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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Sep 16. 2020

좋은 습관도 나쁜 습관도 아주 사소하게 시작한다.


 나는 중학생 때 많은 책들을 접하기 시작했다. 주로 읽는 장르는 판타지 소설이었다. 그때는 한창 한국 양판소설이 중학생들 사이에 유행했고, 중학생들이 딱 좋아할 이야기도 가득했다. 그 당시엔 만화책이든 소설책이든 며칠 동안 빌릴 수 있는 책 대여방이 존재했었고, 도서관에서도 비치 희망 신청을 하면 한 달 내에 책이 들어와서 빌린 뒤 친구들끼리 돌려보곤 했었다.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 누가 자기 자식이 공부를 안 하고 만화책이나 판타지 소설이나 로맨스 소설을 읽고 있는 것을 보면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 편이다. 어른들도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시대라고 하더라도 '결국엔 만화나 소설은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고 시간 때우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기에 아이들이 읽는 것을 막게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의 아버지는 반대였다. 오히려 만화책이든 판타지 소설이든 책을 읽을 것을 권유했다.

 내가 책이랑 친해지길 바라셨다.

 만화책이나 소설책은 수업시간에 읽을 수 없기에 그 외의 시간에 공부를 하는 건 학원에 다니는 것이었고, 그 외에는 자유로운 시간에는 만화책이든 소설책이든 책을 읽으면서 책이랑 친해지길 바라셨는지 동생이랑 같이 만화방을 가도 아무런 꾸짐은 없었다.

 아마 그렇게 책이랑 친해지길 바란 이유는, 오전 6시에 일어나서 7시까지 학교에 등교해 빠르면 저녁 10시 늦으면 새벽 1시에 귀가하는 그 당시의 고등학생에겐 접하는 책이란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참고서나 몇 번이나 보고 계속 외워야 하는 교과서들 뿐이었다.

 그 상황에서 그 누구도 쉽게 책이랑 친해질 수 없었을 것이다. 

 질리고 질리다 못해 싫어질 지경이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런 인문계의 생활 때문에 우리나라의 독서율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공부로 경쟁력을 키우는 한국에서 독서는 사치도 아니었고, 책 자체에 관심 갖기 싫어했을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중학교 때 그렇게 만화책이나 판타지 소설을 좋아해도 참고서나 교과서 때문에 책은 정말 지겹도록 싫어했으니.


 부모도 어떤 사람도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그렇게 책과 친해질 여유를 주지 않고서는 어른이 되면 유치하게 그런 책을 읽냐고 뭐라 하기도 한다. 애초에 책과 친해질 수 없다. 그동안 그렇게 책과 싸워왔는데 좋아해 질 리가 없었다.


 반대로 스마트폰이랑 그렇게 친해지니, 폰으로 뭐든 할 수 있는 시대까지 와버렸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게 습관이 되어 버린다.

 스마트폰으론 뭐든지 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대화도 할 수 있고, 쪽지도 나눌 수 있고, 게임도 할 수 있고, 만화도 볼 수 있고, 책도 읽을 수 있고, 정보도 얻을 수 있고, 동영상을 볼 수도 있다. 심지어 스마트폰으로 기타를 배울 수도 있고 말이다.

 폰 화면으로 보는 소설이나 책의 독서율이 높아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뭐든 할 수 있고, 뭐든 접근하기 쉬워지니 화면으로 볼 수 있는 책의 독서율도 높아진다. 

 그 결과 웹소설이나 웹드라마 e-book, 전자책이 탄생한다.

 습관은 그렇게 뭐든지 쉽게 전근한 수 있게 만든다.


 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이다.

 책 속의 이야기는 내가 겪어보지 못한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만들고, 내가 겪었던 이야기를 공감하며 이 이야기의 끝을 알고 싶기도 하며, 시를 읽으며 마음을 달래거나 그 어떠한 글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동기부여를 하곤 한다.

 그렇게 책을 통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만든다.


 사람들이 극장을 찾아가서 영화를 보는 것은 내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를 즐기고 싶어서 그런 것이며, 그저 영상에 글일 뿐이지 책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책에서 영화화가 되는 경우도 많다.

 소설책이든, 만화책이든, 에세이든, 그 어떤책이든, 책이란 것에 익숙해지면 다양한 책에 접근해지고 싶은 호기심이 생기기 마련이고, 스마트폰보다도 책을 보게 되는 시간이 더 늘어나면, 그것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다. 


 습관은 그렇게 사소하게 시작된다.

 중학생 때 그렇게 책을 좋아해서 읽은 게 성인이 되어서 요리를 하면서도 다시 책을 꺼내어 읽으며,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에 책을 쓰게 될 줄은 어떻게 알았겠는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습관은 그렇게 사소하게 시작해서 몸속에 배어가는 법이다.




안녕하세요. 글쓴이 우연양입니다.

이번 글로 이렇게 만나 뵈어 기쁘고, 또 뵙게 되어 기쁩니다.


작년 2019년 12월. 독자분들이 '자신이 여태까지 [얼마나] [어떤] 사랑을 받아왔는지 되새겨 보게 될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했으면'이라는 책을 내었습니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면서 책이 탄생하는 일을 맡아 너무 행복했습니다. ^^

부디 많은 분들에게 닿기를 바라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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