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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음

by 김케빈

차라리 착하고 바르게 사는 것과는 거리가 동떨어진

글러먹은 인간이라는 걸 인정을 했다면


애써 위선을 부리지는 않기로했다.

차라리 그게 마음이 편했다.


착한 척 예쁜척, 하면서 위선을 떠는 것보다

나 이렇게 드러운 자식이고 막장에다가

위험하기 짝이없는 사상을 가지고 있는 놈인데

어쩌라고.


그게 차라리 편했다.


웃기는 건 그런 내가 말하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그런 사상에

멋지다면서 옳다고 박수를 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다 .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 나는 웃을수도, 울 수도 없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할 뿐이다.


내 마음의 밑바닥을 까고서 노골적으로 욕이 들어간 소설을 사서 본 다음

'다음 권 언제 나오냐.' '신간을 달라' 하는 걸 보면


참 감사한 일이지만, 내 마음을 비추는 거울 같아서 좀 씁쓸하다.

내 부정적인 마음을 비추는 거울 같아서 씁쓸하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씁쓸해하는데,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은

멋지다면서 짝짝짝 박수를 친다.


정말 개나소나 다 할 수 있는 걸 그냥 하고 있을 뿐인데

내가 뭐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 이렇게 글 쓰는 것도 아니고


그냥 꾸준히, 하던 거 할 뿐인데,

특별하다느니, 멋있다느니

날것의 맛이 있다느니 하니까


좀 낮뜨겁기는 하다.

그래도 참, 고맙다.


이런 나를 그렇게나마 알아주고 응원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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