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다녀왔다.
서울에서 코칭을 받다가, 코칭 중에 그런 말이 오고 갔다. 나를 디스하고 욕하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걸 인기의 증거로 알면 된대나 뭐래나.
차도 없는 자식이 나중에 벤츠를 샀는데 문짝에 기스나 나면 어떡하나, 그거에 가까운 걱정이라는 평을 받았다.
내가 자주 쓰는 변명이기도 했다. 싫지만 인정했다.
나를 공개한다는 두려움을 숨기기 위한.
두려움을 숨기기 위해서 그렇게 신포도라면서 연막탄을 마구 뿌리는 말을 많이 구사했다.
무시를 당하는 걸 숨 쉬듯이 당해왔었다.
코칭을 받다가, 그동안 알리지 않았던 브런치 주소를 알려주었다.
그런데 왠걸..깔끔하게 한다고 하는 블로그가 악평을 받고, 꼬깃꼬깃, 누가 볼까봐 숨겨놓고
쓰는 브런치에다가 됬네 됬어! 하면서 탄성을 터뜨리는 걸 보니까
심지어 브런치에 집중을 해 보는게 어떠냐는 소리를 듣기까지 했었다.
나는 그냥 힘들어서 쓴 건데, 내 이야기가 마치 가쉽거리처럼 들리는 걸 혐오해서
꽁꽁 숨겨놓고 썼는데, 코칭을 해 주던 내 색깔이라고, 나의 글이라면서 칭찬을 하니까 무슨 기분이였냐면 나에게 꽁꽁 숨기고 있는 비밀스러운 게 있는데 그걸 사람들이 너무 원하고 좋아한다는 게 서글퍼졌다.
나는 수치스러움까지 느끼고 있는데, 어째서 그런 글을 좋아라하는지.
내가 힘들어서 속앓이하고 펑펑 울다가 무언가 해 보겠다고 결심했다가 엎어지면서 나오는 글이 뭐가 좋은지. 그렇게 구르면서 크는 글이 뭐가 좋은지.
나는 싫어 죽겠는데, 그냥 속풀이로 막 던지는 날것의 글인데.
남이 아파하는 걸 보고 위로하고 동정을 받는 게 응원을 받는게
뭔가 머리로는 싫지만 마음에서는 원하는 이상한 상황이 펼쳐졌다.
그냥 정 따위 하나도 안 가도 깔끔한 모습만 보여서 일과 삶을 분리하고 싶었는데
나에게 코칭을 해 준 대표는 그렇게 말했다.
그렇게 일과 삶을 분리를 하다보면 나눌 게 수백개가 된다고.
사실 처음에는 그냥 말귀를 못알아들었다.
그냥 멍한 상태에서 듣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정리를 하면서 글을 쓰다 보니까, 확실히 일과 삶을 분리하는 건 어렵겠다 싶었다.
며칠 글쓰는 걸 놓았을 뿐이었는데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움과 무기력함이 몰려들었다.
참을 수 없는 외로움이 몰려왔었다.
그제서야 인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미, 일과 삶이 하나가 되어 있는데 분리를 할래야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써온 글들은 하루 이틀이 아니라 내가 10년 이상 해 온 행동이었다.
그래, 글을 쓰면서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나홀로 연애를 하면서 위로를 받았으면서
이제 사업이란 걸 하니까, 혹시라도 이게 내가 정신적인 변화를 겪으면서
때려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언제라도 삶에서 분리하려고 애썼는데
어차피 그럴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쉽게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게 되어서
기뻤다. 너무 행복했다.
그동안 해 왔던 게 애틋하고 사랑스러워서
놓지 않고 있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되니까, 기분이 짠해졌다.
이제 그래도 되는구나,
괜찮구나 하면서 위안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