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요양병원에 입원한 지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고 그렇게 빠르게만 지나갔다. 엄마가 병원에서 걸을 때 필요한 운동화를 가지러 오랜만에 엄마가 없는 집에 들려야 했다. 아무도 없는 텅빈 집을 보는 순간 마음이 불이 꺼진 듯 캄캄하게만 느껴졌다.
순간 엄마와의 6개월이 내 머릿속을 스쳐갔다. 매일 매 순간이 흔들림의 연속이였다. 엄마가 처음 조현병 진단을 받았을 때보다 치매를 진단받았을 때 내가 느낀 충격은 더 컸다. 앞으로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감당해보겠다고 이리저리 뛰었다.
허나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엄마의 몸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양쪽 발목수술 후 엄마는 걷는 게 불편해져, 이전처럼 편하게 걷지 못하게 되셨다. 당뇨와 골다공증을 오랜 시간 앓으시면서 치아는 약하디 약해졌다. 이제는 앞쪽 치아를 제외하곤 발치를 해야하는 상태가 됐다.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나는 매일 엄마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가 길게만 느껴졌다. 병원에서 전화가 오면 심장부터 두근거렸다. 그렇게 마음을 졸이며 6개월을 보냈다. 일상에 많은 부분에서 영향을 받았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다.
돌아보고나니 왈칵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엄마는 삼남매를 키우면서 얼마나 많은 순간 결정해야했을까. 이 중압감과 책임감 사이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보내셨을까하는 생각에 마음 한 켠이 아려왔다.
텅빈 집은 엄마가 없으니 이전같은 따뜻함이 없었다. 눈을 감아도 희미해지지 않는 그 따뜻함이 말이다. 언제 들려도 "우리 딸 왔어? 밥은 먹었어?"라고 말해주던 엄마의 봄의 온기 같던 따뜻함이 당연하게 느껴지던 시간이 마치 한순간 피고 지는 꽃처럼 사라졌음이 분명하게 다가왔다.
사람은 이렇게 겪어야 소중함을 느끼고 얼마나 가치있는지를 알게 되나보다.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참 크고 깊게 느껴지는 시간을 지내고 있다.
텅빈 집에서 엄마의 운동화를 챙기며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뒷걸음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을 먹어본다. 엄마가 그랬듯이 말이다.
(위 글은 효문화에세이로 효문화신문에 기재한 글을 브런치에 다시 올려본 내용입니다.기사는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기사출처링크 https://bit.ly/3vvpoCt )
나는 읽고 쓴다.
나는 듣고 쓴다.
나는 보고 쓴다.
나는 생각하고 쓴다.
나는 쓰므로 또 읽고, 듣고, 보고, 생각한다.
다재다능르코, 임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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