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소원
새해 첫날이 밝았다.
나는 전날 게임에서 유저들과 신년맞이를 하면서
늦게 잠이 들고서는, 해가 뜰 때가 되어서
헐레벌떡 일어나서는, 전망이 좋은 곳으로 해돋이를 보러 갔다.
그런데 아뿔싸, 그 올라가는 곳은 1차로 산길이어서
사람들이 해를 구경하고는 줄줄히 내려오느라
나는 인상을 박박 쓰면서
도로 내려와서는 현타가 와서
집안에 틀어박혀서 유튜브나, 인터넷 방송 같은 걸 보면서
허한 내 마음을 달랬다.
회사를 그만두고나서
처음에 며칠은...음
솔직히 글을 쓰기가 진짜 싫었다.
글이 안써졌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예전에는 그렇게 1년을
모은 돈이 다 떨어질 때까지 혼자서 보냈던 반면
이번 년도는 그 때 당시 환경의 중요성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돈을 더 많이 쓰는 한이 있더라도,
며칠 뒤로는 서울로 환경을 옮기고
글을 쓰는 곳도 후크 사무실로 옮겨서
글을 쓸 수 밖에 없는 환경으로 만들어 놓고,
내일은 나의 성공을 기원하는
그런 의미에서
한강뷰갸 보이는 멋진 곳에서
고고하게 글을 쓰면서
1박 2일을 보내는 계획을 잡았기에
음...
솔직히 다행이라고 여긴다.
새해가 되기 전,
여행을 가야지, 여행을 가야지.
강원도로 훌쩍 떠나야지 하고
결심했던 건
2박 3일만 멋진 풍경이 있는 곳에서 2박 3일만
여행을 다녀와서 힐링을 하자고 생각을 했던 건
음...
솔직히 날씨가 추워서
전국에 한파가 몰아쳐서
진짜 가기가 싫어서
칩에 틀어박혀서 백수짓을 하면서
친한 통생이 놀러오는 날만 손꼽아서 기다렸다.
그리고서는 정말 그 동생이 놀러왔을 때는
정말 원 없이 떠들면서,
1박 2일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동생을 마중을 보내주고 나서는
정말...
엄청난 허무함과 상실감에 시달렸다.
뭔가 엄청난 외로움 같은 거에 시달렸다.
아마, 그동안 외로움 같은 걸
당연하게 품고 지내고 있었는데
그게 한 번 해소되고 나서, 충만한 상태를 느끼니까
그런 해방감을 더 찾게 되어서
솔직히...같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은 좋았지만
상실감 때문에 차라리 혼자서 고독하게 여행을 가서는
생각이라도 많이 할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외로움에 파묻혀서 며칠을 지내다가
그래도 새해 첫 날은,
정말 아무것도 안 하는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아서
이렇게 꾸역꾸역 카페에 와서 글을 쓰는 게 현재의 상태다.
솔직히...소설.
못 쓰겠다. 너무 힘들다.
상상력도 빈곤하고,
생각이라는 건 아예 하지 않고
바보처럼 생각이라는 건 하는 방법을 잊은 채
그저 본능에 휩쓸려
이리저리 움직이나 보니 바보가 되었다.
예전의 장편소설 영광..
솔직히 잘 모르겠다.
영웅전을 쓰고 싶지만
잘 쓸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끝마무리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걸로 성공할 수 있을지느 더더욱 모르겠다.
내 삶의 많은 부분이
취업을 해서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과
불안정한 미래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차마 연락으 하지 못하는
내 못난 모습만 자꾸 떠올리는 게
그리하여 세상으로부터 자꾸 도피하는게
내 일상이 되어 있었다.
그냥, 현실의 무게에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그래서 이렇게 카페로 왔다.
이 와중에도 꿈으로 도피해서는 안된다는
전직 작가였다는 사람이
유튜브 어디에서 누군가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해서, 정신적으로 사망을 해서
자신의 인생을 포기한 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
그런 삶을 살게 되는 건, 죽음보다 못하다.
하루하루를 자신의 나이가 몇살인지를 뼈져리게 느끼면서
나이보다 배로 정신적으로 늙어가는 건...
죽음이다.
난 살고 싶다.
그래서, 나는 외로움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새해 소원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