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은 모든 아이에게 열려있다.
“제가 그렇게 똑똑한 편이 아니어서요, 부모가 영재가 아닌데 아이가 영재일리 없잖아요.”
“우리 아이가 그걸 잘해서 다행인데 다른 것은 다 못해요. 그런 기대는 안해요.”
“다른 아이들에 비하면 집중도 잘 못하고 산만하고 말 배우는 것도 느려서 영재는 아닌 것 같아요.”
어떤 부모님들은 ‘영재’라는 단어를 들으면 이렇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그 반응 속에는 다양한 마음이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우리 아이는 영재가 아닌 것에 대한 단념과 체념 또 우리 아이가 평범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비교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 또 하나는 혹시 정말 그런 가능성이 있을까 하는 작은 희망이지요. 그리고 대부분은 영재는 수학과 과학 같은 특정 분야에 한정하여 타고나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 희망을 일찌감치 접어버립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요? 영재는 일부 높은 지능을 가진 아이들에게만 주어진 하늘의 특권 같은 것일까요? 지금 우리 아이 안에도 숨어 있는 잠재력일 수도 있을까요?
전통적 영재 vs 현대의 영재
많은 사람들은 ‘영재’를 떠올릴 때 전통적인 영재의 개념을 떠올립니다. IQ가 150이상 높아서 멘사에 가입하고, 가르쳐 주지 않아도 숫자의 개념을 알고 수학 경시대회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아이, 과학 발명대회에서 상을 휩쓸며 각종 개념을 꿰뚫는 아이. 하지만 현대 뇌과학과 발달 심리학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새로운 관점을 이야기 합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조셉 렌줄리(Joseph Renzulli)는 영재성의 3가지 조건을 이야기 합니다.
-평균이상의 지능(General Ability)
-높은 과제 집착력(Task Commitment)
-창의성(Creativity)
그리고 이 세가지는 모두 타고나는 고정된 특성이 아니라, 환경과 자극에 따라 얼마든지 길러질 수 있는 후천적으로 발달 가능한 영역이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높은 지능은 소수에게만 허락된 것이다?
사실 많은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는 지능이 높은 편이 아니에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어느 정도 되면 지능이 높다고 할 수 있을까요? 미국에서 예전에는 ‘영재’의 높은 지능의 기준을 IQ 130이상을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평균 이상의 지능 IQ 110이상으로 넓히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영재 교육에 해당하는 아이들의 범위를 평균 이상의 지능인 아이들로 넓혀 상위 10% 이상의 아이들이 영재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또 지능은 단순한 수치로 태어날 때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어떤 환경과 자극을 받느냐에 따라 뇌가 발달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뇌의 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고 합니다. 운동을 하면 근육이 강하게 발달하듯이 뇌도 동일한 자극과 반복적인 훈련을 하면 강하게 발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뇌를 가장 발달하게 하는 뇌 운동이 무엇일까요? 바로 책 읽기입니다. 독서는 눈으로 글자를 읽는 단순 행동을 넘어서 뇌의 총체적인 부분을 다 사용합니다. 눈으로 문자를 인식하고, 언어 정보를 의미로 변환시키며, 인물의 감정에 공감하고,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 등 복합적인 뇌 활동인것이죠. 이렇게 책을 꾸준히 읽게되면 아이의 뇌가 점점 발달하게 되고 지능을 키우는 가장 강력한 훈련이 되는 것이지요.
과제 집착력은 타고 나는 것이다?
많은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는 집중력이 약해요.”, “아이가 산만해서 끝까지 하지 못해요.”라고 이야기 하십니다. 하지만 과제 집착력은 선천적인 능력이 아니라, 몰입의 경험에서 자라는 후천적인 특성입니다. 아이들은 모두 자신만의 몰입 포인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그림을 그릴 때, 어떤 아이들은 시계를 분해할 때, 어떤 아이들은 레고를 조립할 때 깊이 몰입합니다. 그 몰입하는 시간이 무엇인지 부모가 관찰하고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건 별 능력이 아니야.”라고 무시하지 않고 지지해주는 것이 시작입니다. 가장 큰 착각중에 하나는 수학과 과학 같은 분야에서 몰입하는 것만 영재라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몰입의 가치는 특정 분야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어떤 아이는 자신의 감정 표현에, 또 어떤 아이는 친구 관계 속에서 놀라운 몰입능력과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그 모든 것은 그 분야의 잠재력이 있다는 신호입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간단합니다. 우리 아이가 무엇에 몰입하는지 관찰하고, 그 몰입이 성취의 경험으로 이어지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 몰입이 성취로 이어지면 아이의 자기 효능감이 높아지고, 그 다음에는 아이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만들어서 선택하고 그것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런 아이는 결국 과제 집착력이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영재성의 중요한 씨앗이 됩니다.
창의성은 특별한 아이들에게 주어진 능력이다?
‘창의성’이라고 하면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들에게 주어진 1%의 능력처럼 여겨집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 조차도 “나는 천재가 아니다. 다만 포기하지 않을 뿐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창의성은 대단히 새롭고 특별한 능력이 아닙니다. 창의성이란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과 경험을 이용하여 새롭게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는 능력’을 이야기 합니다.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경험과 재료 속에서 새로운 조합을 시도하는 것이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재료’입니다. 많은 재료를 가지고 있는 아이는 더 많은 이야기를 알고, 더 많은 정보를 접하고, 다양한 감정과 생각의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조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합니다. 그래서 다시 책이 등장합니다. 책은 아이에게 무한한 재료를 제공해 줄수 있는 곳간과 같습니다. 사실과 상상, 역사와 과학, 감정과 논리, 모험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곳간이 풍부한 아이들은 그곳에서 다양한 재료를 꺼내어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창의성은 어느날 갑자기 새로운 생각이 튀어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얼마나 다양한 분야의 재료를 쌓아두고 그것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느냐에 달린 결과물입니다.
모든 아이는 영재다.
하워드 가드너는 ‘모든 아이는 잠재적 영재다. 다만 그것을 발현시킬 환경과 자극이 필요할 뿐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아이들이 가진 잠재력의 씨앗을 찾아내고 그것을 자라게 하는 것은 부모님에게 달려있습니다. 아이의 가능성을 열기 위해 부모가 먼저 ‘영재성’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필요합니다. 영재는 태어나기도 하지만, 그것을 후천적으로 발견하고 개발해주지 못한다면 발현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우리 우리 아이가 가진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갖는 순간부터 우리 아이의 가능성은 열립니다. 아이가 가진 재능이 무엇일지 꾸준히 관찰하고, 그것을 지지하는 힘 그것이 바로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