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달간 '새싹챌린지'에 참여하여 다양한 주제의 글을 써보려 합니다. 매일 달라지는 주제로 글쓰기 리프레시를 해보고자 해요.
(좌) 고등학교때부터 기록해온 다이어리, 플래너 / (우) 지금 내 다이어리 디지털시대 그자체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프라인 기록을 좋아한다. 내 인생 절반이 기록이다. 중간중간 소실되거나 비어있는 공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해 온 일기들과 기록들에 내가 남아있다.
초등학교 때 숙제로 해가던 일기를 제외하고 내가 주체적으로 쓰기 시작한 기록은 고등학교 때 3월이 생일인 친구가 선물해줬던 다이어리였다. 하루 14시간을 붙어있는 고등학교에서 다이어리를 선물받고 친구가 스치듯 잘 쓰고있는지 물어보면 '언..젠가 검사할 것 같다'라는 두려움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다이어리를 썼었다.
속상했던 오늘, 즐거웠던 오늘, 힘들었던 오늘,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오늘이 그 속에는 가득하다. 그 오늘들이 모여서 기록된 일기장을 보다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오늘을 선택하여 살아가는 나를 본다. 기록은 나를 바꿔줬다. 그냥 막연하게 우울했던 감정들에는 이유가 있었고, 그 감정들 중엔 내가 그저 방법을 몰라서 힘들어야했던 원인도 들어있었다. 매일의 기록은 내가 되어갔다.
매일 아침 새기는 문장이 있다.
오늘은 오늘입니다.
나부터 합니다
매일 합니다
조금씩 합니다
꾸준히 합니다
이전엔 참 먼 미래에 괜찮아질거라고 생각했다. 하나 이 방법은 꽤 힘들었다. 눈앞에 마주한 현실이 녹록치않자 의미를 내가 잊어버리기 일쑤였다. 그러다 '현재'에 집중해야하는 방법으로 기록을 바꾸었다. 여전히 현실은 쉽지 않지만 나는 그저 오늘이 행복했는지, 오늘은 어떤 성취를 했는지, 오늘의 마음은 어땠는지만 돌아보기 시작했다.
오늘을 담은 일기는 남다른 힘이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최근 서울에서 '아임디깅'이라는 전시에서 다른 사람들의 일기를 보면서도 그 생각을 했는데 그 일기 속 문장들이 참 마음에 와닿기도 했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거나 전혀 예측치 못한 문장들에 감탄하기도 했다. 일기는 감정을 담은 단순한 기록같지만 무엇을 담아내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르다.
일기만 보아도 그날의 내가 다시 될 수 있다. 감정도 있었던 일들도 그 일들이 나에게 준 의미도 - 그리고 이 일기의 기록의 가치가 빛을 발하는 건 미래의 오늘의 나에게다. 그 날은 그저 오늘이였을 뿐이였는데 현재의 내가 과거의 오늘을 보았을 때는 아, 이런 일이 있어서 내가 지금도 할 수 있나보다라는 의미가 된다. 의미와 재미를 가득담은 일기 - 그 일기의 중요함을 알기에 오늘도 기록해본다.
나는 읽고 쓴다.
나는 듣고 쓴다.
나는 보고 쓴다.
나는 생각하고 쓴다.
나는 쓰므로 또 읽고, 듣고, 보고, 생각한다.
다재다능르코, 임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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