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상무색(自傷無色) 1

by 김케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절대적일 정도로 희생하고

남들이 좋아하는 것을 해주면


세상은 아무 일 없이 돌아가

아무 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돌아가


그냥 늘 잘 되었다는 것처럼 그렇게 돌아가

나만 없으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말짱하게만 돌아가 잘만 돌아가


내가 하고 싶은 걸 외치고 말할 때

알릴 때마다


나에게 돌아오는 건

내가 봐주길 원하는 것에는 철저한 외면과


현실을 보라는 이름의 냉정한 말이었지

알지만, 알지만

현실을 보고, 현실을 바꾸라는 말을 듣고 있으면

혹시나 그렇게 현실을 고치라는 말을 잘 듣고 있을 때

어느순간 힘들고 지치면


하아, 하고 한숨이 나오고

눈물이 나오지


하지만 겉을는 아무렇지 않은 척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간혹 안괜찮아도

괜찮은 척

허망함에 치를 떨어도

그냥 웃는 척 하지


아무 표정 하나 변하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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