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씽킹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법
디자이너가 아니어도 OK
통찰력 있게 문제 해결을 하고 싶은
모두에게 추천하는 책
디자이너로 일하다 보면 무언가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있다. 제품(컨텐츠)을 판매하여 돈을 버는 커머스에서 일하다 보니 매출로 사업의 방향성과 결과를 이야기하는데 과연 디자인은 매출에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홍보 배너를 아무리 예쁘게 디자인해도 팔리지 않는 상품을 매력적으로 보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세일만 하면 그 세일을 홍보하는 디자인이 조금 아쉬워도 순간 매출은 솟구친다. 디자인 영역은 마케팅처럼 매출 기여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답답함도 느낀다. 커머스에서 일하며 타 직군에 비해 존재감이 점점 작아지는 기분이 드는 찰나에 우연히 이 책을 보게 됐다. 디자인으로 물건 하나를 제대로 팔 수 있는지도 모르는데 사회를 바꿀 수 있다니.. 그게 뭘까? 어떻게 그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궁금했다.
책 이름만 보고 디자이너들이 참고할 만한 업무 서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시각적인 부분에만 국한된 디자인이 아닌 디자인씽킹을 통한 넓고 깊게 업무를 통찰하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디자인씽킹은 다양한 문제를 통찰력 있게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이었다.
'디자인 + 씽킹'이라고 하면 디자인적으로 생각한다는 건가? 단어만 들었을 땐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았다. 책에서는 "독특한 문제 해결 접근법으로 인간 중심적, 가능 주도적, 선택 지향적, 반복적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만으로 온전히 이해하기엔 부족했다.
디자인씽킹에서 '디자인'이란 단순히 외형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일하는 방식에 대한 개념을 뜻하며, 인간 중심적으로 생각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일을 할 때 직관이나 분석에 의해서만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고방식을 디자인씽킹이라고 부른다.
아래 포스팅을 찾아 보고 디자인씽킹에 대해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책에서는 디자인씽킹의 뜻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는 않다. 디자인씽킹의 의미 정도는 알고 있는 사람이 디자인씽킹 사례를 통해 그 내용을 자세히 파악하기 좋을 책인것 같다.
이 책은 디자인씽킹의 속성과 실제 개선 사례들을 소개하고, 디자인씽킹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해준다.
혁신을 만들어 내기 전 나눠 볼 이야기들.
무엇이 혁신을 방해하는 걸까? 문제가 무엇인지도 모를 때, 성과가 아닌 순종의 대가로 보상을 받는 환경, 데이터는 많지만 필요한 것은 극소수인 의사 결정자들이 존재할 때
누가 혁신을 하면 될까? 보통은 전문가와 경영진의 몫이었다. 하지만 혁신을 위해서는 모두가 디자인을 해야 한다. 디자인씽킹이 일부 직관과 주관에 의해 결정하는 것이 아닌 사람에 집중한 디자인이기 때문에 혁신에는 모두가 필요한 것이라고 이해했다.
어떻게 혁신을 할까? 문제를 구조화하는 대화에서 시작한다. 어디에 초점을 두냐에 따라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 혁신은 최상이 아닌 더 나은 것이 목표다. 해결책은 진리가 아니라 사람이 발명한 것이다.
어디에서 혁신을 할까? 혁신은 조직에서 이루어진다. 사람과 프로세스가 아닌 조직을 변화시켜야 한다. 골치 아픈 문제를 인정하고, 실패해도 괜찮다는 분위기를 통해 조직원들의 행동하도록 도와야 한다.
무엇이 길을 막고 있나? 모두가 디자인한다고 말하긴 쉽지만 디자인을 민주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서로 다른 가치관과 생각들이 때로는 위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도구로 하면 오히려 차이점에서 더 나은 생산성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책에서는 실제 사례를 들어 당시 상황과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그런 사례들을 보며 내가 느낀 문제 해결 방식의 핵심들을 제목 삼아 간략히 담았다.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고 정기적인 멘토링을 지원한다. 또한 창조성에 앞서 '창조적 자신감'을 심는다. 창조적 자신감이란 '실패나 창조적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자유와 용기, 창조적 아이디어가 가치가 있음을 아는 지식을 갖는 것'이다.
한때 조직의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던 정책과 규칙, 사회적 규범은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에 저항하는 힘이 되어 근본적으로 조직의 혁신을 경시한다. (71p)
가정을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표면화하기 위해서는, 해결 단계에 들어서기 훨씬 전에 첫 단계에서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렸다. (80p)
보통 서비스 사용성 조사는 당연히 일반인과 진행된다. 하지만 장애인이 사용할 서비스를 개선할 때의 사용성은 어떻게 조사할 수 있을까? 성인 자폐증 환자의 눈높이에 맞게 사용자 조사 방법을 만들어 진행했다.
소통이 어려울 것을 감지하여 감각 그림 카드를 제작해 이야기를 나눴다. 자폐아 환자가 소파를 뜯거나 벽을 파이도록 하는 파괴적 행동을 할 경우 직접 따라 해 보며 이해하려고 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그런 행동에서 감각적인 즐거움을 발견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시각화라고 하면 그림을 떠올린다. 더 깊게 들여다보면 시각화는 대상을 마음의 눈으로 보고 타인에게 더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다. (102p)
우리는 연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결과물은 새로운 디자인이 아니라, 연관된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라고 느낀다. (105p)
먼저 각 전문가 조직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내외부를 연결하는 상급자 역할을 만들어 관계를 관리하는 역할 부여가 필요하다.
목적의식과 노하우 사이의 단절은 왜 존재할까?
현상을 주지화하고 관념화하여 연관성을 잃기 때문이다. (140p)
'워크샵'을 통해 한 곳에 모여 대화를 나누는 방법으로 진행했다. 다양한 관점 확보를 위해 스토리 보드, 아이디어 카드 등 시각적인 방식을 통해 자유롭게 토론하여 확산하는 시간을 갖고, 투표 및 결과 발표를 통해 수렴을 한다. (하지만 이 케이스는 충돌이 존재하는 순한 맛(?) 상황 같다. 한 자리에 모이기도 어렵고, 굉장히 충돌이 심한 조직 간의 협력 방법은 없을까?)
방법론에 중점을 두면 사람이나 문화, 확고한 신념이 아닌 ‘문제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관행에서 벗어나야만 중립적인 관점으로 문제를 볼 수 있게 된다. (181p)
미국은 너무나 먼 거리를 출퇴근하는 공장 노동자들이 많았다. 매일 장거리를 출퇴근해야 하는 근로자들은 결국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지각, 결석, 퇴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공단 회사 대표는 근로자가 어떻게 출근하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통 협회, 승차 코디, 이동 관리자 등 하나 이상의 교통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만들었고, 공단 기업 대표들에게 퇴사율의 원인 중 하나가 열악한 출퇴근 여건과 연결시켜 기업의 고민거리를 문제점과 연결시켰다. 또한 차가 있는 기업 대표들에게 차가 없는 근로자에 대한 공감 의식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이후 공단 기업들과 협력하여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로 협의를 받아냈다.
해결해야 할 문제점과 기업이 가지고 있는 고민거리를 연결시켜 해결한 좋은 사례였다.
빈곤 어린이 건강 문제는 해마다 상승했다. 높은 의료 서비스가 제공됨에도 아이들의 건강 상태는 개선되지 않았다. 이유가 뭘까? 빈곤 어린이들의 환경을 조사해보니 일단 선천적인 폐질환으로 꾸준히 병원에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가족 구성원이 건강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적었다. 즉 근본적인 해결책은 단순 의료 서비스가 아닌 아이와 아이 가족에 대한 복지와 케어임을 깨달았다.
이를 위해 가족 구성원에게 건강에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가족의 건강 및 진료 상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했다. 아이의 병만 보는 것이 아닌, 원인 조사를 통해 가족 돌봄과 복지까지 확장하여 4년간 어린이 응급실 방문을 절반으로 줄였다.
우리도 디자인씽킹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실천 방법에 대해 조언해준다.
디자인씽킹이 무조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좋은 데이터가 있다면 그것을 활용하면 된다. 하지만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의견을 모을 수 없을 때, 기존 방식으로는 해결이 어려울 경우 디자인씽킹(인간 중심 사고)을 하면 좋다. 디자인씽킹은 인간을 중심으로 상황을 바라보기 때문에 문제점을 바라보는 시야를 바꿀 수 있다. 또한 다양한 관점의 팀을 꾸려 의논하다 보면 수준 높은 해결책을 탐구할 수 있다.
영감에 투자하라
새로운 목소리를 끌어들여라
공동의 문제로 가장한 해결책을 주의하라
실제 현장으로 가라
어려움을 즐겨라
반대되는 목표들 사이의 긴장감에 집중하라
유추와 연결, 새로운 조합을 찾아라
제약을 정지 신호가 아닌 트리거로 생각하라
사소한 것의 아름다움을 잊지 마라
긍정적이지 않은 것도 적극적으로 찾아라
계획을 세우는 동시에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라
열중하는 동시에 벗어나라
몽상가와 회의론자 둘 다 필요하다
처음엔 제목만 보고 서비스 디자이너가 보기 좋은 지침서라고 생각했는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모두가 보기 좋은 책이었다.
디자인씽킹이란 인간 중심에서 편견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현장 중심의 문제 해결법이었고, 생각보다 '디자인'은 더 넓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디자이너인 나도 단순히 외형을 구조화하는 것이 아닌, 더 넓은 의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 번 해봤다.
챕터별 제목이 다소 거창하여 뒤이어 등장하는 해결책이 싱겁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 몇몇 삭제한 사례도 있다. 또한 익숙한 문체로 번역되지 않아서인지 책의 내용을 빠르게 이해하기는 조금 어려웠다. (한글로 번역된 외국 서적을 읽을수록 번역이 쉽지 않구나를 많이 느낀다. 분명 한글인데 이해가 안가는 책들이 많다ㅜ)
그래도 나에게 이 책은 사례에서 오는 깨달음보단 '디자인씽킹'이 무엇인지 알고 '디자인'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번 짚게 해 준 것에 의의가 있다. 디자이너로서 존재감이 작아지려던 찰나 약간의 용기를 북돋워준 책이었다. 사회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겠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