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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사실

by 김케빈

책을 쓰다보면 느끼는 건


나는 마음만큼은 연출력 좋은 프로 작가들처럼 글을 잘 쓰고 싶어서

굉장히 그럴듯하고 멋있는 줄거리를 짜지만


실제로 그런 줄거리를 가지고 글을 쓰려고 하면

내가 쓰고 싶었던 글이 아니게 되거나

끝도 없이 늘어지게 되어서


쓰는 나조차도 재미를 못 느낄만큼 재미없는 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좀 까놓고 말하자면, 나는 그런 프로들만큼 공부를 하고 노력을 하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에


그냥 내가 딱 노력을 기울인 만큼만 잘 쓰는 거고

내 그릇 만큼만 딱 잘 쓰는 것 같다.


한마디로, 초보자 수준이니, 나오는 글도 초보자인데,

전문가의 수준을 바라니,

그런 욕심만을 바라니

당연히 불만족할 수 밖에 없었겠구나, 하는

깨달음이 들어서


마음이 복잡했다가, 편해졌다.

그래, 뭐, 못쓰는 선에서

쓰레기같은 원고가 되더라도

완결을 지어야지.


그 뒤에 개선을 하는 건

나중에 해도 늦지 않고

설령 시간과 힘이 부족해서 ]

못 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생각으로만, 망상으로만 늘어놓다가

끝을 못 짓고 슬퍼하는 것보다는

정말 하찮기 그지없더라도

완결을 지으면,

완결을 내고서도 극도로 슬플지언정

미련은 남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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