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를 읽는 아침>
집단을 이루고 떼 지어 모이는 사람들, 단체로 뭉쳐 함께 맹세하는 사람들, 단결해서 행동하려는 사람들.
그들은 왜 얼굴을 맞대고 모여 서로의 눈치를 보는가.
그 이유는 사실 한심하다. 서로 상대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뭉쳐 있어도 마음은 뿔뿔이 흩어져 있어, 서로를 진심으로 믿지 않는다.
자기가 시대에 뒤쳐진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사실도 내심 안다. 잠시라도 모여서 얼굴을 마주 보며 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사소한 의견도 내놓지 못한다.
『데미안』