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외로운 크리스마스

by 김케빈

한 십년 전쯤이었을까


내가 소설을 한참 쓰고 있을 때에는


스토리가 있는 장편 소설을 한참 쓰고 있을 때에는


거기에는 개성이 있는 수 많은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어서


또 그 때의 내 욕망을 반영하고 있어서


사람들을 만나러 찾으러 다니지 않더라도


정말 쉽게, 쉽게 누구를 만나러 가고


찾으러 다니지 않더라도


상상 속에서 멋진 파티를 열어서


혼자만의 공상일지라도


재미있게 놀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많아지고


예전에 쓰려던 소설을 쓰는 것이 너무나도 어색해지고


정말 아무것도 모르던 예전에 비해서 팍팍한 현실적인 부분을


많이 알아버리고, 때로는 잔혹하기까지 한 진실까지 목도한 터라


예전처럼 소설은 쓸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런 것들이 추억이 되어 버렸다.


지금이라도 형태는 다르지만, 비슷한 걸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미완의 인물들, 살아 움직이지 못하는 인물들


하지만 내가 쓰고 싶지만 너무나도 달라지고 어려워진 인물들을


쓰려지까 갑자기, 생각할 께 많아졌다.


세계관 충돌이라던가, 이전에 내었던 결론이라던가.


썼던 캐릭터를 계속 쓰고 싶은 욕망이라던가...


마치 화려한 파티가 끝나고, 외로운 꿈에서 깬 기분이었다.


이렇게 외롭지는 않았는데,


누군가를 만나지 않는 크리스마스라도 외롭지는 않았는데


마치 화려하게 돌아가던 놀이동산에 불이 꺼지고


먼지가 쌓인 것 같아서 슬프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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