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그만두기가 두려운 건 준비가 덜 되어서였다. 2년이라는 기간이었지만 6개월동안이 이론 교육이었고, 한 3,4 달 정도는 첫 번째 사업이었고. 사업이 망한 후 멘붕이 왔을 때에는 쥐죽은 듯이 4~5 개월을 그냥 회사를 다녔고 그 이후로 새로운 사업을 준비했다.
그게 지금 하고 있는 책쓰기 사업이다.
나도 책을 쓰고 책 쓰는 방법을 가르치는 강의를 연다
그 다음은 솔직히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안 그래도 걱정이 많은데 걱정을 사서 하기도 싫고 말이다.
문득 든 생각인데 학교에서 리아섹 검사를 해보면 SE, AE 가 번갈아서 나오기는 했었다
뭐, 그런데 사람에게 관심이 있었고, 서로 아는 분야를 이야기를 하는 건 즐거운 일이었지만
진짜 서비스직처럼 아이고 고객님. 이건 정말이지....나랑은 최악의 상성이었다.
숙달이 되어서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일(C) 를 하는게 같은 강도라면 차라리 나을 지경이었다.
뭐, 속칭 노가다라고 불리는 반복되는 일도 글쓰기 같이 이런거런 걸 조합하는 방식의
창의력 발휘하는 게 아니라
정해진 룰이나 틀이 있고 하는 건 정말이지 못하는 편에 속하긴 하니 말이다.
아무튼 돌아가서 회사를 다니다가 완전 때려치는 건 진짜 못하겠다 싶었다.
아직 준비도 안되었는데 나오는 것도 그렇고,
내가 친구마냥 몇천 만원을 들고 있어서 년 단위로 전문직 준비하는 친구같은 사정도
아니니 말이다.
다행이라는 점은, 내가 부모님의 노후 대비를 해 드려야 할만큼 집안이 가난한 게 아니라서
다른 사람들이 부모님챙기랴, 자기 인생 챙기랴 하면서 이중고를 겪을 때
나는 그런 걸 해야 된다는 부담이 없으니 안심이라는 거?
좀 슬픈 점이라면 주변에 나와 비슷한 수준의 생활수준을 누리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거?
... 왜 부자들이나 백화점 VIP로 오는 사람들이 줄줄이 끼리끼리 모여서 오는지
나름 뇌피셜을 굴리는 수준으로 좀 알 것도 같지만. 같은 눈높이에 있는 사람이 없어서?
음...굳이 그런 걸 알려고 들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솔직히 그런 모든 문제에 해답을 다 달려고 하다가는
내가 내 명에 못살겠으니 그냥 저사람들은 저렇게 사는구나 하고 말련다.
다시 돌아와서 일을 다니지 않는 기간은 딱 정하는 게 좋겠다.
우선 내가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집 앞에 있는 편리한 직장으로 못 돌아간다면?
젠장. 머리가 아프고 한숨이 나오긴 하겠지만, 생활비에 여유가 없으면
생산직이라도 두세달 일해서 바짝 번 다음
목돈을 모아놓고 사업 준비를 하던가 해야겠다.
솔직히 내가 일을 못한 것도 있지만
으, 이 시나리오는 개인적으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다니는 회사가 마음에는 안 들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이런저런 터지도 없고 자유도가 좀 있으니
단점은 돈 받는거 외에는 배울 게 없다는 거...?
하지만 그건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일 거 같다.
일단 회사가 돈이 당장 필요하기 때문에 들어가는 거지
뭘 배우려고 들어가는 데는 아니니까
뭘 가르쳐주고, 어쩌고저쩌고 한다면
그건 회사가 아니라 학교이니 말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배운 것들은 음...
소설 소재로는 써먹을 수 있지만
자본주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거랑은 거리가 멀어서.
그리고 시간을 너무 길게 잡으면 늘어지니
한 세 달 정도로 끊어서 '사업에 완전히 성공해서 회사일을 하지 않고 현대 사회의 노예로부터 탈출한다.'
라는 굉장히 이루기 힘든 목표보다는
'블로그 이웃을 500명(이웃 60명인 나에게는 엄청 많은 것 같지만...) 정도로 만들고, 팔아먹을 책과 강의의 양과 퀄리티를 올려서, 한달에 10,20 이라도 좋으니까 부수익을 챙기자.' 라는 내 사업의 목표.
사업으로 벌어본 돈이 1,2 만원 수준인 나에게는 저게 엄청 많아 보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사업에 올인을 해서 뒤가 없이 갈 생각은 없다.
진짜, 그러면 고통스러워서 집필이고 소재고 뭐고 제대로 떠오르지 않고
책이던 강의던 만드는 양은 많아질지언정 스트레스를 극도로 받아서
퀄리티를 나중에 올린다거나 그런 건 상상도 못하게 된다
그리고 '회계를 공부해서 부업으로 일을 받을 수 있는 곳에서 일을 받아서 일한다.'
'운동을 해서 10kg를 뺀다.' 등등.
뭔가 목표가 많기는 하지만, 세 달정도라면 이런저런 리스크가 있기는 하지만
감내할 만도 있는 것 같다.
역시, 완전히 영원히 회사원으로는 빠이빠이다, 하는 건 무리가 있는 것 같다.
처음부터 무리한 계획을 세우는 대신,
좀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야겠다.
세 달정도 일을 그만두는 것에 그쳐야겠다.
말로는 영원히 회사 안 다닐거야! 라고 외쳐놓고
돈 떨어지니까 인상이 썩어서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내 능력을 인정하고, 최악의 상황을 잘 알수 있게 가정해 본 다음
시간을 버는 동안 조용히 준비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