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람이먄 안되나요

by 김케빈

지친 내 마음을 기대고 싶어서

아픈 가슴을 부여잡는다


애써 애써 꼭꼭 숨겨두었다가


마음을 풀어놓고 있으면


가슴이 저릴 정도로 아프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올라온다


땅땅거리면서 멋진 그런 사람들이라면


없을 것 같은 그런 마음이 올라온다.


그래도, 그래도 나는 그런 마음을 꼭꼭 숨기는 대신


울면서라도, 가슴을 쥐어뜯을 만큼 아파도


그냥 이렇게 보여버린다.


나 이렇게 약한 사람이에요, 라고 보란듯이 아파하는 표정으로


그냥 보여버린다.


사랑 타령하는 약해빠진 놈이라도 손가락질해도 돼요.


비겁해서 연애는 해 봤지만 사랑을 달라는 게 무서워서 헤어진 나에게 마음대로 하셔도 돼요.


그래요, 나 이런 사람이에요.


자기를 똑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건 화가 나서, 답답해서 하는 말들이고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가 주저앉을까봐 그러는 거에요.


나는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아니에요.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남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렇게 하면 안 되고 저렇게 하면 안되고

이렇게 해야 되고, 저렇게 해야 되고.


나는 차라리, 여자같은 놈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아도

차라리 나 그런 자식이라도 웃을래요.

완전무결한 영웅 따위 남이나 되라 하세요.


그런 사람이 있으면 좀 의존하고 의지하고 기대어라도 보게.


아이같다고 하거나 그렇게 약해빠져야 험난한 세상 어떻게 살아가냐고 하는 말은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거에요.


니는 이런 내가 좋아요.

한없이 여자에 가까운 내가 좋아요.


진짜로 여자가 되는 건 싫어도 여자, 특히 여성스러운 감정을 끌어내어 쓰는 건 부끄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에요.


가슴이 몽실몽실 해진다고 해야 할까나요.

왠지 매일같이 내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티를 내고싶지 않아서


무표정, 힘들어보이는 표정으로 있다가


이렇게 홀로 앉아 있으면


이런 마음의 글이 표현이 되는걸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돈은 중요합니다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