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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탈탈

by 김케빈

역경으로부터, 역경으로부터

성장의 극복은 역경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좋겠다,

이러저러하면 되겠구나


수만가지 생각이, 수많가지 해결책이라고 하면서

이 세상 모든 일에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고

알아야하고, 또 알아야 하고


절대로, 절대로 그냥 아, 그런가보다, 그렇구나

받아들이질 못하게 하는


수만가지의 자기중심적인 생각은

고통이 되어서


어제도 오늘도 지금도 나를 짓누르고

눈을 멀게 한다.


원래 피곤한 게 아니라 생각을 피곤함과

괴로움과 고통을 만들어서


또 스스로를 감옥에 가둔다.


잠시라도, 그런 생각의 늪이 끊어지고 평온한 것은

일어나서, 몸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지고, 그럴 때의 잠시일 뿐

아차, 하고 정신을 놓는 순간에


잡생각 따라서 또 뜨는 생각 따라서

병의 꼬리표가 붙어있는 수만가지 생각에


고통받고, 떨쳐내고,

또 고통받고


그런 생각을 만들고 있는 나를 또 떨쳐내고, 떨쳐내도

마음의 갈등이라는 놈이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이런 것들에 대해, 직업병이다, 하면서

변명을 대지만, 이건 마음의 병이다.


내가 소설을 쓰는 것도, 잘 써지고 익숙해진

이 병을 탈탈탈 털어내는 과정에서 생긴 부산물들을

그냥 올리는 것이 소설의 다인데


내가 쓰고 싶은 글은 이런 글이 아닌데

하면서도, 털어낼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그냥 나는 미친듯이 이렇게 글을 써서 올린다.

마음의 때를 해소하고 털어놓기 위해 글을 쓴다.


누군가는 보겠지,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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