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가 끝이 없겠네. 게임은 괜찮은데, 지겨워서 못참겠다.
결국 돈이 없어서 현질을 했었다. 하지만 무작정 현질을 한 건 아니었었다. GTA 5 는 이제까지 내가 해 왔던 게임들 - 메이플, 던파 정도가 전부였던 것 같다. 와 달리 현질 가격이 차원을 달리했다. 게임 머니인 샤크 카드 800만원을 사는데 현금으로 6만 8천원이 들어갔다.
그것도 스팀에서 구매하는 것이 아닌,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디지털 키만 떼서 파는 회사들을 통해서 산 가격이 그랬다. 일주일 정도를 고민했다. 그리고 테러바이트, 오프레서 Mk2, 벙커를 샀다.노가다로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고, 적어도 게임을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정도의 편함 정도는 누리고 싶었었다.
그때 즈음 회사에 GTA 5를 하는 녀석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었다. 회사에 같이 게임을 하는 녀석이 있었지만 그렇게 죽어라 게임에 매달리지는 싫었었다. 돈 한 푼안쓰고 노가다를 한 걸 자랑스럽게 여기기는 싫었다.
그 어려운 시절을 자랑스럽게 말하는데, 솔직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게임을 늦게 시작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그 때 게임을 시작했었더라면 엄청난 시간을 그런 노가다를 하는데 날렸을 수도 있다는 말 아니었겠는가. 돈 벌어보겠다고 말이다.
어찌되었든, 현금을 좀 써서, 10만원 단위의 돈을 모을 수는 있게 되었다. 벙커를 통해서 가끔씩 50만원씩 큰 돈도 들어왔었다. 하지만 한세월이었다. 벙커를 돌리겠답시고 컴퓨터를 너무 오래 켜 두니 그래픽카드에 무리가 가는 일까지 발생하기 시작했다. 게임머니 벌어보겠다고 했다고 실제 돈을 날려먹게 생겼다. 나는 기다리면 되긴 했었지만, 계속 신경이 쓰였었다.
그러자 돈이 빠르게 안 모이면 현질의 유혹에 넘어가는 일이 자꾸 생겨났다.
그렇게 현질 금액이 3만원, 4만원, 6만원이 합쳐져서 20만원이 넘어가자 나는 고민에 빠졌다.
아예 처음부터 과도한 노가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자산을 먼저 구축하자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속도가 문제였다. 즐기자고 한 게임을 하다가 스트레스를 더 받을 것 같았다.
하지만 부여놓은 돈이 돈이라서, 나는 돈 버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랭크가 100을 넘고, 120을 넘고, 게임에서 이벤트를 한답시고, 마치 수험공부하듯이 게임을 하고 나서 아무리 게임을 해도 돈은 맨날 바닥이어서 든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