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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May 08. 2019

대화를 하는 게 얼마나 필연적인지 아시나요


 글을 쓴다는 게 재미있다고 느껴졌던 순간은 그다지 없었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정말로 너무나도 많았다.

 그 순간들은 대부분.

"어? 이거 이렇게 쓰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라고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그게 바로 컨셉으로 이어졌을 때 글을 써야겠다는 욕구가 마구 치솟아 오른다.


 한참 글을 쓰고 싶고, 소설 같은 장글을 쓰고 싶을 때에는 무작정 카페나 집에 박혀서 노트북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글을 쓰고 물론 투고도 해보았지만, 결과가 좋았던 적은 없었다.


 글로 먹고살려고 할 생각은 없었지만, 글로 먹고 산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 머리 아픈 일이 될지 상상해도 감이 잘 잡히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는 아니지만, 결국 나는 정기적인 수입이 물론 필요했기에 일을 구했고, 요리를 하는 직업을 계속 가져나가고 있다.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여태것 내가 살아온 인생에서 거의 빼놓을 수 없는 것이기도 했다.



출처 pngtree



 운이 좋게도 지금 일하는 곳은 주방에 비해서 홀이 많이 큰 편이다.

 이쪽에서는 주방과 홀의 크기 비율이 1:3이 제일 좋다고 하는 편이지만, 지금 내가 일하는 곳은 1:6 정도, 아니면 그 이상으로 홀이 크다. 그렇다고 테이블이 많은 것도 아니다. 테이블 간의 간격이 넓어서 손님 입장에선 굉장히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 있다.

 그래서 홀에는 아르바이트 생이 자주 바뀌고 많이 필요로 하게 되는 편이다.


 여기서, 왜 운이 좋다는 말을 했냐면,

 그렇기에 위클리 매거진을 작성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터무니없이 넓은 홀 크기 때문에 많은 아르바이트 생. 즉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 사람만의 스토리를 듣게 되었다. 그 스토리가 소재가 되어서 하나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실제로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나 고민거리를 가져오기도 했다.

"야, 나 이거 글로 써도 돼?"

 그렇게 나는 가끔 내가 인터넷에 글을 올린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했다.



 그 외에도 내가 고민을 하고 있던 것들 중에서 한 아르바이트 생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고민이 해결되고 에세이로 풀어낼 수 있는 글을 쓰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한 번은 이성을 소개받아볼 생각이 없냐는 말에 그 사람의 나이가 어떻게 되냐고 물으니 생각보다 나이가 차이가 꽤 났었다.

 나이 어린 사람이 자기보다 5~6살이나 많으면 부담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나는 물었다.

"나야 어려도 괜찮은데, 어린 사람 입장에서 내가 부담스럽지 않을까?"

 라는 말에

"그건 사람 나름이죠.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사람을 좋아하는 애들도 있는데요."

 라고 내가 이해를 하지 못했던 부분을 알려주기도 하며, 어린 사람들을 너무 어리게 보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 말은 사랑에 나이 차이란 게 정말 장애물 일지 고민하고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했던 나에게 확실하게 정리를 해 준 대답이기도 했다.



 대화라는 게 정말 인간관계에선 엄청나게 큰 영향을 준다. 인간관계뿐만이 아니라 한 사람의 가치관에 꽤나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건 분명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른 것 같았다.


 대화라는 건 정말 시작과 끝에서 어떤 것을 얻을지 알 수 없다.

 기본적으로 상대방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글을 쓰는 취미나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필연적이다.

 특히 에세이 같은 경우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반응이 올 텐데, 스스로의 생각에서 나오는 글이라면 공감이라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래서 나는 가끔 "말이 많다."라는 말을 듣곤 한다.

 왜냐하면 대화하는 건, 즉 수다를 떠는 건 정말 재미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듣는다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지, 다들 그렇게 정의를 따로 내리지 않아서 그런 것이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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