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쓰기에 따라서
내가 쓰던 이어폰이 있다.
그리고 나와 같은 이어폰을 쓰다가 잃어버린 사람이 있어서 마음 같아서는 그냥 못 살고, 돈이 없어보이지만, 이어폰을 갖고 싶어했기에 그냥 주고 싶어졌다.
동정심 혹은 남을 돕고 싶어하는 마음에 그냥 줄까도 했었다.
하지만 내 마음에 왠지 아깝다는 마음이 들어서 그냥 공짜로 주기는 싫었다.
공짜로 주려니까 마음에 거부감이 들었다. 그래서 내 입장을 떠나서,
그냥 공짜로 주는 게 과연 가장 현명한지를 보았다.
처음에는 내 생각으로 욕심으로, ‘공짜로 주면 고마움을 모른다는 마음에 돈을 어떻게든 받으려고 했었다.
그러자 상대로부터 별로 좋지 않은 반응이 돌아왔다.
어떻게든 자기 돈을 뜯어가려는데 어떻게 좋아할 수가 있겠는가.
결정은 같아도, 마음씀에 따라서,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마음이 중요하다는 걸 계속해서 망각했다가, 이런 기회를 통해서 깨닫는다.
정말 인정하기가 죽기보다 싫지만, 마음이 중요하다. 라는 게 말이다.
아무튼, 돈이라는 ‘대가’ 를 들이밀면, 사람들이 진짜 그걸 갖고 싶어하는지를 알 수 있다.
어떻게보면, 그것 역시 마음을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주는 것, 그것 역시 마음을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자들이 보았다는 것. 돈 뒤에 있는 것은
사람들의 이러한 마음이었다.
내가 무언가라고 말하면서, 알지 못했던 것은
그것이 무언인지 명확히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뭘 보고 있는지 또한 몰랐기 때문이었다.
좋은 물건을 싸게 사기 위해 설득을 하던, 돈을 내던, 다 마음을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액수가 작던, 크던 돈을 들이밀었다.
돈이 많은 사람에게는 희생이라고 느껴질만큼 큰 액수를 들이밀어야 할지도 모르고,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비록 액수는 작을지언정, 그사람에게는 작게 느껴지지 않는 액수를 들이밀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돈을 내겠는가, 내지 않겠는가, 이 반응을 보면 이 사람이 그냥 인간의 가짐의 마음에서 공짜를 좋아하니까, 가지겠다고 하는지, 대가를 지불을 해서라도 가지고 싶어하는지가 갈라진다.
나는 상대가 어떻게든 깎으려고 최선을 다했기에, 물건을 싸게 팔기로 약속을 했다.
물건은 내가 가지고 있기에, 본인이 싫다고 하면 그만이다.
나 역시 너무 싸게 내놓아 부담이었으니까. 중고라도 90% 할인이 된 가격이라면
1년 가까이 썼더라도, 몇 번 수리를 했더라도, 멀쩡한 이어폰이다.
아직 팔리지는 않았지만, 돈을 먼저 주기 까지는 기다릴 것이다.
2만 5천원짜리를 2천원에 넘겨주기로 약속을 했다. 이어폰을 새로 샀고, 전에 쓰던 것은 더 이상 쓸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