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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케빈 Oct 03. 2022

외로움

누구나 지고 살지만, 내 것만 유독 짙어 보이는 그 감정 

회사를 세운다고, 서울에 와 있다.

사업을 하기로 결정을 짓고, 서류를 쓰는 순간인데

지금 다니는 회사는 한 달뒤에 그만둔다는 말을 했는데도


너무나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꿈을 꾸는 것 같고, 혼란스럽다.

기뻐해야 할지,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떤 때에는 그 온도가, 확 와닿았다가도,

또 어떤 때에는 내가 그런 일을 해 낼 수 있을까에 대해

두려움에 떨다가, 최악을 생각해보고서

그래, 최악이더라도, 그냥 실업자 신세가 되어서 

다시 돌아오는 거지. 하는 거지.


그런데, 그런 두려워하는 게 사실 하나가 더 있다. 

그건 외로움이다. 


애매하게 벌고, 집으로는, 내 개인적인 공간이 있는 곳으로는

내려갈 일이 점점 줄어들어서

해결되지 못한 외로움을 안고서

남들이 보기에는 충분히, 살아남아서 제 몫을 하고 있는데도 

어떻게보면 남들에게 부러운 삶을 살고 있게 되었는데도 

어디에도 그런 외로움을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내 울음소리가 다른 사람에게 들릴새라, 

베게에 얼굴을 묻고 우는 삶이다. 


그런 외로움을 안고 사는 나를 보고 옆에서

외로운데, 여자친구 사귀는 게 어떻습니까, 라는 말에

홀랑 넘어가서 무거운 책임을 짊어지는 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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