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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회중년생 Dec 16. 2021

노인과 바다

바다와 홀로 마주한 어느 노인의 이야기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책





상념을 잠시 잊게 하는

바다와 노인의 이야기

노인은 멕시코 만류에서 조각배를 타고 혼자 고기잡이를 하는 늙은이다. 아내가 죽은 후, 집 안에 있는 아내 사진을 다 떼어버렸다. 마음이 너무 울적해지기 때문이다. 친한 친구인 소년이 있지만 그날은 소년 없이 혼자 바닷길에 올랐다.

 바다에서의 시간은 고요하고 적막하다. 아무도 없으니 나 자신과 대화할 시간도 충분하다. 노인은 바다의 생명체들을 보며 자기 자신과 이런저런 생각을 나눈다. 사람은 이 큰 고기를 먹을 자격이 있는지, 인간은 죽을 수는 있어도 패배하도록 만들어진 존재가 아닌지, 모든 것은 무언가 다른 것을 죽이며 살아가는 게 아닌지..

 그렇게 얼마나 바다에서 보냈을까. 자신의 피 냄새를 맡고 온 상어를 잡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바다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큰 상어를 배에 묶어 돌아가려는데 다른 상어 놈이 쫓아와 죽은 상어의 배를 물어뜯었다. 그렇게 노인은 상어의 4분의 1을 잃었다. 그다음 습격해온 상어도 죽은 상어의 살점을 뜯고 물러나면서 노인의 칼도 낚아채어 가버렸다. 이제 고기는 반밖에 남지 않았다. 노인은 반만이라도 가지고 갈 수 있다는 것에 만족했다.

 하지만 또다시 찾아온 다른 상어 한 마리가 노인이 잡은 상어의 남은 머리마저 물어뜯은 후에야 배는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사람들은 생전 보지 못한 커다란 상어의 뼈를 보고 놀랐다. 노인이 잡은 상어는 길이가 5.5미터나 되는 본 적 없는 거대한 상어였다.

 엄청나게 큰 상어를 잡는 데 성공하지만 결국은 다 잃고 돌아온 노인. 눈에 보이는 소득은 하나도 없었지만, 무언가를 얻고 잃는 과정에서 노인이 주는 메시지는 묵직했다. 책을 읽으며 드는 수 많은 생각들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어서 머릿속에 더 강한 여운을 남기는 것 같다.





책으로 다녀온

조용한 힐링 휴양지

좁은 원룸에서 꾸역꾸역 코로나를 버텨온 재택 라이프와 사람을 피해 가며 걸어야 하는 도시 생활에 답답함을 느껴서일까. 홀로 그 넓은 망망대해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노인의 모습을 보니 무언가 뻥 뚫린 기분이 들었다. 바다의 지평선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져 가끔씩 바다를 보러 여행을 떠나는 편인데, 이 책에서 바로 그 바다의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아무도 없는 휴양지에서 고요하게 혼자 쉬고 온 것 같다.

 노인은 바다의 생명체들을 보며 인간의 본질을 생각한다. 노인의 그런 생각들이 내가 안고 있는 복잡한 상념들을 잠시 잊게 한다. 그래서 머릿속이 복잡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분량이 많지 않아 부담 없이 책으로 빠르게 휴가를 떠날 수 있다.





헤밍웨이, 그의 사생활

1898년 7월 시카고 교외에서 의사 아들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려고 했으나 눈이 나빠서 불합격이 된다. 그 후 부상병 운반병으로 생활했다. 장편 <무기여 잘 있어라>는 이때 전쟁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24세에 첫 번째 아내와 결혼했고, 6년 뒤 이혼한 후 폴린 파이퍼와 재혼을 한다. 하지만 둘은 헤밍웨이가 스페인 내전에서 해외 특파원 생활을 끝내고 돌아온 후 이혼한다. 43세에 세 번째 아내인 마사 겔혼을 만나지만, 제2차 세계 대전 도중 런던에서 메리 웰시를 만난 후 이혼했다.

 55세에 <노인과 바다>를 출판하고 난 후 아프리카의 사파리로 떠났는데 그곳에서 두 차례 비행기 사고를 당한 그는 남은 인생 대부분을 투병 생활을 하며 지낸다. 62세에 아이다호주 케첨에 위치한 집을 구입한 후 63세 여름 그곳에서 엽총으로 자살하여 생을 마감했다.








주관적 책갈피


왜 제비갈매기처럼 연약하고 예쁜 새를 만들어냈을까. 이렇게 잔인한 바다 위에.


인간은 저것을 먹을 만한 자격이 있을까?


아마도 고기를 죽인다는 것은 죄가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한 짓이라고 할지라도 죄는 죄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이 죄가 될 테지. 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기로 하자. 그 죄에 대해 생각하는 것으로도 돈을 받는 사람도 있으니까 말이다. 죄는 그런 사람들에게나 생각하라고 하자. 너는 어부로 태어난 거다. 마치 물고기가 물고기로 태어난 것처럼 말이다.


모든 것은 무언가 다른 것을 죽이며 살아가는 게 아닌가


인간은 죽을지는 몰라도 패배하는 것은 아니니까


행운을 파는 곳이 있다면 조금 사 왔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무엇으로 사지?
행운이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 법인데 누가 그것을 알아본단 말인가?


상대가 없이 지내다가 이렇게 말 상대가 생기자 그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가를 새삼스레 느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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