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자를 떠나보내는 장기근속자의 마음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데

by 사회중년생




다음 주 같이 일하던 동료가 퇴사를 한다.


그렇게 하나 둘 떠난다. 생각해보니 한 달 새 꽤 많은 동료들이 부서 이동을 하거나 퇴사를 했다. 그동안 이 회사를 다니며 총 10명 남짓한 팀원들을 떠나보낸 것 같은데.. 항상 떠나보내면서도 익숙해지지 못하고 마음 한켠에 헛헛함이 감돈다.


보통 고민이 생기면 나와 비슷한 고민을 담은 포스팅이나 브런치글들을 찾아보며 마음을 위로하곤 하는데, 여러 키워드로 검색을 해봐도 “잦은 이직은 불리한가요”, “장기근속자는 고인물..”, “장기근속(또는 경력이직)의 장단점” 등의 글만 보여 끝내 위로받지 못한 적적한 마음. 이곳에 털어놓아 본다.






퇴사하는 팀원을 바라보며

장기근속자는 어떤 생각들이 스쳤을까


1. 일단 탈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부지런하구나. 멋있다! 라며 이직을 진심으로 응원해준다. 회사를 다니며 동시에 했을 많은 고민과 준비를 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퇴사와 입사 사이에 비는 길지도 짧지도 않을 그 공백이 부럽다. 지금 이(놈의) 회사를 앞으로도 다녀야 하는 나와는 다르게, 적어도 이곳에서의 일과 사람 관계에서 해방되는 것 또한 부럽다.



2. 쓸쓸함이 감돈다

퇴사한 팀원이 나와 업무적으로 밀접할수록 쓸쓸함은 배가 된다. 퇴사할 팀원과의 지난 추억을 곱씹어보며 촉촉해질랑 말랑한 눈으로 먼 곳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3. 섭섭함을 느낄 때도 있다

회사 사람과 사적인 친밀함을 쌓으며 회사를 다니는 건 아니지만 가깝게 업무를 진행했던 팀원이 퇴사 전날 갑자기 퇴사한다는 사실을 알리거나, 뒤늦게 다른 팀원에게 소식을 먼저 듣게 되는 경우 무언가 섭섭함이 감돌기도 한다.

지난 시간 함께 업무를 하며 지지고 볶은 우리의 추억은, 그 미소는 다 거짓이었니.. 나만 친밀하다고 생각했었나 잠시 비즈니스 친밀도를 재측정해본다.



4. 나를 한 번 돌아본다

그렇게 축하함과 함께 쓸쓸함이나 섭섭함을 느끼고 나면 무작정 ‘나는 남들 저렇게 준비하는 동안 뭘 한 건가, 난 왜 여기 남아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나란 고인물... 왜 가장 먼저 와서 가장 오래 남아있는 걸까.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데 진짜 나는 머리가 안 좋은 건가.

퇴사자를 보며 자극도 받고, 그동안의 업무 경험도 돌아보며 자체 피드백을 해 본다.



5. 주변도 한 번 돌아본다

주변을 돌아보면 (나 포함) 남아 있는 사람들만 계속 남아있는 것 같다.

‘요즘이 퇴사 시즌이겠지’ 싶다가도 ‘설마 여기가 지뢰밭인가?’ 생각하며 이 부서에 계속 남아도 괜찮은 건지 여기서 물경력 되는 것은 아닐지 주변 환경도 스스로 진단해본다.






스테이든 탈출이든

인생의 타이밍이 다른 것일 뿐


회사에 오래 남는다고 고인물도 아니고, 자주 탈출한다고 커리어 인생이 꼬이는 것도 아니다.

사람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경력을 쌓아가기에 단순히 이직 횟수와 근속 년수만 보고 스테이 or 탈출 중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인지 한 가지로 답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회사에서 <어떻게> 살았는지에 따라 물리적인 시간에 대한 평가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남아있는 자신이 정체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사람마다 커리어 타이밍이 다른 것 뿐이다.


팀원들을 떠나보내며 지금 당장은 쓸쓸함을 느끼겠지만 지금 이 회사에 왜 다니고 있는지 스스로 답할 수 있다면 그대는 고인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값진 히스토리이니라.


기운 내라. 장기근속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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