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보호자로 10년
'긴 병에는 효자 없다'
어머니의 보호자로 10년
조현병환자 가족으로 14년
직장인으로 10년을 보내는 기간동안
나는 어머니의 보호자였고, 보호자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10년이란 시간동안 익숙해지긴 커녕
더 쉽지 않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엄마와의 추억을 남겨두려 글을 썼더니
대단하다는 소릴 자꾸 들어
나 역시 대단한 사람이 아님을
솔직하게 남겨두고자 한다.
22살, 대학생이던 나에게 걸려온
전화한통
"OO야, 병원 좀 와줘"
해야할 일이 있었던 터라
무슨 일인지 확인했는데
대학병원 응급실인데
보호자가 오지 않으면
퇴원이 안된다고 했다.
사람들의 양해를 구하고
일을 정리하고 병원에 갔다.
가는 길에도 난 온통 투정뿐이였다.
병원에 도착하니 응급실 의사는
보호자로 온 나에게
설명을 했다.
정확히 더 검사해야겠지만,
정신분열증 이신 것 같습니다.
내일 외래를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정신분열증
(조현병이라고
정정되기전에 불린 병명)
순간 나는 머리가 새하얗게 되었다.
이성적으로는 병원에 가야한다였는데,
정신분열증이라니?
내가 머리로 이해하고 있는
정신분열증은
대부분 드라마,영화에서
하얀옷입고 묶여있었다.
아무리 받아들이려고해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우리 엄마가?
시작부터 강렬했던 엄마의 병은
시간이 갈수록
강도가 세지는 중이다.
환청과 망상, 환각 등의
상황들이 지속되고
조현병 환자가 뉴스에 나올때마다
숨이 막혀온다.
조현병은
언론에서 비춰지는 것과 다른데
일일히 설명하는 것도 지친다.
엄마는
조현병, 치매,
당뇨, 류마티스 등
평생 가져가야할 질병들을
다수 앓고계신 상황이다.
골절로 핀도 박고 계신다.
다른 병의 컨디션에 의해
조현병이나 치매도
같이 영향을 받는다.
경제적인 부분도,
사회생활에서의 제약도,
시간적인 소비도,
점차 많아진다.
노력을 정말 많이 해야했다.
정신분열증을 알고나서
난 3년간 관련 책을 읽었다.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나 자신에 대해서도
포기하지 않아야했으니까.
14년째 새롭다.
대체 어떤 부분에서
핀트가 어긋나
환각과 환청에 의한 이야기를
사실처럼 이야기하신다.
아무리 설명해도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다.
이럴때면 늘 쉽지 않다.
환각과 환청이 '믿음'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해결하는 방법에는
항상 에너지도, 비용도, 시간도
많이 든다. 점점 더 -
긴 병에는 효자 없다는 말은
그냥 가족 중 환자가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될지도 모른다.
나는 매일이 숙제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빈도가 점점 짧아진다.
엄마가 형제들과 내게 하는 말이
다르다는 걸 알았을 때부터는
더 힘들어졌다.
의존도가 나에게 훨씬 높으시기에
강도높은 말은 다 나에게만 하신다.
이 숙제를 어떻게
어떻게 풀어가야할지
더 고민중이다.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그래도 오늘도 살아간다. 또-
나는 읽고 쓴다.
나는 듣고 쓴다.
나는 보고 쓴다.
나는 생각하고 쓴다.
나는 쓰므로 또 읽고, 듣고, 보고, 생각한다.
다재다능르코, 임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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