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칼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터파크 북DB Oct 11. 2016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맛, 캥거루고기를 아시나요?

세상 어디에도 없는 호주 Top10

                          

여행은 하는 사람마다 여행에 두는 의미도 다르고 중시하는 것도 다르다. 누구는 편한 잠자리, 누구는 맛집 탐방, 누구는 필수 코스 섭렵……. 그러나 어느 여행지에나 파리의 '에펠탑', 영국의 ‘빅벤’처럼 이 모든 타입의 사람들을 아우르는 공통적인 관심사가 하나쯤 있을 듯한데, 호주의 경우는 '캥거루 만나기'가 아닐까 싶다. 캥거루는 말 그대로 코알라와 함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오직 호주에만 살고 있는 동물로서, 새끼를 배에 품고 다니는 따뜻한 이미지와 귀여운 외모로 인기가 많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귀여운 캥거루를 먹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하지만 호주에서 '캥거루고기'는 우리가 쉽게 접하는 소고기, 돼지고기보다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해 건강 식단에 오르는 음식 중 하나다. 다른 고기와 마찬가지로 부위별로 맛이 다르고 조리법에 따라서도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에 비해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워 한때 카페나 레스토랑의 메뉴에서 캥거루고기 요리가 있으면 꼭 한번씩 먹어보곤 했다.


맛과 가격이 괜찮았다고 기억되는 곳은 시드니 달링 하버Darling Harbour의 블랙버드 카페Blackbird cafe이다. 그때 먹었던 것은 브로콜리, 완두콩, 당근 등을 쪄서 냄비 바닥에 고르게 편 뒤, 캥거루 허벅지살을 가볍게 구워 그 위에 얹은 요리이다. 블랙버드 카페에서도 건강식으로 추천하는 이 요리는 풍부한 소스 덕에 캥거루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덜했고, 레어rare, 고기의 육즙이 느껴질 정도로 살짝 구운 상태로 구워져 씹는 맛도 좋았다. 무엇보다 번쩍이는 달링 하버에서 먹는 식사이니만큼 맛도 맛이지만, 그 분위기에 취해 더 황홀했다.

또 다른 곳으로는 시원한 맥주와 캥거루고기 피자를 즐길 수 있는 시드니 오스트레일리안 헤리티지 호텔The Australian Heritage Hotel이 있다. 록스 지역The Rocks에 위치한 이곳은 100가지가 넘는 호주 맥주를 맛볼 수 있는데, 호주 사람들이 맥주와 곁들여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인 피자가 유명하다. 특히, 캥거루고기 피자는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은 시켜먹는 메뉴라고 할 만큼 인기가 높다.


스테이크로도 캥거루고기를 먹을 수 있는데, 시드니 클로벨리 호텔Clovelly Hotel에서는 200그램 정도의 필렛fillet, 고기의 최상급 부분으로 캥거루 스테이크를 서빙하고, 여러 가지 소스 중 원하는 소스를 직접 고를 수 있다. 가격도 적당해 맥주와 함께 한 끼로 즐기기 좋다. 

또한 특별한 캥거루고기 요리를 접하고 싶다면 킹슬리의 스테이크하우스Kingsleys Australian Steakhouse를 빼놓을 수 없다. 캥거루고기 중에서도 가장 부드러운 부위만을 골라 살코기를 뜨고, 이탈리아식 콘슬로우와 양파를 곁들이면 먹어본 사람만 안다는 그 캥거루고기 맛을 느낄 수 있다. 약간 무거운 레드 와인과 함께면 더 깊은 맛이 어우러지는 캥거루 살코기 요리는 진정한 미트러버Meat lover들에게 사랑받는 메뉴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 기억에 남는 캥거루고기는 시드니 타워 뷔페 레스토랑Sydney Tower Buffet의 메인 셰프가 특별하게 요리해준 캥거루고기 카파치오Capaccio, 고기를 얇게 포를 뜬 뒤, 올리브오일 등으로 간한 전채요리였다. 붉은 무와 오렌지, 자몽 등 여러 가지 신선한 야채와 과일, 그리고 셰프가 직접 기르고 수확한 재료로 만든 특제 소스를 곁들인 이 요리는 추운 날보다 더운 날이 많은 시드니의 무더운 태양 아래에서 낮을 보내고 하루를 마감하며 시원한 스파클링 와인과 함께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어느 나라나 그 나라를 가면 반드시 먹어봐야 하는 특색 있는 음식들이 있다. 호주의 캥거루고기도 그중 하나이다. 낯선 형태와 냄새에 많은 사람들이 손사래를 치기도 하지만, 음식이란 그 나라를 체험하는 다양한 경험 중 하나가 아니겠는가. 내 주변에도 캥거루고기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다. 누린내가 난다, 근육이 많아 부드럽지 못하다 등 여러 가지 의견이 많지만 하나같이 '한번쯤 먹어볼 만하다'라는 말에 동의한다. 시드니에 왔다면, 여기 언급된 레스토랑 중에서 한 군데쯤은 들를 것을 추천한다. 합리적인 가격에 캥거루고기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들이기에 절대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다. 


about: Kangaroo meat
호주에는 캥거루고기뿐 아니라 악어고기, 에뮤Emu, 호주에 사는 대형 조류고기, 바라문디Barramundi, 호주 북부에서 잡히는 농어과의 한 종 같이 호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식재료가 많다. 하지만 처음 접하는 음식들이라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메뉴이다. 그래서 먹으려는 시도조차 해보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렇다면 시드니 시내에 위치한 시드니 타워의 뷔페를 권한다. 뷔페에는 각종 샐러드에 굴, 주꾸미, 연어 등의 해산물과 치킨, 양, 소고기 등 다양한 음식들이 마련되어 있다. 거기다 캥거루 엉덩이 고기, 악어고기, 에뮤고기 같은 호주의 특별한 고기들도 선택할 수 있으니 호주의 특별한 음식을 처음 맛보는 사람들도 큰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한다.


글 : 칼럼니스트 앨리스 리

매거진의 이전글 남극에서 실행해본 대조효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