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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가르쳤던 도덕은, 이제 혐오의 대상이다

by 김케빈

남에게 헌신하고 봉사하고 다 내주고, 배려하고

옛날 옛적에 어른들은 그렇게 우리들을 가르쳤다.


그게 옳은 거라고, 그게 도덕이라면서


우리는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으나

돌아오는 건 비웃음과 무시, 기만이었고


그런 비웃음과 무시 기만은 혐오를 낳고

편을 갈라 수만 개의 집단이 수만 개의 집단을 향해

서로서로가 혐오와 증오를 내뿜으며

싸우게 되었다.


자기를 잃어버리고

상식이라는 탈을 쓴, 대중의 사상에

잡아먹힌 괴물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자신과 다른 이들을 마치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여기거나

그들에게 어떻게 하면 고통을 줄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까지 하는

그런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물론, 헌신하고 봉사하고, 다 내주고 배려하고.

그런 건 분명 서로 부딫히지 않기 위해서는 좋은 방법일 거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그렇게 내 주면서 서로가 행복하게, 행복하게 지내는

그런 사회는 이제 없다.

그런 유토피아 같은 세상은 없다.


모두가 선인장, 고슴도치가 되어버려서

피에 젖은 채 울부짖고 있고, 서로를 찌르면서

광소인지, 통곡인지 모를 비명을 질러대고 있는 모습이

지금의 인간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이상주의에 절망하고,

증오를 품고, 그게 없애야 될 대상으로 규정되면서

증오가 증오가 쌓인 것일이도 모른다.


그렇기에 옳은 말은 금새 혐오의 대상으로 규정되어

지탄을 받고,

통렬한, 혹은 극렬하거나 혐오가 잔뜩 담긴 말은

그게 개인의 극단적인 의견이건만,

마치 그게 다수의 공감을 받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진리인 양 통용되어서 그에 반대하거나 반박하는 의견을 내는 이들을

공산주의의 반동분자나, 조직의 배신자 취급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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