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움

쫓기듯 지낼 때

by 김케빈

소설을 쓸 때, 책을 쓸 때

특히 공들여 왔던 소설을 쓸 때


이렇게 빨리 써 버리면

뭔가 소중한 선물이라던가

맛있어서 아껴먹으려던 음식들을


한입에 털어넣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전문적으로 웹소설을 쓰는

특히 돈벌이를 위해 웹소설을 쓰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만들어놓는

컨텐츠들을 보면


특히 한 번 쓴 글은 뒤도 돌아보지 말고 새로 쓰라는 말을 들으면

싫을 때가 많다.


쓰고 나면 괜찮은 글이지만,

읽다보면 못다한 이야기들이 참 많다.


그런데도 꼭 그런 말들이 있다.


'기존에 쓰던 게 제일 좋다'


'괜히 리모델링을 하느니 새로 써라.'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라는 말은 좋다.


하지만, 작품을 쓰는 걸 그렇게 돈만을 가지고 쓰면

계속 샘솟아야 할 즐거움이나 열정을 희생시키면서

써야하지 않을까?


그런 강의가 맴돌때 마다 너무 괴로웠다.

그래서 그냥 마냥 도피하고 싶어서


시나리오를 써 놓고서

옆에 가져다 놓고서도


정작 소설 내용은 다른 내용을 쓰고 있는 내가

싫었다.


결과는 내야 하는데, 속도는 내야 하는데

내가 언제까지 설레는 마음으로 쓸지도 모르는데

퀄리티를 떨어뜨리고 싶지 않았다.



주인공들의 감정선, 이런 것도 제대로 잡혀 있지 않고

서로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잘 알지조차 못해서


한명 한명에게 몰입을 해가면서 연기를 해가면서 썼어야 했었다.

심신이 지치면 머리로 생각을 하면서 이러지 않을까, 하면서 추측을 하다가


글이 이리 갔다가, 저리 갔다가

한숨과 함께 몇 시간이 지나고 말 뿐이었다.


시간이 좀 더 많으면 좋으련만


나이가40,50대인 사람들이 보기에

나는 젊은 나이이긴 할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순수하고 설레는 내용의

모험을 떠나는 내용은 쓰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부조리한 사회를 갈아엎고 폭로하는

그런 내용을 쓰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은 딱 그 중간 정도에 있어서


너무나도 현실성없고, 깊이가 없었던 연애를 썼던 20대 초반과는

좀 다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꾸 현실의 얘기를 꺼낼 지도 모른다.


지금 쓰고 있는 작품 다음에 내가 쓰게 될 작품에 대한 시나리오를 써 보았다.

아예 교육 시스템 자체를 모종의 방법으로 붕괴시키고, 새로 교육 시스템을 만드는

그런 이야기였다.


지금 쓰고 있는 이야기는 주인공들이 여러 사람과 다양한 사건을 겪으면서 성장하고

더욱 더 성숙하고 아름답고, 멋진 그런 사랑을 하는 성장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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