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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그만두는 게 두렵다, 하지만

by 김케빈

충분히 아껴서 많이 모아둘 껄, 흥청망청 쓰지 말걸 하는 후회도 몰려온다.

돈이 계속 들어오는 게 끊기고, 내가 돈이 들어오는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과정들이

나는 두렵다.


그렇게 해야만, 내가 그렇게 못하고 싫어하는 조직생활을 벗어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서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세상이 날 안좋게 보면 어떡하지

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사람들이 아니라

내가 피하고 싶은 종류의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게 되면 어떡하지

사기당하면 어떡하지

그러다 상처받으면 어떡하지.


혹시라도 내가 사업에 실패했는데 다시 돌아갈 회사가 없으면 어떡하지

그러기에는 자존심이 너무 상하는데...등등.


등등

지금 시점에서는 오지도 않고

그렇기에 해결할 수도 없고


진짜 걱정을 사서 하게 되는 것 때문에 미칠 지경이다.

같이 사업을 하면서 코칭을 해주는 사람이


이 글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수치스럽게 느껴진다.


이런 마음 때문에 내가 나름 잘 하고 있는 것도

어떻게든 부정적으로 표현해서 깎아내리는 마음을 계속 갖고 있기도 하고


사업을 하려면

뭔가 고고하고 깨끗하고 멋있는..

그런 걸 하고 싶어하는 그런 생각도 많이 든다.


다수가 많이 하는 사업.

다른 사람에게 이상하게 보이지 않고

멋있게 보일 직업.


작가 겸 예비 출판사 사장으로써는 뭔가 멋있어 보이기는 하고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지만

뭐랄까, 돈이 안 되기에

이런저런 직업을 겸직하고


때때로는 당일치기 아르바이트라도 뛰면서 생계를 연명해야 할 판이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 몸 쓰는 종류의 일을 하는게

훨씬 건강에는 좋기는 하지만


어찌되었든...

걱정이 자꾸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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