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워도 맛있는 것도 있어.

가장 완벽한 오믈렛 프리타타 만들기

by 우연양
프리타타 주재료
계란 6알
크림치즈 혹은 그라노파다노 치즈 혹은 다른 치즈들.
방울토마토
양파
새우 혹은 시금치 애호박 등 추가 채소
버터
생크림 100ml



어릴 땐 엄마한테 왜 그리 도시락을 싸 달라고 떼를 썼는지, 머리가 굵어졌을 땐 엄마한테는 미안하다고 말했다. 도시락을 싸달라고 장난감을 사달라는 것 마냥 집에 들어 누워서 이것저것 뻥뻥 차곤 했었다. 도시락을 싸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고, 자기 자식에게 먹이는 만큼 얼마나 신경을 쓰게 되는 일이 되는지 그때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진짜 그때 왜 그랬을까?" 요리를 하는 나로선 정말 과거로 돌아가서 그런 행동을 하는 나를 말리고 싶었다. 하지만 엄마랑 아빠는 말했다.

"애니까 그렇지. 애들은 그러는 것만으로 충분해."

그러지 않는 아이는 오히려 안타깝다고 말했다. 어른들의 눈치를 보고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하고 싶은 것도 제대로 할 수없고 자신의 행동 자체를 허락 못하는 아이들의 행동은 어른스럽게 만드는데, 아이의 얼굴에 어른스러움을 찾게 된다는 건 결코 좋은 일은 아니라고 했다.

"애들은 애들 다운 걸로 충분해. 다만 예의가 있고 없고는 다른 문제지만."


어릴 땐 샌드위치를 자주 싸 달라고 말했다. 그것도 으깬 감자가 들어가고 토마토케첩으로 입맛을 맞춘 샌드위치는 빵의 부드러움과 감자의 부드러움을 더해 상냥한 씹는 맛에, 어릴 땐 그것만 먹어도 평생 먹어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엄마는 일 때문에 잠을 자는 것에 급급했고 늘 엄마의 친구분에게 부탁해서 내 도시락을 싸주곤 했었다. 그때부터 받은 도시락의 샌드위치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래도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엄마가 그런 도시락을 싸주길 바랐다.

그래서 더 떼를 썼다.

그리고 몇년이고 몇년이고 더 흘렀다.

지금은 입장이 바뀌었다.

그랬던 나에게 결국 도시락을 만들어달라는 부탁이 들어왔다.

"유현이랑 동건이 도시락 하나씩 부탁해. 애들 학교에서 여행 간다는데 내가 도시락을 싸줄 수가 없어서."

언젠가 나도 도시락을 타인에게 싸주고 싶다는 생각은 해왔지만, 정작 학교를 가는 애들의 도시락을 싸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생각보다 난처했다.

하지만 거절할 순 없었다.

"조카애들을 실망시킬 수 없지."

도시락을 먹어줄 사람은 볼 때마다 용돈을 쥐어주고 싶은 귀여운 조카애들이니.

"그래서 뭘 해줄 건데?"

"닭강정은 살 거고, 프리타타를 만들 거야."

"프리타타?"

본디 음식은 따뜻하게 조리가 완료되었을 때가 가장 맛이 있다.

갓 지어진 밥, 막 구워낸 빵, 방금 볶아낸 고기. 따뜻한 온기는 그 음식재료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기 때문에 더 풍미가 가득하다. 파스타만 해도 그렇다. 오일이나 크림으로 만들어진 파스타가 식어버린다면 얼마나 맛이 떨어질지.

도시락 안에서 습기와 함께 차가워지는 음식. 하지만 되려 차가울수록 더 맛있기도 한 그런 음식.

프리타타는 영양적이든 맛으로든 꽤나 완벽에 가까운 요리다.





프리타타는 오믈렛의 일종이다. 더 간단하게 말하자면 계란찜이다.

오븐에서 굽거나 펜에서 한 번만 뒤집으면 되는 요리이긴 하지만, 영양가도 높고 차가워도 맛있으며 양식에도 한식에도 정말 잘 어울리는 요리다. 따뜻하면 따뜻한대로 차가우면 차가운대로 맛있는 계란 요리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영양만점이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며, 계란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도 충분히 먹힐 요리다.


프리타타는 기본적으로 계란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기에 그 안에 토핑으로 무엇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우선적으로 필수적인 건 토마토다.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잘라서 오븐에 구워내는데 열에 가해진 토마토는 프리타타 안에서 씹힐 때 나오는 과육이 아주 신선한 맛을 부여해준다. (오븐이 없다면 구워내지 않아도 괜찮다.)

새우는 굵게 다진다. 볼에는 새우와 마늘 있다면 레드 페퍼를 넣고 올리브 오일 2 큰 숟가락 정도 넣어주며 후추와 함께 시즈닝을 해둔다.

양파를 얇게 썰어서 캐러멜 라이징을 한다. 약한 불에 진한 갈색이 될 때까지 천천히 볶아내는 것.

오븐은 165도의 온도로 예열해 둔다. (만약에 오븐이 없다면 깊이 폭이 있는 프라이팬으로 약한 불로 구워내도 상관없다.)

양파를 볶던 펜에 시즈닝을 해둔 새우를 넣고 센 불에 빨리 볶아내며(시금치도 있다면 시금치도), 와인이 있다면 넣어주며 재빨리 다시 볶아 식힌다. 그리고 다른 펜에 방울토마토와 애호박에 소금을 뿌려 재빨리 볶아내 이것 또한 식혀둔다.

다른 그릇에 생크림 100 ml 달걀 6알과 방금 전에 식혀냈던 새우와 양파 방울토마토와 애호박 등을 치즈 1/4종이컵과 함께 섞어낸다.

깊이 10cm에서 20cm 되는 오븐용 펜에 버터를 발라주고 그 위에 섞어낸 것을 붓는다. 그리고 그 위에 크림치즈들을 하나씩 뜯어서 넣어주는데, 이것 또한 따뜻하면 따뜻한대로 차가우면 차가운대로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풍미를 더 한껏 끌어올린다.

그렇게 20분 정도 굽는다. 만약에 없다면 프라이팬에 총 1번 뒤집는 것으로 구워내도 된다.


프리타타는 만능의 요리이자, 새로운 요리를 만드는 재료의 하나다. 프리타타를 잘라내어 샌드위치로 먹어도 괜찮고, 또띠아에 불고기나 햄을 볶아 함께 말아서 케밥처럼 먹어도 좋다. 브런치에도 좋으며 반찬으로서도 괜찮다. 소스는 케첩도 좋고 마요네즈도 좋지만, 개인적으론 강한 향이 있는 머스터드도 좋다.






애들은 도시락과 함께 그렇게 용돈까지 받아서 갔다.

먼저 용돈을 달라고 떼를 쓰진 않았지만, 그러지 않아서인지 더 주고 싶었다.

애들은 애들다울 때가 제일 이쁘고 귀엽다.

한 순간에 20만 원이라는 돈이 내 허락도 없이 통장에서 출금당한 기분이었지만,

누군가는 그게 버릇없다거나 철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애들은 그러면 됐다.

아직 어른이 되기엔 멀었으니까, 충분히 순수하게 웃는 시간이 늘면 늘수록 좋다.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즐거운 일 많이 하고, 꿈을 만들어낸다면. 그러면 충분했고, 그런 모습을 보는 것도 나름의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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