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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절머리나

by 김케빈

역설적이게도 마음이 평온할 때에는 손이 생각을 따라가지 못할만큼

이렇게 글이 긴 글이 술술술 나오지를 않는다.


그냥 그대로, 있는 것만으로 평온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고통 속에서는

어찌나 잘 나오는지 모르겠다.


창작의 고통도 뭣도 아니고 그냥 와르르 줄줄 쏟아내는 게 다인데

나는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막 이렇게 써제끼는 건데 .


나는 남들에게 늘 좋은 모습, 여유로운 모습 행복한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데

이런 불행한 모습 따위,보여주고 싶지 않은데.


나는 당신네들에게는 불행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블로그를 운영하고, 이웃이 늘어나고 댓글을 중에서는


이런 나의 고통스럽고 외로운 부분을

정말, 뱀처럼 파고들어서

돈을 쓰게 하는 족속들도 있는 것 같아서 치가 떨릴 지경이야


피해의식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것들이야 많이 겪었지

그러면서 자꾸자꾸 내 잠재의식속에

'난 안될거야.' '남들이 성공할 때 나는 거꾸러질 거고. '

'그래서 나는 또 절망하면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남을 욕할거고'

'그 사람들은 나에게는 신경도 안 쓸거고. 관심도 안 가질거고.'


이런 게 마음에서 수십억 개씩 떠올라

몽땅, 태워버리고 싶어

몽땅 다 게워내버리고 싶어.


필요없어. 필요없어.

이런 고통따위 필요없어.


그러니까, 다 사라져버려.

다 사라져버려.


스스로가 발목을 잡고

스스로가 고통을 받고

혼자 고민하다가 혼자 무너져버리고


이젠 정말 싫어

진절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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