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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굿북 Nov 24. 2016

05. 인공지능 닥터 왓슨이 암을 진단한다.

<빅픽처 2017>

이제 우리 인류에게 ‘호모 디지투스’라는 새로운 학명이 부여되었다. 호모 디지투스란 에릭 토폴(Eric Topol)이 저서 《의학의 창조적 파괴(The Creative Destruction of Medicine)》에서 정의한 개념으로, 디지털 혁명 속에서 살아가는 새로운 인류를 말한다. 그들은 스마트폰으로 SNS에 접속하여 소통하고, 사물 인터넷을 사용하며, 각종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을 사용해 매일의 생체 징후들을 분석하고, 인공지능으로 질병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한다.   

  
이러한 각종 디지털 기술들이 상호 간의 거대한 ‘슈퍼 융합(Super Convergence)’을 거쳐, 기존 의학과의 접목 후 새로운 의학으로 거듭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그는 ‘창조를 위한 파괴 현상’으로 보았다. 마틴 쿠퍼(Martin Cooper)가 1973년 최초의 휴대전화를 발명하고, 에드 로버츠(Ed Roberts)가 1975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알테어 8800(Altair 8800)을 발명했을 당시만 해도, 2012년에 60억 개 이상의 휴대전화가 사용되고 2014년에는 20억 대 이상의 PC가 사용되리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더욱이 이 시스템들의 발전과 융합으로 현재의 디지털 세상이 펼쳐지리라고는 더더욱 생각지 못했다.
     
미국 IBM의 1997년 인공지능 컴퓨터 딥블루(DeepBlue)가 세계 체스 챔피언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를 누르고, 2011년 내놓은 인공지능 왓슨이 미국 유명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서 74연승을 올린 전설적인 주인공 켄 제닝스(Ken Jennings)를 물리친 사건 이후, IBM은 헬스케어 분야로 진출하여 닥터 왓슨(Dr. Watson)을 개발했다. 
     
닥터 왓슨은 의학 분야에 인공지능을 융합한 컴퓨터 시스템으로, 2012년부터 뉴욕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Memorial Sloan-Kettering Cancer Center, New York)에서 폐암 진료를 돕기 시작했고, 2013년에는 미국 MD 앤더슨(MD Anderson) 병원에서 백혈병 환자 진료를 위한 훈련을 시작하였다. 
     
2014년에 미국 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 MD 앤더슨 의사들이 200명의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닥터 왓슨의 표준 치료법과 MD 앤더슨 의사들의 치료법을 비교한 결과 82.6%의 정확도를 보였다. 부정확한 경우는 2.9%로, 대부분 인간 의사와 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되었다. 
     
2015년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에서는 환자 임상시험 프로젝트에 닥터 왓슨을 적용했고, 2016년 국내 대학병원 가운데 한 곳에서도 암 진단에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닥터 왓슨의 역할은 인간 의사를 도와 환자의 전자 의무기록을 분석하여 진료 전 환자의 프리뷰를 돕고, 의학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 개개인에 대한 최적의 치료법을 권유하며, 등록 가능한 임상시험을 선별하고, 환자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하여 발병 원인을 찾아낸다. 미국의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에서는 ‘암 유전체 분석’에 닥터 왓슨을 이용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가운데 한 곳은 의학 영상 이미지 딥러닝 기술을 갖추고, 단순 엑스레이와 유방 촬영술 분야에 인공지능을 적용하여 의료영상 판독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한, 조직 검사 결과를 가지고 진단하는 병리학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의 활용이 예상된다. 
     
2011년 미국 하버드 의대 부속 병원인 베스 이스라엘 디커니스 메디컬센터(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 BIDMC)의 앤드루 벡(Andrew Beck) 교수는 인공지능의 딥러닝을 활용해 유방암을 진단하는 기술인 ‘C-path(Computational Pathologist)’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연구진은 정상 세포와 암세포의 모습이 담긴 수백 장의 영상을 인공지능에 학습시키고, 이후 분간하기 더욱 어려운 암세포 사진들을 입력한 뒤 암세포를 탐지하도록 했다. 유방암 조직 생체검사(Biopsy) 표본에 대해 6,642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92%의 정확도로 암의 병기(病期)와 예후를 성공적으로 판독하였고, 기존의 방법과 병행 시 99.5%의 정확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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