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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Feb 25. 2020

진정한 노인공경에 대하여.


 사회에서는 경험을 중요시 취급을 받아서 회사든 어떠한 직장이든 어떤 체계에서든 경험을 높이 평가해서 직급을 주기도 하며, 그 어떠한 일에도 경험이 있는 사람은 무경험자보다 여유가 있는 법이기도 하며 경험자에게 배울 것도 많은 법이다.

 그렇기에 노인공경이라는 말이 존재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노인분들은 젊은 사람보다 체력적으로 부족할진 모르지만, 수십 년을 더 살아오시면서 느끼는 점과 배운 점이 많기 때문에 공경받을 만큼 가르침을 줄 것도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 어떤 것에도 예외는 있는 법이다. 그 어떤 것에도 '절대적'인 것은 없다.



 세상에는 상식을 뛰어넘는 사람은 많다.

 그런 사람들은 미쳤다고 말하기도 하고 정신 나갔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부정적인 의미로서 말이다.


 (2월 12일 기준) 오늘 아침에만 해도 여의도에서 칼부림이 일어났다는 뉴스를 보기도 했고,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세계가 들썩이고 있기도 한다.

 그런 뉴스거리가 되는 게 아니더라도 당중 눈앞에는 괴이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1분 빨리 더 반대편으로 건너고자 (양쪽 다 합쳐서) 총 4차선이나 되는 도로와 그 사이에 있는 무단횡단 방지 울타리를 뛰어넘어 간다. 

 나는 그런 남자를 여러 번 봤다.

 그리고 그의 어깨는 어째.

 자신이 멋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것 마냥 우쭐대고 있었다.




 나는 어른인 분들은 '무조건' 공경해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다.

 어른을 공경해야 하는 건 맞지만, 무조건은 역시 아니다.

 여러 가지 경험을 하고 나이를 드신 어른들이라고 해서 무조건 공경받을 사람이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어른은 평소에 길거리에 다니는 것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당장 횡단보도에만 나가봐도 어린아이들이 반대편에 초록불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빨간불에 건너는 어른들은 널리고 널려 있다. 

 나는 어째 그 모습이, 당당한 걸 보아 할 말을 잃곤 한다.

 그 어른들을 보고 아이들은 부모님에게 이렇게 묻지 않을까?

"엄마? 저 아저씨는 왜 빨간불에 건너는 거야?"

 그리고 부모님은 그러지 말라고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나쁜 어른이라서 그래. 저러면 안 돼. 위험하니까."

 그 어떤 부모가 그걸 보고 배우길 바랄까.


 훨씬 어릴 적에는 "어른을 공경하고 배워야 해요."라는 말을 들었지만, 이제 바라보는 시점의 높이가 커진 만큼 어른이라고 해서 어린아이들에게 가르칠만한 그릇이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중앙선에 울타리가 있음에도 그걸 뛰어넘으면서 무단 횡단하는 아저씨.

 자기보다 어린 사람에게 양보를 하라고 강요하는 아주머니.

 5초 후에 신호가 바뀔 건데, 그걸 못 참아서 결국 빨간불에 건너는 할아버지.

 횡단보도 초록불인데, 멀쩡히 보도자가 있는데 차로 지나치는 운전자.

 심지어 다른 사람에게 물리적 충격을 주면서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


 그리고 어떤 경우는 알아서 멈추라며 총 6차선이나 되는 도로를 손을 뻗으면서 덤덤히 건너는 모습의 할머니와 할아버지 모습도 있었다. (이걸 정말 많이 봤다.) 뒤에 작은 짐수레를 졸졸 끌고 다니면서.


 분명, 

 뭐 어때.

 치이겠어?

 차가 안 지나가는데.

 차가 지나가도 뭐. 치려고?

 건너는 사람이 안 보이는데 뭘.


 그건 안전불감증이 아니라, 단순하게 그저 법을 어길 뿐이다. 조그마한 자신의 편익을 챙기고 귀찮음을 없애기 위해서 말이다. 


출처 - 서울신문



 어찌 보면 그렇게 생각하기도 한다.

 노인분들이 그러는 것을 보면, 그동안 이래 왔으니까 이러는 게 아닐까?라고 말이다.

 세상엔 무조건 좋은 일만 겪고 좋게 생각하고 선의적인 행위만 하는 사람만 존재하지 않는다. 선의를 할 때가 있으면 악의를 품을 때도 있다. 하지만 또 반대로 악의를 대부분 가지고 선의는 눈곱만큼 품고 있는 사람들 또한 존재할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경험은 정말 누구에게서 얻을 수 없는 스스로 얻는 것들이다.

 그 경험은 좋은 것을 계속 쌓아올 수도 있는 법이지만, 나쁜 것을 계속 쌓어온 경험이 되어 그 사람의 인격을 형성시킨다.


 나는 버스를 타면 노약자석에는 앉지 않는 주의이다. 설령 다들 앉아 있고 비어있는 좌석이 노란색의 노약자석이라고 해도 말이다. 바로 다음 정류장에서 다른 분에게 양보를 해야 할지도 모르고, 정말 의자가 필요한 사람도 곧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 또한 가끔은 곧 죽어도 의자에 앉고 싶을 정도로 피곤한 몸으로 버스에 오를 때가 있다. 정말 공경을 받을 수 있는 어른분들은 오히려 나의 얼굴을 보고 나에게 양보를 해주시는 분들도 있다.

 분명 그분 또한 힘들어서 자리에 앉아 있을 텐데, 그렇게 양보해 주시는 건 내가 더 젊더라도 그 순간은 내가 더 필요할 것임을 느끼고 양보해 주신다는 게, 정말 공경하고 싶은 어른이셨다.

 나에게 공경이란, 그런 분을 위해 쓰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다.



 아쉽지만, 역시 노인공경이란 말은 사라져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말이라고 생각이 든다.

 물론 배려는 필요하다. 그 배려가 분명 필요한 사람들도 존재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 배려가 강요돼야 할 권리는 아니다.


 사회가 차가워진 게 아니다.

 그저 구닥다리가 된 껍질 부분을 조금씩 긁어낼 뿐이다.


 원래 자기가 겁나 멋있는 줄 알고 미꾸라지처럼 광속을 내며 달리는 오토바이 운전자도, 대차게 미끄러져 넘어져야 정신을 차리는 법이다.




안녕하세요. 글쓴이 우연양이라고 합니다. ^^!


2018년부터 2019년 초까지 연재되었던 '사랑할 때와 사랑하고플 때'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했으면>으로 책이 되어 찾아왔습니다. ^^

브런치의 추천작품으로서, 또 연재되기 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던 이야기가 책으로도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너무 기쁘네요.

사랑을 좀 더 소중히 여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리겠습니다.

단순한 연인들간의 사랑이 아닌 '사랑'이라는 그 자체를 주제로 삼은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많은 분에게 다가가 많은 사랑을 받을 책이 되길 바라며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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