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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Nov 22. 2016

"넌 이름이 뭐니?" 외우면 꽃이 되는 주문

말만 하는 부모, 상처 받는 아이

               

생활 속에서 아이들을 만났던 때를 떠올려보자.

얼굴 마주쳤을 때 슬며시 고개 돌리는 아이, 친구들이 인사할 때 묻어가는 아이, 고개만 겨우 까딱하는 아이, 눈만 끔뻑거리는 아이…….의외로 인사 잘하는 아이가 많지 않다. 인사는 타이밍을 놓치면 다시 하기가 영 어색해서 인사를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도 그렇다고 한다.

물론 아이들도 본인이 인사를 안 한 게 몹시 찝찝하고 뒤통수 따갑고 쑥스러운 걸 잘 안다. 그러니 인사할 타이밍을 놓친 아이를 보면서 “쯧쯧, 버르장머리 녀석!” 이러면서 욕하지 말자. 이럴 땐 어른이 먼저 인사하면 되지 않을까.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유명한 시가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후략)

시에서처럼 먼저 다가가 이름을 불러주자. 아이 이름을 모르면 물어봐라.

"넌 이름이 뭐니?"
"왓츠 유어 네임?"
"네가 누구였더라? 아줌마가 건망증이 심해서."

어른이 다가가 먼저 친근하게 말을 걸면 대부분의 아이는 배시시 웃으면서 인사한다. 아이나 어른이나 불러주면 꽃이 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모두 주변 사람들 이름을 많이많이 불러서 매일 꽃밭에서 살자. 인사할 때도 그냥 "안녕?" "안녕하세요?"보다는 칭찬 한마디씩 덧붙이면 더 좋다.

"어? 그동안 예뻐졌네?"
"그 옷 너한테 잘 어울린다."
"이번에 머리 스타일 바꾸니 더 멋진데?"

누구나 자신에게 관심 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현대인들은 늘 애정결핍증에 시달리니 말이다. 넘쳐도 넘쳐도 부족한 게 사랑이다. 그런데 관심을 준답시고 하는 "어머! 살쪘구나. 살 좀 빼!" "오늘 피부가 왜 그래?" "어제 뭘 해서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왔어?" "너도 이제 나이는 못 속이는구나" 이런 말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상대방은 당연히 전혀 반갑지 않을 것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요즘은 신용 등급이 올라간단다. 좋은 말을 들으면 좋은 말로 되갚게 되어 있는데, 좋은 말이 돌고 도는 세상이 정말 살맛나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에게 인사의 중요성을 어떻게 알려주면 좋을까?

인사하라고 자꾸 얘기하면 될까? 아이가 어른의 말을 단번에 그렇게 잘 듣고 실천할까? 아닐 것이다. 잘못하면 입이 닳고 목만 아프다. 말보다 행동이라고 했다. 부모가 솔선수범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 본 연재는 <말만 하는 부모, 상처받는 아이>(김은미, 서숙원/ 별글/ 2016) 내용 가운데 일부입니다.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넌 이름이 뭐니?" 외우면 꽃이 되는 주문]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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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칼럼니스트 서숙원 김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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