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간의 성장일기
거의 일주일동안 미친 듯이 빠져서 살았던 게임을 지워버렸다.
갑자기, 뜬금없이 하고 싶어서 시작한 게임이었는데, 그게 하루 이틀이 넘어서 며칠동안, 집에도 안 나가고 며칠동안 하다보니까, 서서히 게임중독 증상이 오더니 두통에 불안에 고통에 시달렸다. 그래서 마음으로 딱 포기를 해버렸다. 게임 안에서 주는 좋은 장비나, 그런 거를 포기를 못하고 있다가, 딱 포기를 해 버렸다. 게임을 하면 할수록 처음에는 즐거웠다가 내 할 걸 포기하면서까지 게임을 하자 고통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게임을 날려버렸다. 캐릭을 삭제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옛날에 그렇게 그 게임을 끊어버리려고 캐릭터가 열 개가 넘는 캐릭터를 날려버렸는데, 나중에 게임이 하고 싶어지자,그 때 날려버렸던 직업군과 같은 류의 캐릭터와, 새로 나온 캐릭터까지 해서 더 많이 키웠었다.
그렇게 자신이 공들여 키운 캐릭터를 날려버린다고 해서 그 게임을 다시 안하게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전에 잃어버렸다, 하는 마음 때문에 더욱 더 게임에 심하게 중독되어서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오늘까지 했던 게임 역시 마찬가지였다.
불편해서 돈을 쓰고 캐릭터를 이쁘게 만들고 싶어서 돈을 쓰고,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시간을 투자하고...그런 것들이 일주일 만에 현타가 와 버렸다.
캐릭터가 강하지 않아도, 딱히 상관이 없었고, 이쁘게 꾸미는 데에는 정말 1,2 만원 정도면 충분했다. 게임에서 하는 이거 준대, 저거 준대 하는 이벤트, 혜택....그런 걸 포기하는 게 어려웠다. 캐릭터가 강해지는 것과 관련이 있었으니까.
게다가 내가 일주일동안 했던 게임은 스토리도 방대하고, 흥미로운 점도 많아서, 내가 나무위키를 보면서 정말 구석구석 스토리를 읽어보기까지 했었다.
나중에 내가 좀 세계관이 넓은 판타지를 쓰게 되면, 음, 아마 일부분을 녹여서 쓸 수 있을테지만, 너무나도 괴로운 일주일이었다. 그냥 즐기기 위한 게임이 캐릭터가 강해지고, 어쩌고저쩌고 하기 위해서 하는 건 참 괴로운 일이었다.
나는 짧은 기간 안에 내가 게임을 했던 기록은 그대로 두고 게임을 날려버렸지만, 정말 절망스럽고, 힘들고,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이나, 내가 했던 게임에 목숨을 걸 듯이(다크 게이머로 지내는 사람들이나) 그런 사람들 역시 봐 왔기에, 나는 재빨리 그만두었다.
나에게는 게임보다는 현실세계에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게임을 놔 버리니까, 매일매일 숙제처럼 여겨졌던 것으로부터 오는 짐이 사라진다.
주말에 카페를 가서 여유롭게 창작활동도 하고, 그러려고 했는데, 하루를 날려먹고 얻은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