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의 일은 일대로 해야 하고, 퇴근 이후에는 밖에서 노는 경우도 많고 피곤해서 바로 자는 경우도 있다 보니 글을 쓰는 게 미뤄질 때가 있었다.
그러다간 시간이 며칠 정도 여유가 생길 때에는 집에서 영화도 보고 책상에 앉아서 글을 마구 써 보자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시간이 마구 주어지니 생각만큼 열심히 글을 쓰고 있는 나를 찾아볼 순 없었다.
집. 에. 선! 말이다.
아무리 집에 아무도 없다고 한들, 나만의 방에서 그냥 박혀서 글만 써도 된다고 생각해도 생각대로 잘 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그래서 각종 작문서에서는 그런 말을 한다.
아무리 집에 아무도 없고 조용한다고 한들, 진심으로 집중하고 글을 쓰고 싶다면 따로 5평도 안 되는 곳이라도 자신의 작업실을 구해서 작업을 하는 게 좋다고 한다.
물론 그건, 전업작가가 아닌 이상 그러기도 어려운 법이다.
그리고 이어 말하길.
집 밖으로 나가서 카페처럼 낯선 곳에서 글을 써보는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사람은 놓인 환경에 적응을 하는 생물이다.
그 어떤 악조건에서도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는 게 사람이다. 그 반대로 편하고 익숙하고 좋은 환경에만 있는 사람은 마냥 그 환경에 익숙한 만큼 아무것도 하기 싫어질 때가 많다. 그러니 계획이 있어도 딴짓을 하기 마련이다.
정말 공부 잘하는 애는 집에서 공부하는 법이 없기 마련이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카페가 아니라 음식점에서도 밥을 먹고 난 경우 노트북을 켜서 작업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카공족이라고 할 정도 카페에 커피 하나 시켜놓고 몇 시간이고 노트북을 두드리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일반 서점에서 책을 읽으라고 둔 테이블에서도 말이다.
그런 사람들을 보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한다.
"아니 왜 저 사람들은 도서관이나 자기 집이나 가지 않고 카페에서 저러는 거지?"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말이다.
하지만 카페에선 노트북을 오랫동안 한다고 뭐라 하진 않는다. 문을 닫을 때에 제외하곤 말이다. 심지어 충전하면서 계속 쓰라고 충전 포트가 있는 자리도 많다.
그래도 돈을 내고 커피 한잔을 옆에 두고 노트북을 두드리면 상상 이상으로 어느새 글을 쓰는 데에 집중을 하곤 한다.
아주 간단히 결론을 낼 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의 경우에는 테이크아웃 (아메리카노) 커피의 경우엔 최저론 800원 비싸게는 1500원 정도에 팔고 있다. 하지만 매장 안에서 마시고 갈 경우에는 1000원 정도 더 받는 경우도 있고 변함없이 800원에 매장 안에서 쉬면서 마실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엄연히 한자리의 임대료를 내고 그 자리에 앉게 된다.
이건 보수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일수록 더 효과적이기도 한다. 자신이 돈을 주고 자리를 잠시 빌린 만큼 무언가를 완수해야 한다는 목적이 생기기도 한다. 무엇보다 낯선 공간인 만큼 자신에게 제일 익숙한 노트북에 집중하기 쉽다. (하지만 이때 스마트폰을 신경 쓰는 순간, 엉망이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그냥 조용한 것보다는 주변에 어느 정도 말소리나 여러 가지 소리가 들리는 게 백색소음으로 취급하여 더 집중을 잘하는 경우도 있다.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
엄연히 임대료를 지불하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월세를 충당하기 위해서 주말에도 장사를 하는 것을 보면 일정한 수치만큼 충당해야 하는 목적감이 생기게 된다.
그건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스타벅스 같은 경우에는 커피 하나를 사면 5000원가량 비용이 든다.
솔직히 그 금액이면 건강에 좋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편의점에서 밥 한 끼를 충당할 수 있기도 하다.
유독 나는 그 부분에 더 강조할 수밖에 없는 게, 한창 돈이 궁할 때에는 사발면 800원과 삼각김밥 700원으로 총 1500원으로 한 끼를 충당하기도 했기에, 나로선 커피값의 몇 천원은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카페에서 글을 쓰게 되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눈치가 보이기도 하지만, 돈을 쓴 만큼 글을 더 써내야 한다는 목적이 생기게 된다. 이제는 아주 단골이 되어 버려서 카페 사장님은 디저트까지 끼워주시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