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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Nov 16. 2020

스스로에게 행복을 느낄 여유를 주지 않는 당신에게.



 모두가 지금은 아끼며 살고 있다. 주변에는 폐업으로 인해서 직장을 잃은 사람은 물론 취직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수입이 없어지는 만큼 소비를 줄이며 살아가고 있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서 참 많은 손해를 보고 있었고 스트레스로 얻어낸 병을 치료하느라 병원도 다녔다. 그나마 소득이 있다면 아프면 병원을 방문을 하자라는 습관을 만든 것 뿐이었다.


 나는 '기본적인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건 어디에나 다 통용하는 편이었다. 특히 옷의 경우 캐주얼한 옷을 이월된 것으로 사면 싸게 사서 오래입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아울렛을 자주 이용했다. 애초에 신상에서 느껴지는 개성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 기본적인 '베이직'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이라 참으로 유용했다. 하지만 그런 습관은 안좋은 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내가 가진 가방만해도 그랬다. 내 가방은 5년 전에 구입을 해서 그 가방 하나로 버텨왔다. 적당하고 기본에 충실한 것을 구입해서 오래오래 쓰는 것이다. 설령 그 가방의 바닥에 구멍이 난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그 구멍을 매우면서 말이다.


 물론 새로운 가방을 원하는 건 당연했다.

 새로운 스마트폰을 원하는 건 당연했다.

 새로운 게임기를 가지고 싶기도 했었고, 새로운 손목시계를 가지고 싶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는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에게 여전히 행복을 느낄 여유를 주지 않는 편이었다. 

 그 결과 나는 스트레스를 받고 병원비만 수십만원을 지출했다.




 친구가 신도시에서 집을 샀다고 말했다.

"전세가 아니라 구매를 했다고?" 나는 그렇게 되물었다.

 그 친구는 5천만원의 원룸을 전세로 살고 있었는데, 욕심을 내 본 것인지 30평에 가까운 아파트를 전세대출을 끼워서 몇억이나 하는 그 집을 샀다. 물론 아주 오랫동안 그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신세가 되었지만 말이다.

 나는 그 전세 대출을 상환하는 기간을 보면서 말했다.

"이야. 니가 여태 살았던 만큼 앞으로 그 기간동안 갚아야 하네"

 정말 웃긴 말이었다. 여태까지 인생을 살아온 시간 만큼 앞으로 돈을 벌면서 그만큼 빚을 갚아야 한다니 말이다.


 그 녀석이 취직한지 그렇게 오래된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대출금을 다 갚을 시기가 되면 정년 퇴직을 하게 될 때가 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좋아보였다.

"봐봐. 이거 이번에 주문제작해서 만든 나무 테이블. 그리고 블루투스 스피커, 저쪽엔 빔프로젝트."

 자기 취향에 따라 집안을 꾸미고 있었고, 수많은 책들을 진열하기 위해서 장식한 책장 부터 자기 옷들이 보관되어 있는 드레스룸, 두개의 화장실에 게스트룸까지. 나는 그렇게 친구의 집 여기저기에 부러움을 묻혔다.

 무엇보다 친구는 자신의 침대를 자랑했다.

"이거 킹 사이즈잖아."

 일단 30평 가까이나 되는 이 집은 그 친구 혼자사는 집이었다. 방도 총 3개이며 화장실도 두개다 드레스룸까지 포함하면 4개고 거실도 있고 베란다도 두개다. 그와중에 자신의 방에는 두명도 여유있게 잠을 잘 수 있는 킹 사이즈 침대를 두고 있었다. 

 나는 그 침대를 어루어 만지며 말했다.

"대차게 사네."

"좀 넓게 해두고 자고 싶어서."

"이건 얼마나 주고 샀냐?"

"100만원 줬지."

 집안의 물건 하나하나 입이 벌어졌다. 거실에는 떡하니 주문제작 테이블과 의자도 100만원이 되어보였고, 그렇게나 원하던 블루투스 스피커를 두개나 두면서 거실에는 잔잔한 음악을 계속 틀어놓고 있었다. 집을 사면서 이것저것 자신을 위해서 꾸미고 투자하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이야... 좋겠다 야."

 나는 아마 이렇게 살수 없었다. 애초에 그런 성격이 되지 못했다. 앞으로 갚아야 할 대출금을 생각하면 막막하지만 '지금의 행복'을 위해서 지금에 투자하는 모습에 부러웠다. 나는 그 친구와는 달리 스스로에게 여유를 주지 않으면서 최대한 아끼고 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럼? 대출금 얼마나 남았냐?" 나는 대충 알면서도 그렇게 말했다.

"저기 안쪽 방만 내거 정도니까 한참 남았지." 라며 웃으며 대답이 돌아왔다.

"대출금이 그렇게 있으면 좀 무섭지 않냐?"

"걱정은 되지. 몇백 몇천도 아니고 억단위이니까."

"그래도 좋아 보인다. 정말."  나 또한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나는 친구가 이 집을 사기 전에 그렇게 말한적이 있었다. '만약에 결혼하게 된다면 신혼집을 새로 찾던가 아니면 그대로 이집에 살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럴 때엔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게 아닐지. 너무 이른 결정이 아닐지.' 하면서. 하지만 친구는 말했다. 

"그것도 맞긴한데, 대책을 아예 안세운 것도 아니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데 우선은 내가 하고 싶은대로 내가 할 수 있는선 안에서 살아야지 사는 게 뭐 있겠냐.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으면서 하고 재밌게 살고 하는 거지."



 그 친구는 결코 미래의 일을 생각하지 않는 녀석이 아니다. 이미 이 집을 사기 전부터 더 좋은 곳으로 이직을 하기 위해서 공부도 해왔고, 이렇게 집을 사기전까지 착실하게 돈도 모으고 직장에 충실했다. 그 결과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누리고 있었다. 아마 이렇게 되기 전까지 이 녀석도 자신 스스로에게 행복을 누릴 여유를 제한두었을 것이다. 모두가 그렇게 살아간다. 그렇게 살아가야한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매 순간이 행복할 수 없으니 억제하고 감안해야할 시기가 누구에게나 있다.

 나 처럼 너무 아끼고 언제까지고 스스로에게 행복을 선물하지 않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친구는 마지막으로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너도. 그만 앞일을 너무 걱정하지말고 재미있게 살아. 지금이 재미있어야지 미래가 재밌지. 그렇지 않냐?"


 그 말에 몇번이고 공감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게 맞는 말이라고 한들 그게 행동이 되는 건 마냥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행복을 얻고 스스로에게 주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잊지말고 기대하고 실천으로 이어나가야 한다. 




안녕하세요. 글쓴이 우연양입니다.

이번 글로 이렇게 만나 뵈어 기쁘고, 또 뵙게 되어 기쁩니다.


작년 2019년 12월. 독자분들이 '자신이 여태까지 [얼마나] [어떤] 사랑을 받아왔는지 되새겨 보게 될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했으면'이라는 책을 내었습니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면서 책이 탄생하는 일을 맡아 너무 행복했습니다. ^^

부디 많은 분들에게 닿기를 바라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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