신을 이야기했다.

양질의 사진과 이야기가 함께 더해진 <세계서점기행>은 한 서점의 지적·문화적 역할을 실증해 보여주는 동시에 서점과 서점인들이 펼치는 문화운동과 독서 운동에 관한 인문학적 보고서의 역할에도 충실하다. 1976년 한길사를 창립한 이래로 40년 동안 3천 여권의 책을 출판해낸 김언호 대표는 책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600페이지가 넘는 <세계서점기행> 속에 피워냈다. 


그는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노르웨이, 미국, 중국 등의 서점을 탐구하고 비교분석하여 세계 속의 서점이 얼마나 다른 성격과 문화를 담아내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 책에 소개된 서점은 각 나라의 독서지원 정책이나 국민들의 독서의식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한 그 나라의 문화와 인문정신이 함께 깃들어 있다.



<서점은 죽지 않는다>


일본의 출판시장(잡지 제외)은 그 규모가 한국의 5배 이상이다. 지역서점, 중고서점 체인점, 잡화점을 겸한 체인서점 등 다양한 서점이 즐비하다. 그러나 일본 역시 개인이 운영하는 독립서점의 경우 해가 갈수록 상황이 열악해지면서 서점의 수가 감소하는 추세다.


<서점은 죽지 않는다>는 일본의 출판과 서점업계의 화두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저널리스트 ‘이시바시 다케후미’의 책으로, 매출 지상주의로 치닫는 현실을 비판하는 일본 서점인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는 책이다. 도쿄의 한 상점가에 5평짜리 '히구라시문고'를 연 하라다 마유미, 전자책에 맞서 종이책의 우위를 이야기하는 논객 '후쿠시마 아키라', 주민이 100명인 마을에서 잡화점 겸 서점을 운영 중인 '이하라 마키코' 등 8명의 서점인의 이야기를 통해 서점의 위상과 소중함, 나아가 서점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고민한다. 또한, 베스트셀러가 좋은 책인가에 대한 논쟁, 전자책과 종이책에 대한 이야기, 묻혀 있는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사람 등 일본의 서점 장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서점의 역할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취재 : 임인영(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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