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세상 가렵니다. 그 이후의 삶은 살고 싶지 않아지니까요.
자신에게 솔직해지라는 말.
이 말이 나에게는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말인지 모른다.
자신에게 솔직해지라는 말은
자기를 대중앞에 드러내라는 말이고
폭우처럼 빗발치는 남들의 평가의 시선을 견디고
가장 자기 마음의 약한 부분이
비웃음 당하고 무차별적으로
찢어발겨질 수 있도록
우리가 주는 트라우마를 받고
고통스럽게 몸부림쳐라.
변화를 멈추지 말고,
그 고통의 몸부림을 치면서
너가 피를 흘리면서 써내려가는
영웅담을 보고서
우리는 환호하고 싶다.
사람들이 환호하는 컨텐츠의 정체.
자기를 드러내라는 말의 실체를
내가 느낀 것은 이러한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양지에서 나를 드러낸 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필명을 걸고 내 모습과 감정을 능숙하게 숨길 수 있는
가상 공간에서
사람들 앞에서는 차마 말하지 못한, 솔직한 이야기를 쓰면서
행복하게 지냈을 텐데.
후회할만큼 후회하고 그리워할만큼 그리워하고.
이제는, 보일 걸 다 보인 다음에
자, 이게 솔직한 내 마음입니다.
방아쇠를 당겨서, 나를 쏴주세요.
하고서 세상에서 퇴장해버고 싶다.
솔직하게 나를 드러내면 수치심 때문에 죽어버릴 거 같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