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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Nov 21. 2016

대통령이 걱정돼서 찾아본 '조언의 책'

우리도 위대한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


▲ 재벌오너들과 친구로 지내라 ▲ 세금으로 부자들을 지켜라 ▲ 누가 뭐래도 측근은 챙겨라 ▲ 공과 사를 구별 말라 ▲ 검찰을 권력의 하수인으로 만들어라 ▲ 권력은 소수 엘리트의 손에 맡겨라 ▲ 언론을 장악하라 ▲ 토목으로 승부하라 ▲ 부자 동네에 투자하라 ▲ 이념은 상관 말라 정권만 지키면 된다

<부자들의 대통령>에 나오는 '부자들의 대통령 십계명'이다. 지금 당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통령은 누구인가. 아무도 떠오르지 않는다면 당신은 참 행복한 나라의 국민일 것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선명하게 떠오르는 대통령이 있었다. 그것도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럿.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의 원수, 대통령. 권한이 큰 만큼 책임도 큰 자리다. 자신에 위임된 권한을 자신만의 권력으로 착각한다면, 그 결과는 개인적 불행뿐만 아니라 국민적 고통으로 돌아온다. 대통령은 자신의 권한과 책임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가져야 하는가. 자신의 생각으로 국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어떤 말과 글을 사용해야 하는가. 대통령에게 필요한 '조언의 책'들을 찾아봤다.


[대통령의 가치관] 무엇이 위대한 대통령을 만드는가

온고지신(溫故知新). 옛 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 것을 안다는 뜻이다. 모든 공부는 옛 것을 익히는 것에서 시작한다. 역사 속 위대한 대통령들은 무엇이 달랐는가. <대통령의 리더십>(마이클 베슐로스/ 넥서스BIZ/ 2016년)은 위기의 순간에 자신을 버리고 국가를 선택한 아홉 명의 미국 대통령 이야기를 담은 평전이다. 조지 워싱턴, 존 애덤스, 앤드루 잭슨, 에이브러햄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프랭클린 루스벨트, 해리 트루먼, 존 F. 케네디, 로널드 레이건. 미국을 대표하는 ‘대통령 역사가’인 저자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대통령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 증언한다.

반면교사(反面敎師). 부정적인 면에서 얻는 깨달음이나 가르침을 주는 대상을 이르는 말. <왜 대통령들은 거짓말을 하는가>(하워드 진/ 일상이상/ 2012년)에는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미국을 대표하는 진보적 지성인 역사학자 하워드 진. 그가 1980년부터 2010년 작고하기 전까지 쓴 글을 모은 책으로, 대통령과 특권층에 대해 풍자와 해학을 날린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이 내놓은 잘못된 정책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장에서 미군들이 보여준 비극적이고 천박한 행동들, 부자들과 권력자들의 이익을 위해 희생당하는 노동자의 역경 등을 낱낱이 파헤쳤다.


"우리는 철학이 있는 리더를 원한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대통령의 조건>(월러 R. 뉴웰/ 21세기북스/ 2012년) 역시 미국 대통령의 역사 속에서 교훈을 찾는 책이다. 건국 시기부터 오바마 대통까지, 역대 대통령들의 리더십을 다양한 각도로 분석했다.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에 대한 보고서인 <부자들의 대통령>(미셀 팽송, 모니크 팽송-샤를로/ 프리뷰/ 2012년) 역시 읽어볼 만하다. 저자는 사르코지가 국민 전체의 이익을 챙기기보다 부자와 측근들의 이익만 대변하는 대통령이라 규정하고, 민주주의를 우롱하는 정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처방을 제시했다.

[대통령의 말과 글] "대통령의 말은 곧 대통령 자신"

<대통령의 글쓰기>를 쓴 강원국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은 북DB와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말과 글은 대통령 그 자신이며 국정운영 그 자체”라고 말했다.(강원국 “대통령에게 비밀이 없으면 문고리 권력도 없죠” 2016. 11. 16.) “대통령의 생각, 이념, 철학이 바로 대통령 자신”인데, “그건 결국 말과 글로써 표현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통과 토론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설득하는 것은 민주주의 시대 대통령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자질이다.

열한 번에 걸쳐 미국 대통령 후보 토론의 진행을 맡은 베테랑 방송인 짐 레러의 책 <대통령의 토론법>(홍영만, 짐 레러/ 종이와나무/ 2016년)은 그런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미국 대선의 결과를 결정지었던 중대한 순간들을 조명했다. 토론 진행자로서의 경험, 후보자들과의 깊이 있는 인터뷰, 그리고 주요 토론에서 오고 간 대화에 근거해 케네디-닉슨부터 오바마-매케인까지 미국 대선 토론의 모든 것을 회고했다.

약간 가벼워 보이지만 <대통령의 위트>(밥 돌/ 아테네/ 2013년) 역시 흥미로워 보인다. 저자는 1996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였던 밥 돌. '거물' 정치인이 유머에 대한 책을 내다니 좀 의아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은 유머에 대한 책이 아니라 '대화'에 대한 책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독재자는 힘으로 통치하고 민주주의 지도자는 말로써 정치를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미국 대통령들이 대화를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이 말로 설명될 것 같다.

좀 '가까운' 곳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제목마저 비슷한 두 권의 책 <대통령의 말하기>(윤태영/ 위즈덤하우스/ 2016년)와 <대통령의 글쓰기>(강원국/ 메디치미디어/ 2014년)을 읽어보면 좋겠다. 김대중, 노무현 두 전 대통령의 말과 글 이야기를 통해, 대통령에게 말과 글이 왜 중요한지, '대화의 정치'는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는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대통령이 걱정돼서 찾아본 '조언의 책']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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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최규화(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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