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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그만 두는게 두렵다 3

by 김케빈

요새 며칠 동안 밤잠을 설치고 있다.

잠에서 깨서 일어나도 잠을 잘때도 충분히 개운하게 자지 못한 것 같고

자다 일어났을 때 나는 항상 베게를 끌어안고 있고

항상 온 몸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어질어질해서

사실 무언가에 집중을 하기가 어렵다.


단순히 요리를 하고, 재료를 준비하고, 하는 데에

온갖 걱정거리와 잡생각 때문에 집중이 되질 않아서

거의 두 시간이나 되는 시간이 걸렸다.


해먹은 닭볶음탕은 맛잇게 되었고

집에서 엄마가 해 주는 닭볶음탕만 먹다가

스스로 요리를 성공해내자 해냈다는

성취감도 차올랐다.


이런 상태의 나에게 있어서 사실 사업을 위해

직장을 잠시 그만둔다는 건 핑계이기도 하다


쉬고 싶어서라는 핑계

우습게도, 돈 때문에 매일매일 걱정을 하면서

내가 하고 있는 건 돈을 더 많이 주는 회사를 가는 게 아니라


회사를 때려치는 거다.

회사 내에 조직생활하면서 겪는 어려움이라던가

그런게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그냥 나 스스로에 대한 문제가 전부여서

나태해지고 늘어져가는 나 자신에 대한 문제가 전부라서


오히려 깨어나기 위해 그만 두는 거에 가깝다.

시간이 없다, 시간이 없다 하는 것도

솔직히 핑계고


쉬는 날도 있고, 아침, 오전에 비는 시간도 있다.

한 두세시간 정도.


하지만 쉬는 날에는 일하는 날 동안 겪은 몸이 고된 것 때문에

오늘은 쉬어야지..하기 일쑤였다.


일하는 날에는 그렇게 잘만 써졌던 줄거리가 소설이

쉬는 날에는 정말이지, 내가 좋아서 시작했으면서


'또 일해야 해?'

'남들이 일하는 시간에 일하고, 쉬는 시간에도 나는 일하는데 쉬는 날에 또 일해야 해?'

하는 보상심리 때문에 쉬는 날에는 일이 잡히지 않았다.


거의 한달 가까이 쉬는 날에는 집필을 하는 것도 아니고, 쉬는 것도 아닌,


집필해야 되는데,

운동해야 하는데

살빼야 하는데

아, 주식도 공부해야 하고 회계도 공부해야 하는데

출판사도 차려야 하고

포토샵 공부해서 책 디자인도 해야 되는데

아, 취미생활로 일러스트 그리는 건 언제 배우지.

정신건강 관리도 해야 되는데

요리하는 것도 많이 연습을 해서

맛있는 거 이것저것 만들어 먹는 연습도 해야 되는데

맞다, 집안 청소.




젠장.

써놓고 보니 미칠 것 같은 지경이다.

매일매일 끊임없이 해야 되는게 많아서

시간 분배를 안하고 목적을 안 정해놓으면 할 수가 없을 정도로 많고

빼고, 안 빼고 선택지 문제가 아니다.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게 많고

안 하면 스트레스로 돌아오는 것 투성이다.


진짜 일을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로 사업을 시작하고

이것저것 부업으로 일하고 그렇게 해서 일하는 시간이

회사 다니는 시간의 절반으로 줄이지 않는 이상


하루에 저 많은 일을 한다는 건 어...음..

띵가띵가는 고사하고 진짜 열심히 살아야 할 판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사업을 한다고 했지만

살아오면서 몸에 찌든 습이

남이 시키는대로 하는데에

익숙해져 있는 상태다.


그런 게 마음이 안들어서 욕을 해보라고 하면

아주 세상 끝날 때까지 하지면


너에게 생각을 해 보라고 하면

하아, 스스로 머리를 생각을 하고

마음이 가는 결정을 내리는게


어떻게 이리도 힘든지

규칙적으로 루틴이 있는 생활을 만드는 게


어찌나 어려운지

참 한숨이 나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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