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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Feb 25. 2022

생각보다 꿈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많다.


 가끔 같이 일을 하는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에게 묻곤 합니다.

"하고 싶은 게 뭐예요?" 혹은 "어떤 직업을 같고 싶어요?"라고 말이죠.

 생각보다 대답은 다양합니다.

"강사가 되고 싶어요."

"무슨 강사요?"

"요리 기초를 알려주는 요리강사요."

 혹은

"모델일을 계속할 수 있으면 해요."

 혹은

"좋아하는 게 춤을 추는 건데, 그걸 살려서 댄스 학원에서 애들한테 춤을 가르쳐 주고 싶어요."

 라며 생각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나 가지고 싶은 직업 혹은 더 앞서 나가는 꿈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반면에.

"그냥 거창할 것 없이. 아빠가 되고 싶어요. 좋은 아빠. 가족과 함께 끝까지 행복하길 바라는 그런 아빠요."

 라며 거창하지 않다고 하지만 꽤나 거대한 꿈을 가진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정말 극히 일부분이었다. 대부분의 성장기를 가진 10대 20대들은 대부분 꿈을 꿀 줄 모르며 세월을 보내곤 한다. 그 사람들은 자신이 꿈을 가지지 못해서 슬퍼하거나 우울해하거나 걱정을 하기도 하지만, 30대가 되어서 꿈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꿈을 갖는다는 건 당연한 일도 아니고 쉬운 일도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여전히 꿈을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기도 합니다.



 저는 아버지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는 글을 쓰고 싶어." 그런 저의 말에 아버지는,

"글이라면 뭐 어떤 걸 하고 싶다는 거야? 작가에도 종류가 많잖아."

 그 말에 저는 소설도 쓰고 싶고 극본 같은 것도 써보고 싶고, 잘하게 되면 완전히 그쪽의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더니 아버지는

"지금 그게 얼마나 뜬구름 잡는 소리인 줄이나 알아?"

 아버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그렇게 표현했습니다.

 사실상 부모님의 입장에선 그렇게 들릴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릴 적에는 물론 평소에도 그쪽에 대한 관심을 잘 표현하지도 않았고 얼마나 재능을 가졌는지도 노력을 하는지도 보여주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말할 거 같았으니까 보여주지 않았어."

 저의 꿈이 하찮고 가볍게 보이는 게 싫었고 닿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부모님의 모습이 떠올려왔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역시 글을 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대회에 원고를 내어도 소식하나 없었고,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던 건 다시 보니 쓰레기 같았고, 정말 저에겐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었죠. 그래도 하고 싶은 거니까 꾸준히 했습니다. 물론 일을 하면서도 말이죠. 그리고 출판 계약을 하고 책을 공식적으로 발매하게 될 때 아버지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아직 실감이 안 난다."라고 말이죠.

 왜 저는 그렇게 노력했을 땐 되지 않았고, 그냥 마음을 편하게 놓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흘러가는 대로 해내고 있었을 때 좋은 소식을 얻게 되었던 걸까요?

 저는 저의 케이스만을 보았을 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경험'에서 차이가 났다는 것을 말이죠.

 그 경험은 얼마나 글을 썼느냐가 아닙니다. 뉴스를 얻으려면 현장에 나가서 취재를 해야 하듯, 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만나고 놀고 사랑을 하고 싸우면서 어떤 감정이 태어나고 어떤 감정이 사라지는지 경험을 하고 그 이야기를 쓰다 보니 이전과는 다르게 그 이야기에 맞는 활기를 담아낸 것 같았습니다.

 미술 공부를 하는 학생에게는 메이크업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는 법이고, 사랑 노래를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는 사랑을 직접 해보는 게 더 간절함이 묻어나는 노래를 만들게 될 것이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고 느끼는 감정을 받는 게 얼마나 큰 공부가 될지 경험하게 되는 것처럼, '경험'의 차이가 하고 싶은 것을 만들고 꿈을 만들고 그곳을 향하게 만듭니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꿈을 쫓아보고 싶은 사람인가요? 아니면 이미 꿈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인가요? 혹은 이미 꿈에 만족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분이실 수도 있겠죠?


 꿈을 가진다는 것은 생각보다 일반적인 것이 아닙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은 꿈을 쫓아서 살아가는 것보다 그냥 시간과 사회의 흐름에 따라 마음을 맡겨 살아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무엇보다 사람마다 꿈이라는 것에 대한 기준도 다르기도 하고 말이죠.

 강가에 돌을 던져보세요.

 그 돌이 강가의 물줄기를 따라 흘러 조금씩 떠내려가는지, 아니면 물가에서 튀어 올라 반대쪽으로 넘어간다던지, 아니면 그 자리에 바로 가라앉는지

 꿈을 쫓는 사람도 있는 반면, 꿈이 없는 사람도 있는 건 당연한 일이고 그 사이에 꿈이나 하고 싶은 것을 찾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건 결국 자신이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생각과 감정을 탄생시켰느냐에 따라서 그 꿈과 하고 싶은 일의 시작은 각각 다르겠죠.


 우선 그 무엇이든 해보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저 시간 낭비가 될지도 모르는 무책임한 조언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만나보세요. 누군가를 만나지 않으면 인연이라는 게 생기지 않는 것처럼, 사람은 누군가를 만나고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감정을 나누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는 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아마 그런 경험의 차이가 수 많은 것을 바꾸어낼지도 모르기에, 저는 타인을 따라해보곤 합니다. 제가 평소에 하지 않았고 할 수 없었던 것들을 말이죠.

 타인의 생활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모릅니다.

 아마 생각보다 타인을 따라해보고 나서 꽤나 괜찮은 경험을 얻는 것들이 있을겁니다.

 그런 경험이 꿈을 만들기도 하고 하고 싶은 것을 찾게 만들지도 모르죠.

 

 어린아이들에게 직업체험을 시키는 것 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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