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첫인상을 남기기 위한 자세.

by 우연양


"야. 아무리 생각해봐도 말이야. 대체 저 가게는 뭐하는 가게일까?"

나는 함께 있는 직장동료에게 물었다.

우리는 근처에서 같이 지내면서 같은 레스토랑으로 출근을 했었는데, 주로 이용하는 버스정류장의 맞은편에는 기묘한 건물이 하나 있었다.

그 건물은 마치 겉표면의 타일작업을 일부로 마무리 작업을 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던 게 잘못하면 폐건물처럼 보이기도 했고, 건물 어디에도 어떠한 글자도 없었으며 안쪽을 보라는 듯 거대한 창문들이 있었지만, 선팅을 한 것인지 안에는 보이지 않는 그런 아이러니한 1층짜리 건물이었다.

그렇다면 그저 주택 일지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곳은 분명 영업장인 것 같았다.


우리들의 첫인상은 그랬다.

"자세히 보면 저기 입간판이 하나 있긴 해."

"나도 알아. 읽어봤어?"

"읽어봤지."

"뭐라고 적혀있던?"

"... 주소."


본 건물과 글 속의 이야기의 대상은 서로 무관합니다.


우리에겐 그 건물은 무언가를 파는 가게로 보이긴 했지만, 대체 뭘 파는 뭐하는 가게인지는 알 수 없었다.

매번 출퇴근할 때마다 마주하는 건물이기에 호기심은 갔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이상 대체 뭐하는 건물인지 알 수 없었다.

"확실한 건 주거용은 아닌 거 같지?" 나는 그렇게 말했다.

"그런 거 같은데?"

"영업장이라면 검색하면 나오지 않을까?"

"아무리 봐도 어떤 간판도 어떤 글씨도 없는데, 상호명을 모르는데 어떻게 검색을 해?"

"이게 그 신비주의 컨셉이라는 건가?"

"신비주의는 무슨 그냥 여기 사장님의 감성이겠지."

그런 게 아니면 설명하기 어려웠다.

대체 이 건물은 뭐하는 영업장인지, 건물에 글자도 설명도 안이 보이지도 않으니까. 대신에 그 안에 커다란 창문이 있어서 그쪽에서 보이는 뷰가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 결론적으론 그 매장을 운영하는 사장님의 개인적인 감성을 반영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사람이 첫인상이 중요한 것인데." 나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게. 건물도 마찬가지지. 요새는 인테리어로 시선을 끌어서 자신도 모르게 구매해 버리곤 하잖아."

"얼마 전에 빵집이 이뻐서 들어갔다가 2만 원어치 사고 나왔잖아."

"아 그 크로아상 파는 곳? 그래도 맛있더라 특히 초콜릿을 덮은 크로아상은 좋았어."

"손에 녹지만 않았으면 말이지."

우리는 그렇게 첫인상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이전의 빵집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그 빵집도 예사롭지 않았다. 수많은 장식품과 은은한 인테리어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쉬웠고 눈앞에 진열되어 있는 빵들은 꼭 하나씩은 사고 싶게 만들었다.

첫인상이 강렬했던 만큼 끝까지 시선을 놓지 않게 되어서 결국 손에 넣기까지 이르렀다.


첫인상은 그렇게 중요하다.

좋은 첫인상을 남기는 것은, 강렬하게 시선을 끌고 마음을 움직여 행동으로 이끌게 만든다.




"야... 설마."

우리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입간판에 적혀있는 건물 도로명 주소를 다시 한번 보았다. 그건 사실 직접 가까이 다가가야 보일 정도로 뚜렷하지 않은 글씨였다.

나도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각자의 스마트폰에 그 도로명주소를 검색해보았다.

알고 보니 상호명 자체가 도로명주소 그 자체였다.

"설마가 역시."

사람을 잡는 법이었다.

우리는 그대로 그 매장에 대한 정보를 살펴보았다.

그 매장은 브런치카페였다.

솔직히 그럴 가능성이 제일 크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역시 애써 알려고 하지 않는 이상 그게 카페인지 식당인지 아니면 매매장인지 확신할 수 없었고, 그 건물에 대한 정보가 아무것도 없고 알 수가 없는 이상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입장하는 건 꽤나 난이도가 있었다.

손님의 입장에서 "여기 카페 맞나요?"라고 묻는 것만큼 곤란한 것은 없다.

손님에게 무언가를 팔려고 한다면, 우리의 가게가 무엇을 어떤 것을 얼마에 파는지 손님들이 한눈에 알 수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그래야 지금은 지나쳐도 다음에라도 방문을 할 가능성도 있으니.

소개팅에 나가서 누가 어떤 사람이 나올지도 모르는 것처럼 불편한 건 없다.


무엇보다 커피의 값은 유명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보다도 비싼 게 솔직히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분명 SNS에 올라온 매장 내의 사진과 창문 넘어서 보이는 뷰는 정말 보기 좋았고 그만큼의 감성적인 느낌은 있었지만, 애써 정보를 찾기 위해 바라보고 검색해본 우리의 입장에선 필요의 만족감을 채우긴 어려웠다.

한눈에 그 매장에 시선이 쏠린 게 아니라, 대체 이 건물이 뭐하는 건물인지 꽁꽁 싸매고 있으니 답답했던 마음이 더 앞서있었다.

이미 우리들에게 있어선 그 카페의 첫인상은 마이너스였던 이유가 가장 컸다.

"뭐... 여기에선 카페가 몇 개 없으니까 어느 정도 프리미엄이 붙은 거겠지. 아니면 좋은 원두를 쓰시던가."

"그렇겠지. 그래."

우린 애써 그렇게 말했다.


상대방이 먼저 보여준다는 자세 보다, '네가 먼저 나에 대해서 알아봐'같은 모습은 그렇게 흥미를 유발하지 않는다.

너무나도 부족한 정보는 호기심에 이끌게 하는 게 아니라 무관심으로 이어지기 쉽다.

신비주의도 보여주는 게 있기에 신비감을 느끼는 것.

택배 송장번호가 붙어 있는 상자에서 느끼는 설렘이 아무것도 붙어있지 않는 상자에도 이어지는 건 아니다.


그저 우리의 기준이었을 뿐이지만, 적어도 'Cafe'라는 글자라도 적혀있었더라면, 출근길이나 퇴근길에 커피 한잔을 사면서 방문하고 자연스럽게 매장의 분위기를 체험하며 감탄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어떤 사람인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어떤 특이점이 있는지 얼굴을 마주보면서 알수 있는 소개의 자리처럼.


좋은 첫인상을 주는 자세는 그만큼 중요하다.

그게 사람이든 어떠한 대상이든, 낯선 것을 처음 만난다는 첫인상은 머릿속에서 오래 남는 법이며 마음을 이끄는 법이니까.




우연양의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9xwy.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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