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회사에서 그렇게 잘 나가고, 좋은 직원이라고 칭찬받는 그런 직원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그냥 오래 성실히 다니고 있기 때문에 써 주는 직원.
회사가 어떤 인재상을 원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회사 일에 똑똑하고 센스 있으며 일을 잘 하는 직원. 그런 직원을 원한다. 서비스업 마인드로 말이다
하지만 나는 내 정신적인 자원을 아끼고, 사업을 하던, 투자를 하던, 뭐 다른 것들을 하던,
그런 것에 집중을 하기 위해 회사일은 최대한 대충 하는 걸 택했다.
그러니까 중간만 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회사 일에는 너무 몰입해서 하지 않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돈을 받고 머리가 굳어지고, 일에 치이고, 인간관계 상하관계에 치이고
그런 사람들과 닮고 싶지 않아서, 유튜브로는 동기부여를 시켜주는 영상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막상 회사를 나가려니까 두려웠다.
급여는 적을지언정 출근 시간도 늦은 편이었고, 거리도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가까웠으며, 일을 잘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끊임없이 공부를 해서 회사의 생산성에 기여를 할 필요도없는, 또 승진을 위해서 발버둥을 칠 필요가 없는. 그냥 그런 직장이었다.
그런 만큼 그다지 미래 장래성이나, 그런 것은 없어서 개인 공부를 하면서 생계를 해결할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고, 학생들이 방학때 잠시 왔다가 떠나는. 그런 곳이기도 했다.
정말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그런 것 때문에 너무 막막해서 쉬는 날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하릴없이 게임만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도저히 집필이라던가, 그런 게 잡히질 않았다.
손이 덜덜덜 떨려왔다.
그러면서 느낀 건,
아, 나는 정말 말만 번지르르하게 했지, 준비된 게 하나도 없었구나.
퇴사를 해야 한다라고 열심히 외치고 마인드 단련이라는 이름의
이론 공부는 열심히 했지 실행에 옮긴 건 하나도라고 할 정도로 없었구나.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두려워하고
소통하고 만나기를 두려워했기에
주위에 오는 사람도 없었구나
충분한 행동을 하지 않았구나.
그래서 사업 현장에 나가서
나랑 비슷한 사업을 하면서도
잘 나가는 사람들을
괜히 마음속으로 시기 질투하면서
망해라, 망해라. 저런 드러운 인간은 안돼, 하면서
질투했었구나.
그러면서 내 위에 누가 있는 걸 못참아하는 게
내 현주소였구나.
나는 남들에게 말할 때에는
그렇게 월급받고, 술마시고 욕하고 또 월급받고
그런 매일같이 불안한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미친듯이 게임에 몰입ㅂ하고...
또 같은 생활을 반복하는 게
인생 망치는 길이라고 아주 성토를 했지만
정작 나 자신조차,
그냥 사는 습에 젖어서
생각을 하지 못하고
그런 사람들이 갖는 틀에서
머리만 빠져나와있지
나머지는 빠져나오지 못했구나.
회사 밖으로 나가서 일하면서
수없이 깨지고 욕먹고 할까봐 두려워서
지금처럼 살고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