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상무색 3

by 김케빈



사랑이란 건 꾹꾹 누르고 도려내는 게

어차피 이루어질 수 없으니

그 때마다 느낀 건 심장 한켠이 찢어지는 고통이었지만

그런 건 너무 사치라서

내게 남은 시간이나 길은

나이가 너무 먹어서

용기만 떨어져가



그냥 호감이 들어도 이를 악물고 참는게

사랑을 해 보았자 돌아오는 건 짐이라서

비겁하다고 손가락질을 하고

부모가 아무리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기원해도

아무리 집이 있고 뭐가 있어도 그냥 무서운 일이야


나는 아직 멀쩡한 연애라는 걸 해 본적이 없어

좋아하던 사람들은 도망쳤고

두렵고 싫어해서 어떻게든 밀어내려던 사람은

내가 마음을 주게 만들더니

결국에는 상처를 주고 도망가고 말았네

연애를 하면서 행복이 아닌 허망함을 느끼고


무거운 짐을 느끼는 게 싫어

어떻게든 사람들은 내 옆에 누군가를 붙여두고 싶어하는 걸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자상무색(自傷無色)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